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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칼럼] "SAY YES to YOUR LIFE" - 그들의 명절 토크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0-09-16 12:31:12
  • 수정 2010-09-24 09: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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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33호, 9월17일
 "부모님이 홍콩에 한번 와보고 싶으신 모양이야. 해외근무도 올해가 마지막이니까 이번 추석 연휴에 왔다가시라고 해야겠어. 추석에 쓰려고 모아놓은 돈도 좀 있으니까 비용은 그걸로 충당하면 되겠지."

"그 돈은 이번 추석에 우리 엄마 환갑선물로 롤렉스 시계 사드리려고 한 거잖아. 그걸 그새 잊어버렸어?"

"어어 그 롤렉스… 뭐 잊어버린 건 아닌데."

"기억하고 있으면 약속을 지켜 그럼. 사드린다고 장담했잖아."

"약속을 어긴다는 말이 아니라, 처형식구들도 홍콩에 왔었으니까 우리집에서도 올 수 있다는 얘기지 나는."

"언니가 왔다간 얘기가 지금 왜 나와? 내가 여기 오시지 말라고 했어?"

"내 말은, 너희집에서 왔으면 우리집에서도 오는 게 공평하단 뜻이지."

"안 공평한데? 이번에 부모님 오시면 엄마 환갑선물을 못 드리잖아."

"저번에 처형식구들 왔을 때 우리 돈 엄청 깨졌는데 거기에다 또 장모님 롤렉스까지… 그것도 공평한 계산은 아니지."

"계산? 어머나 그동안 머리가 참 복잡하셨겠어요, 그걸 다 일일이 계산하시느라구욧!"

"당신이랑 얘기를 할수록 정말 머리가 복잡해져. 그리고 말이 나온 김에 수정하겠는데, 처형 왔을 때 우리 돈이 깨진 게 아니라 내 돈이 깨졌어, 내 돈이! 내가 벌었으니까 그건 내 돈 맞잖아. 마이 머니! 왜, 또 불공평해?"

"그럼 자기도 이제부터 밥값을 주고 내가 차린 밥상에 앉아."

"내가 밥값을 내면 나한테 집세를 내야겠네?"

"어쩜! 남편이 저런 소리를 하니까 옆집 헬렌도 자기 돈 자기가 번다고 파트타임을 나간 거지. 지금 자기를 보니까 그 여자 심정이 너무나 이해가 간다 이해가 가. 그러면 추석은 유능한 자기가 알아서 잘 보내. 난 내 돈 한푼이 아쉬워서 알바든 다단계든 구직활동에 나설 거니까."

부부의 대화는 소꿉장난하다 싸우는 아이들 수준을 벗어나지 못 하고 끝났다. 상대를 이해한 것도 아니고 나의 진심을 반도 표현하지 못 했는데 감정만 상한채 흐지부지하게 꼬리를 감추는 일상 속 대화는 생기를 갉아먹는 주요인이다.

처음 입을 열었을 때보다 더 혼란스러운 경우도 허다하다. 대체 상대방은 무슨 의도를 갖고 저런 말을 하는지, 마음 깊은 곳에 무슨 딴생각을 품고 있는지, 내가 전하려는 뜻을 오해없이 이해를 했는지 미심쩍어 심사가 개운치 않기 때문이다.

날마다 삶이 요구하는 복잡다단한 상황과 미묘한 갈등의 안개를 헤치고 탁트인 시야를 확보해 믿음이 가는 소통을 할 수 있는 스킬은, 일상의 리듬과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기 힘든 이 시대에 누구나 갖춰야 될 기본기로 꼽히는 추세다.

본론의 본자도 꺼내지 못 하고 끝나는 얄팍한 대화를 벗어나 서로의 마음을 한층 더 잘 알게 되는 뿌듯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얼만큼의 시간과 정성을 들여 구체적으로 애쓰고 있는지 일상을 돌아보고 자문해보자. 그리고 부부운, 관계운, 사람과 사람이 얽힌 모든 행운의 시동을 거는 유일한 키는 스스로를 돕는 나 자신의 실천이라는 점을 늘 명심하자.

<글 : 베로니카 리(veronica@coaching-z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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