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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남겨라 사고력 자란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1-08-11 12:45:25
  • 수정 2011-08-11 12: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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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76호, 8월12일
공부·독서이력 모두 잡은 독서기록의 왕들

'독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중·고교·대학 입시에서 독서 이력을 반영하고, 독서인증지원시스템(일명 '독서이력제')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곧잘 읽던 아이도 중·고교에 가면서 입시 공부에 치여 책 한 권 읽을 짬을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공부와 독서를 모두 잡은 학교 독서왕들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떻게 독서기록을 남기고 있을까?

"인터넷에 독서기록 올리며 '나만의 생각' 키워"
공주 한일고 1학년 차재휘(16)군은 일주일에 2~3권의 책을 읽고, 평균 하루 1시간은 독서에 할애한다. 독서기록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초등학생 때부터 해온 습관이다. 초등학교 때는 따로 만든 독서기록장에, 중학교 때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독서토론 카페에 독후감을 남겼다. 중학교 3년 동안 한 달에 20권이 넘는 책을 읽고, 일주일에 2~3편의 독후감을 써서 카페에 올렸다.

"글을 쓸 때 '과연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잘 이해할까'를 가장 걱정하는데, 카페 회원들의 반응을 보면서 어떻게 써야 다른 사람들이 제 글을 잘 이해하는지 '독자'를 생각하며 글을 쓰는 자세를 익혔어요."

차군은 크게 네 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독서기록을 남긴다. '이 책이 내 인생과 어떻게 연관되는가' '내가 글을 쓴다면 어떻게 쓸까' '저자와 내 생각은 어떻게 다른가' '책 내용을 지금의 사회 현상·문제와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을까' 등이다. 독서기록을 쓰는 데 짧게는 20분, 길게는 한 시간 이상이 걸리지만, 이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지금 공부만 하면서 책을 읽지 않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지 않는다면, '훌륭한 외교관이 되겠다'는 내 꿈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책을 고를 때는 자신의 입장과 반대되는 사람들의 책을 많이 선택한다. 상대방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다. "독서기록을 쓰면 더 '능동적'인 독서를 할 수 있어요. 저자의 생각에 반대한다면 '왜' 반대하는지 논리적으로 생각하게 되니까요. 어떤 책이든 읽고 나서 '자기만의 생각'을 적어보세요. 이것이 사고력을 키우는 첫걸음이에요."

"독서는 저자와의 대화, 독서기록은 나와의 대화"
서울 보성고 3학년 양현(18)군의 휴대전화 메모장에는 앞으로 읽고 싶은 책 제목이 빼곡히 들어 있다. 그는 "고 1~2학년 때는 일주일에 두 권 이상의 책을 읽었지만, 고3이 되니 수능시험 준비로 독서시간이 크게 줄었다"고 아쉬워했다. 양군은 지난해까지 매일 점심때마다 학교 도서관으로 달려가 책을 읽었다. 친구들의 추천이나 인터넷 서평 등을 기준으로 읽을 책을 골라 내용을 대강 훑어본 다음, 책이 마음에 들면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한다. 장르도 가리지 않고 다방면의 책을 읽는다. 양군은 "공부와 독서는 서로 다르지 않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는 활동 자체가 언어능력과 사고력을 키워준다"고 설명했다.

양군의 보물 1호는 초등학교 때부터 써온 수십 권의 독서기록 노트이다. 중학교 때까지는 따로 노트를 사서 독서기록장을 만들었고, 고등학교 때는 학교에서 준 독서기록장을 쓰고 있다. 책을 읽을 때 인상 깊은 구절에 밑줄을 긋고 포스트잇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 붙여두면, 독서기록을 쓰기가 한결 수월하다.

"독서기록은 줄거리보다 어떤 점을 새로 배웠는지, 제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을 중심으로 써요.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에 달라진 제 모습을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저 자신과 대화를 하게 돼요. 독서가 저자와 대화하는 과정이라면 독서기록은 저 자신과 대화하는 과정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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