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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칼럼/SAY YES to YOUR LIFE] 인생 공부하는 독종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1-08-25 16:29:04
  • 수정 2011-08-25 16: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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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78호, 8월26일
 페이스북 친구가 올린 이시형 박사의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의 구절을 읽으며 읽어보지도 않은 책 제목을 무심코 바꿔보았다. <인생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라고.

살다보면 누구나 마음 상하는 일을 당하게 된다. 분하고 억울한 일도 생기고 상처가 오래 가는 슬픈 일도 일어난다. 두고두고 앙심을 품을 만한 악연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 일들을 백이면 백, 완벽하게 피해가는 인간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들수록 독해질 수밖에 없는 존재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전쟁, 가난, 온갖 시련 속에도 희망과 온정을 잃지 않고 살아온 인물들을 보면 우리가 불운의 꼭두각시만은 아니란 것을 느끼게 된다.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마음 켜켜이 독을 품게 된 사람은 '단순 독종'이다. 그들은 독기가 오를 대로 올라 늘 폭발 일보직전이고, 아무리 진심을 보여도 호의가 통하지 않고, 인정사정 보지 않아 냉기가 돌고, 주위사람을 외롭게 만들기 일쑤다.

그런 단순 독종형 인간은 가까이 하기도 힘들다. 자기 어깨에 맨 짐보다 더 무거운 짐은 없다고 으름장 놓는 그들의 태도는 옆 사람을 입도 벙끗 못 하게 만든다. 그러니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 받는 친밀감이 싹틀 기회가 없다. 더구나 한번 비위가 뒤틀리면 용서 못 하는 고집도 호감도를 떨어뜨리긴 마찬가지다.

닫힌 마음과 뻣뻣한 삶의 자세는 융통성 없는 시각이 된다. 여간해선 굳어진 생각을 바꾸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다양한 일을 경험해도 새로 깨닫는 것이 없다. 따라서 자신에게 해로운 패턴을 무한 반복하며 팔자 탓 세상 탓에 쩔어 독을 품는 악순환을 거듭하는 경우가 많다.

궁극적으로 자타에게 상처를 주는 '단순 독종'과 다르게 사는 부류가 바로 '인생 공부하는 독종'이다.

삶에서 배우려는 그들은 크고 작은 교훈을 포착하기 위해 시야를 열어둔다. 활짝 열어놓은 창처럼 탁 트인 그들의 마음은 자유롭고, 사고는 다채롭고,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해서 정신에 여유와 희망이 생길 수밖에 없다. 늘 꾸준하게 갈고 닦아 토질 좋은 땅처럼 비옥해진 마음은 인생 굴곡을 거칠 때 믿고 기댈 기반이 되고 다시 일어설 힘을 준다.

세상살이에게 배울 점을 찾는 태도는 새로움을 받아들이고 낡은 것들과 헤어지는 법을 터득하게 만들어 발전을 돕는다. 삶 자체가 나의 멘토가 되어 개선의 길잡이가 되는 패턴이 일상으로 자리 잡고, 거기서 얻은 교훈을 다시 생활에 적용해 성과를 얻는 선순환의 혜택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인생 공부하는 독종은 호시탐탐 편법과 지름길을 노리지 않고, 반짝 성공에 만취해 정신을 잃지도 않는 장거리 족이다. 주어진 길이 마음에 안 든다고 단순 독종이 주저앉아 불평할 때 인생 공부하는 독종은 주어진 길이 곧 가야할 길임을 수용하고 믿음의 첫발부터 내딛는다.

일본에서 활동하다 재활 중인 박찬호 선수는 메이저리그 시절 동료였던 이라부 히데키의 자살소식을 접하고 이렇게 말했다.

 "나도 절망과 배신, 분노, 자책, 미움, 죽음 등과 싸운 적이 있었다. 내 안을 관찰하며 그것들을 바꿀 희망을 안고 다시 맞설 용기를 찾았다. 나는 선수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지만, 지금의 삶을 위한 공부가 훗날 더 많은 사람과 더불어 살 수 있는 힘이고 시련에 굴하지 않는 지혜가 될 것으로 생각하며 도전하고 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 노력순이라고 마음속으로 외친다."

평생 일등, 평생 챔피언, 평생 엘리트, 평생 신기록이란 없다. 세상을 이루는 모든 것이 오르고 내리는 곡선이고 평평하지 않은 굴곡이고 얽히고 설킨 갈림길이다. 박찬호 선수는 그것을 체득한 인생 공부하는 독종임이 틀림없다.

상처받고 쓰러졌던 기억, 무너진 꿈 앞에 다시 세상을 보듬고 일어설 의미를 발견하는 슬기, 인생 공부하는 독종들이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다.


<글 : 베로니카 리(veronica@coaching-z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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