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가희(歌姬), '중화권의 마돈나' 매염방(梅艶芳)이 최후까지 사랑했던 남자는 유덕화(劉德華)가 아니라 일본 가수 곤도 마사히코 (近藤眞彦)였다"
2003년 12월30일 홍콩의 인기 배우이자 가수 매염방이 40세의 아까운 나이에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미혼이던 그녀의 마지막 애인이 누구였는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당시 연예계의 중론은 물론 매염방의 가족조차 유덕화를 꼽았지만 유덕화는 매염방과의 사이가 친구 이상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면서 '남자답지 못하다'는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명보주간(明報週刊)은 17일자 최신호에서 매염방이 죽기 직전까지 진짜 연모했던 사람은 1살 연하인 '곤도 마사히코'라고 보도하면서 매염방이 죽음을 예감한 시점에 곤도와 일본에서 찍은 사진을 8년 만에 공개했다.
매염방은 자궁경부암이 악화, 거의 손을 쓸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지만 입원을 거부했었다.
가까운 이들이 간곡히 치료를 받으라고 애원하자 매염방은 오뉴월쯤 "만일 마사히코를 한 번 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병원에 가겠다"고 오랫동안 가슴 속 깊이 숨겨온 연정을 토로했다.
이에 친구들이 매염방의 일본행을 서둘렀고 곤도에게도 연락을 먼저 취해 만남을 주선했다. 매염방과 곤도는 예전부터 친분이 있었으나 누구나 친구 사이라고 생각했지 사랑의 감정이 개입됐을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곤도가 놀랄 것을 걱정해 그에겐 매염방이 중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일절 불문에 부쳤다. 3박4일간 일본에 있는 동안 매염방은 곤도를 만나면 영어와 일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했고 자정까지 자리를 뜰 줄 몰랐다고 한다.
매염방의 일본 방문에 동행한 가까운 친구는 곤도와 같이 있는 순간 그는 정말 행복해했고 사랑스러운 여자의 모습이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실제로 사진 속에서 매염방의 미소는 말기 암 환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환하고 눈부셨다.
홍콩으로 돌아온 매염방은 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연예 생애를 화려하게 마무리 지을 생각에서인지 2003년 11월 말까지 무대에 올라 정열을 불태우다 한 달 후 끝내 홍콩의 호스피스 병원에서 다신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다.
생전에 핑크빛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던 매염방은 2003년 3월 인터뷰에서 이제껏 가장 사랑한 남자에 관해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타국에 사는 이와 연애를 하고 있다는 것만은 얘기할 수 있다. 한 번 더 선택할 수 있다고 해도 그 사랑을 다시 하고 싶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었다. 지금에서야 그 타국의 연인이 다름 아닌 곤도란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곤도는 명보주간과의 회견에서 "매번 홍콩에 올 때마다 매염방과의 추억을 더듬어 본다. 만일 그가 옆에 있다면 술을 함께 마시며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을텐데…"라며 그리워했다.
그는 요즘 들어 매염방과의 옛일을 돌이켜 보면서 둘이 사랑했던 것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1979년 TBS 드라마로 데뷔한 곤도는 바로 가수로 활동무대를 넓혀 1980년대를 대표하는 '꽃미남' 아이돌로 인기를 끌었다.
1984년부턴 레이싱 드라이버로도 활약했으며 현재 자신의 레이싱팀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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