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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 질서의식, 어디까지 망가지려나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5-12-15 13: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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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7호, 12월16일] 도로교통법 위반? 우린 그런 거 몰라요!   불과 몇 년 사이 중국 경제가 무섭게 성장했다. &n..
[제107호, 12월16일]

도로교통법 위반? 우린 그런 거 몰라요!
  불과 몇 년 사이 중국 경제가 무섭게 성장했다.  중국 총리 말 한마디에 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정도로 차이나 파워는 이제 가상이 아닌 현실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초지일관 조금의 변화도 보이지 않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중국인들의 의식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국가의 경제력이 발전하게 되면 시민들의 의식 수준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변한 게 없다.  이번 호에서는 중국의 교통문화를 통해 그들만의 어처구니없는 의식 수준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한다.

  솔직히 중국의 교통문화는 낙제점에 가깝다.  이웃 국가라는 것과 우리의 최대 경제적 파트너라는 점을 감안해 점수를 아무리 후하게 준다 치더라도 도저히 눈뜨고 봐 줄 수가 없을 정도다.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막무가내로 끼어 드는 자동차들, 보행자가 건널목을 지나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 갈 길만을 향해 질주하는 운전자들, 앞차가 조금이라도 멈칫하는 기색이면 어김없이 귀가 따갑도록 울려대는 뒷차들의 경음기 소리 등으로 중국의 도로는 매일 같이 활기(?)가 넘쳐흐른다.  자전거 역시 마찬가지이다.  자전거 전용 도로와 자동차 도로를 넘나드는 아찔한 곡예운전과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순식간에 종에서 횡으로 방향을 바꾸는 자전거들을 보고 있자면 세계 최고의 중국 서커스도 오히려 시시해 보인다.

  그렇다면 보행자들은 어떨까? 중국 도로의 꽃은 역시 보행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보행자들에게 육교와 횡단보도, 그리고 지하보도 등 길을 건널 때 사용되는 모든 보조장치는 거추장스러울 따름이다.  기회만 포착되면 무조건 건너고 본다.  설령 차도 중앙에 무단 횡단을 방지하는 바리케이트가 길게 늘어서 있다고 해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여자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중국에 가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도로 중앙 바리케이트에 도전하고 있는 남녀노소 보행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 TV의 공익광고를 통해 시민들에게 '질서를 잘 지킬 것'을 강조하는 등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하지만 사실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방송 몇 번 한다고 해서 바로 개선될 리가 없지 않은가.  이미 5년 전쯤 무단 횡단하는 보행자가 실제로 처참하게 사고를 당하는 장면을 수개월에 걸쳐 공영방송에서 여과 없이 방송했을 때도 변하지 않은 중국이었으니 그 정도 처방으로는 어림없어 보인다.

'양심'과 '양보'는 모두 어디로 갔나
  도로가 이처럼 혼란스럽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시민들의 의식 수준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아빠와 엄마가 아이 손을 잡고 나란히 무단 횡단을 하는 상황을 종종 볼 수 있다.  아이가 자라면 자신의 아이와 함께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될 테니 어쩌면 이 같은 악순환이 끊임없이 계속될 지도 모른다.

  물론 시민들만 탓할 수는 없다.  신호를 아무리 잘 지킨다 하더라도 지금의 교통 체제 자체에 문제가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사거리에서의 직진 및 좌회전 신호이다. 좌회전하는 자동차와 맞은편에서 오는 직진 차량이 사거리 한 가운데서 만날 수밖에 없는 이 절묘한 신호장치 때문에 주변 교통 체계가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운전자와 보행자들 역시 '일단 지긋지긋한 사거리는 빨리 빠져나가자'라는 생각에 서로 서두르다 보니 신호등 자체가 아무 짝에도 쓸모 없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무단 횡단에 대한 단속이 전혀 없다는 것도 지적할 만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하긴 경찰들도 무단 횡단을 하는 마당에 누가 누굴 단속하겠는가?  중국의 보행자들은 길 건너편에 경찰들이 서 있어도 아무 거리낌 없이 무단 횡단을 한다.  단속을 하지 않고 있으니 굳이 횡단보도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  본인만 사고 안 나게 조심해서 길을 건너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건널목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은 오히려 바보 취급을 받을 수도 있으니 여러분들도 중국에서 바보가 되고 싶지 않다면 열심히 중국 사람들 꽁무니를 쫓아 요령껏 길을 건너기 바란다.  그리고 중국의 도로를 자동차로 맘껏 달리고 싶다거나 원 없이 길을 걷고 싶다면 중국의 교통 정서와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양보'와 '양심'이라는 단어는 반드시 호텔에 두고 나오기를 강력히 권하는 바이다.

'공안'은 중국 최고의 벼슬?
  중국에서 비자를 신청하거나 연장하려면 반드시 공안국 소속의 비자담당 기관을 거쳐야 한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외국인이거나 해외여행을 갈 정도의 재력이 있는 중국인들이 대부분이다.  당연히 서비스의 질이 중국 내에서도 으뜸일 것으로 지레 짐작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중국에서 불친절의 대명사로 불리는 곳이 바로 이곳 공안국 비자담당 기관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가기 전에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모든 서류를 완벽하게 준비했다 하더라도 끝까지 웃을 수 있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수로 인상 한번 썼다는 비자는 커녕 욕만 바가지로 먹고 나올 가능성이 충분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의 공안들은 조금 짜증을 낸다거나 기분 나쁜 내색을 하면 "당신 태도가 너무 불량해서 비자를 못 내주겠다"며 대놓고 얘기를 한다.  믿어지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내가 조금 바쁜 일이 있어서 그러니 빨리 좀 처리해 달라"라고 한마디만 해보라.  당장 알 수 있을 것이다.  서류를 집어던지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일지 모른다.  내 돈 내고 비자 신청 하면서 억지 웃음을 보여야 하는 내 모습이 가끔 비굴해 보일 때도 있지만 어떡하겠는가 비자 못 받으면 결국 나만 손해인 것을…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역시 중국에서는 '공안이 짱(?)'이다(참고로 '짱'은 중국어로 '더럽다'라는 뜻이다).


<기사출처 : 월간 위드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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