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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에서 통영을 만난 날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2-02-09 12:42:59
  • 수정 2012-02-16 1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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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00호, 2월10일
멍게 한 점에 통영 앞바다 싱싱함이 담겼네

'갈곳 잃은 입맛 오늘은 압구정으로 보내볼까?'
이동엽 사장의 넉넉한 인심과 자존심을 걸고 공수해온 최상급 해산물을 '푸짐하게 더 푸짐하게'

 
침사초이의 란콰이펑이라고 불리는 너츠포드테라스(Knutsford Terrace)에 위치한 '압구정(押鷗亭)'의 매력포인트는 넉넉하고 훈훈한 인심의 이동엽 사장을 만나 주거니 받거니 소주 한 잔 기울이는 것이고, 더불어 그날 혹은 한정된 시즌에만 먹을 수 있는 스페셜 메뉴를 주문해 새로운 미각을 일깨우는 일이다.

 요즘 '압구정'에서는 통영에서 직접 공수해온 여러 가지 회와 멍게, 홍합, 미더덕, 매생이 등의 해물을 원 없이 먹을 수 있다. 생선과 멍게 등은 갓 잡아 올린 활어는 아니지만 싱싱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급속 냉동시킨 후 해동된 것들로 겨우내 지친 입맛과 기분을 바로 리프레시 시켜준다.

이동엽 사장은, 사실 아무리 싱싱한 놈이라도 수족관에서 하루만 지내면 육질이 퍽퍽해지면서 맛이 떨어지는데다 어항에서 꺼내오는 해물 대부분이 억지로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는 탓에 살아있는 놈들이 항상 더 맛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문어멍게사시미 HK$180
                                                                            문어멍게사시미 HK$180
  
이집에서 내놓은 요리 중 가장 입맛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멍게다. 살얼음이 아삭아삭 씹히는 차가운 멍게에서 특유의 향이 입안에 가득하고, 신선함은 물론 통영의 비릿한 바다 내음까지 그대로 전해진다.


미더덕홍합찜 HK$238
미더덕홍합찜 HK$238
 
씹을 때마다 아삭아삭한 콩나물과 알싸한 즙이 터져나오는 미더덕홍합찜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신선해서 더 부드럽게 씹히는 압구정의 미더덕홍합찜은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진하고 매운 양념이 입에 착착 붙는다. 알이 제법 굵은 홍합과 콩나물, 미더덕을 다 먹었으면 걸쭉한 양념에 밥 한 공기 넣어 쓱쓱 비벼먹어도 그만이다.

홍합탕 HK$138
홍합탕 HK$138
 
입안이 불타오르듯 얼얼해지면 홍합탕으로 다스린다. 노란 냄비에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과 홍합이 가득 담긴 홍합탕은 맑은 국물에서 시원함과 함께 청양고추의 매콤함이 느껴져서 입안이 개운해진다.


매생이굴국 HK$138
매생이굴국 HK$138
 
다음 요리는 매생이굴국이다. 통영에서 직접 가져온 매생이에 영양 가득한 굴을 넣고 끓여 깔끔하면서도 구수하고 깊은 국물맛이 일품이다.

매생이에 대해 잠깐 소개를 하고 넘어가자면, 매생이는 청정해역에서만 자라는 보물 같은 존재이다. 바다가 오염되면 가장 먼저 사라지게 되는 게 매생이란다. 어찌 바다의 보물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한때 김 양식의 적과도 같은 존재라 하여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매생이가 이제는 김보다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술 해장국으로 탁월할 뿐만 아니라 변비에도 효험이 있어 갈수록 인기가 높다.

멍게비빔밥 HK$58
멍게비빔밥 HK$58
 
바다 버무린 멍게비빔밥… 상큼하면서도 쌉싸래한 맛과 향이 독특한 멍게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멍게는 체력을 보강하고 식욕증진 뿐 아니라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건강식품이다.

몸에도 좋지만 통영에서 많이 나는 멍게로 해먹는 비빔밥은 그 맛이 일품이다. 입맛 잃은 요즘 따뜻한 밥에 잘게 썬 멍게에다 김가루와 참기름, 통깨 등을 듬뿍 넣고 비벼먹는 멍게비빔밥은 비릿하지 않고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회부터 매생이굴국에 이르기까지 통영의 바다를 섭렵했다면 마지막은 김말이튀김으로 마무리해보자. 쫄깃쫄깃한 당면이 한가득, 바삭바삭한 김말이튀김은 고소한 맛과 함께 분식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떨던 학창시절의 추억까지 떠올려주는 좋은 아이템이다.

압구정의 밑반찬도 꽤나 맛깔스럽다. 홍콩에서는 귀하디 귀한 꼬막무침도 365일 빠지지 않고 밥상에 올라오고, 갓 무쳐 내온 배추속 겉절이며 새우 마늘쫑 볶음, 콩자반 등이 쉽없이 젓가락이 간다.
 
압구정(押鷗亭)
전화 : 3579 2992
주소 : 1/F., Koon Fook Centre, 9 Knutsford Terrace, TST

<글·사진 로사 권 rosa@weeklyhk.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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