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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코치에게서 온 편지(67) - 과거의 책장을 넘겨야 할 시간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6-01-05 13: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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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9호, 1월6일] 과거의 책장을 넘겨야 할 시간 그녀는 전쟁 중   "어머 S, 당신 아들 결혼식이 사흘 밖에 남지 않았는..
[제109호, 1월6일]

과거의 책장을 넘겨야 할 시간

그녀는 전쟁 중

  "어머 S, 당신 아들 결혼식이 사흘 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직 런던으로 떠나지 않았어요?  요즘 하는 일이 무척 바쁜 모양이네요."
  "바쁘긴 무슨, 그것 때문에 신청한 휴가가 시작한 게 벌써 일 주일 전인데."
  "아무리 휴가철이라도 런던 가는 비행기표가 동이 났을 리는 없을 테고…"
  "비행기표에다 짐까지 다 싸놨지만 아들이 먼저 연락을 하지 않는다면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을 작정이지요."
  "무슨 심각한 일이라도…"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 아예 전쟁 중이라고 봐야지.  아암, 전쟁 중이지."

  그렇게 말하며 포크를 내던지다시피 하고 손마디가 불거지게 주먹을 쥐어 보이는 S.  그녀의 그런 모습에선 투사의 삼엄하고 매서운 기운이 돌았습니다.  업무상 알게 된 거래처 직원과 깊은 관계에 빠져 들어 외도를 하고 S와 이혼한 후 그 여직원과 재혼한 남편.  그를 용서할 수 없는 S는 아들의 결혼 소식을 듣자마자 젊은 커플에게 선언했습니다.  "너희들이 아버지와 그 여자를 초대한다면 나는 결혼식에 가지 않겠다.  그 여자는 우리 가정을 파괴한 장본인이고 네 아버지라는 작자는 그것을 거들어 준 존재일 뿐이니까.  아들아, 너의 건강하던 외할아버지는 내 이혼으로 받은 충격 때문에 놀라 쓰러진 후 심장병까지 앓게 됐다는 걸 똑똑히 기억해라!  그걸 까맣게 잊고 그 둘을 불러 들인다면 너는 내 아들도 아니야!  너의 결혼식엔 내가 가든가 그들이 가든가 둘 중 하나뿐이다.  옛일을 생각해서 신중히 선택하는 게 좋을 거다.  알겠지?!"

  점심 먹는 것을 아예 포기하고 남편의 외도로 인해 자신과 친정 부모에게 일어난 일을 설명하는 S의 안색이며 목덜미가 불그스레 달아 올랐습니다.  "그렇게 으름장을 놔 놓고 아들 전화를 기다리는 중인데 아직까지 똑 부러진 대답이 없지 뭐예요?  그런걸 보면 아마 그 둘을 초대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는지도 모르죠.  쳇, 녀석이 나중에 뒷 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정신이 똑바로 박힌 내 아들이라면 가정 파괴범들을 초대하고 나를 배신하지는 않으리라 믿어요."  "S, 이제 진정하고 식사 좀 하세요.  저는 당신에게 그런 일이 있는 줄은 전혀 몰랐군요.  그게 전부 언제 일어난 일 들인가요?"  "흐흠, 그게 그러니까… 십 오년 전에요."  "?!"  "십 오년 전에 우리 부부가 이혼을 했고 이번이 사남매의 첫 번째 결혼식이랍니다.  아이들한테도 아빠가 나타나는 결혼식은 무조건 엄마 없이 치르게 될 거라고 이미 못박아 놔서 다들 그렇게 알고 있지요.  남편의 외도 때문에 제가 얼마나 모진 고생을 했는지 보고 자란 애들이라 결코 절 실망시키지 않을 거예요.  절대로!"

어제의 스토리 vs 오늘의 행복
  연말에서 새해로 넘어가는 송구영신의 무드에 동화되서 그런지, S가 언급한 '십 오년 전'이라는 말의 여운이 며칠이고 주위를 맴돌며 마음을 울립니다.  그 후 그녀가 런던으로 떠났는지의 여부는 듣지 못했지만, 사실 그녀의 스토리는 그녀의 결혼식 참석 여부가 어찌됐든 간에 우울한 상황입니다.  이미 재혼해서 두 아이를 둔 전남편과 S 사이를 오가며 눈치를 보며 불안 속에 성장해야 했던 사남매.  자기를 떠난 남편의 기질을 닮은 자식들마저 남편의 식구 쪽으로 기울까 두려운 마음에 자식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집착해온 S.  남편의 외도를 부부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난 일로 생각하지 않고 남편의 몰인정한 일방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그녀는, 십 오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과거의 상처와 울분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살고 있습니다.  남편의 외도만 아니었다면 그들의 결혼 생활은 더없이 완벽하게 지속 됐으리라고 믿는 자신의 추측을 사실처럼 받아들여 집착하는 그녀의 사고방식이 이혼 이후의 홀로 서기를 얼마나 더 버겁게 했을까 생각하면 안쓰러운 마음이 듭니다.

  배우자의 외도가 무조건 이혼 사유가 되라는 법은 없습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진부한 표현처럼, 외도라는 상황을 각 자의 자기 성찰의 계기로 삼아 전보다 더 신뢰 깊은 부부로 태어나는 커플들을 만나기가 어렵지 않은 요즘입니다.  그 커플들은 외도 그 자체의 디테일을 파고 들며 시비를 가리고 감정에 집착하는 대신, 부부가 함께 사태를 수습해나갈 방법을 물색하며 양측이 동등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행동합니다.  결국 외도란, 평생을 걸고 결의로 이어진 두 사람 사이에 제삼자가 비집고 들어설 수 있을 만큼의 적당한 틈이 생겼을 때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친밀한 부부사이라도 서로 다른 영혼이기에 생길 수밖에 없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틈.  그 '틈새의 평소 관리'는 부부 각자가 주도적으로 행사해야 할 책임인 동시에 보람된 작업이어야 합니다.  그러지 못했을 경우 당사자들을 포함한 소중한 이들이 치러야 할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입니다.

  2006년 새해의 달력을 앞에 두고 무심코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십 오년이란 세월은 오천사백칠십오 일이라고 나옵니다.  십 오년 전에 일어난 이혼의 울분에 절은 S의 마음에 애정의 새싹이 다시 돋아나려면 과거지사에 안녕을 고하고 지금부터 그녀가 누려야 할 행복을 찾겠다는 분명한 결심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우리 앞에 또다시 주어진 빳빳하고 새로운 한 다발의 삼백육십오 일!  당신은 올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삼백육십다섯 번의 아침을 맞으려 합니까?  오늘 당신을 기다리는 행복을 만나기 위해 이별을 고해야 할 지난 날의 기억은 무엇입니까?

2006년의 새 아침에 달력을 넘기듯 이제는 과거의 책장을 넘겨야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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