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중국 자유여행객 푸이오 해변 점령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2-10-08 12:48:58
  • 수정 2012-10-08 12:49:42
기사수정
  • 제431호, 10월5일
비용 아끼려 텐트 치고 야영… 홍콩인 불만 폭발

▲ 홍콩시민 호타이(何太)가 캠프장에서 바비큐를 할 준비를 하는 사이 한 중국인 관광객이 비어 있는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가져온 음식을 먹고 있다.  또 다른 중국인은 호타이의 등을 마주대고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명보(明報) >
▲ 홍콩시민 호타이(何太)가 캠프장에서 바비큐를 할 준비를 하는 사이 한 중국인 관광객이 비어 있는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가져온 음식을 먹고 있다. 또 다른 중국인은 호타이의 등을 마주대고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명보(明報)>
 중추절과 국경절이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 동안 홍콩의 호텔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데다 가격마저 치솟자 비용도 아끼고 색다른 체험을 하기 위해 홍콩 교외의 캠프장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늘고 있다.

특히 랑타오섬의 푸이오((Pui O, 貝澳)는 중국 '배낭여행객'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

지난 29일 오후 충칭(重慶)에서 온 중국인 관광객 일행 30여 명이 푸이오 캠프장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고 있었다.

중국인과 홍콩인의 캠프장 공간 사용은 확실히 달랐다. 홍콩인들은 통로까지 차지하고 있는 중국 텐트에 불만 가득한 눈길을 던졌지만 중국 관광객은 오히려 홍콩인들은 인내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푸이오 캠프장에는 텐트를 칠 수 있는 자리가 52개 마련되어 있으며 사용자는 모두 입구에서 등록해야 한다. 1인당 자리 1개를 등록할 수 있고 탁자와 의자가 제공되며 선착순이다.

텐트 구역 앞에는 바비큐를 위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칙은 중국 관광객에게는 상관없는 일이다.

총칭에서 온 조우타이(周太)는 20여 명의 가족, 친구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푸이오에 왔지만 캠프장이 이미 가득 차서 할 수 없이 텐트와 바비큐 시설 사이 공간에 자리를 잡고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을 제대로 체험해보고 싶어서 호텔을 예약하지 않고 중국 배낭여행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푸이오 캠프장을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조우타이는 푸이오는 시설이 잘 되어 있고 바다와 가깝다는 등 중국 배낭여행객들 사이에 명성이 자자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10일 동안 캠프장에서 지내면서 침사초이나 피크 같은 유명 관광지를 구경할 계획"이라며 "호텔비를 절약한 덕분에 전체 여행경비는 1000위안화면 충분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우타이가 차지한 풀밭은 캠프장 규칙대로라면 바로 옆 텐트 자리를 등록한 홍콩인 호타이(何太)가 사용해야 되는 공간이다.

8개월된 아기와 휴가를 왔다는 호타이는 갑작스레 나타난 중국 관광객에게 자신이 사용해야 할 공간을 빼앗기고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텐트 설치를 끝낸 조우타이 일행은 다른 쪽 텐트 자리의 긴 의자에 가져온 음식을 꺼내 야외용 취사도구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자신의 공간을 내주게 된 홍콩인 웡(王) 씨는 중국 관광객의 생활문화가 홍콩인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며 줄을 잘 서지 않는 점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조우타이가 말도 없이 탁자에서 자신의 물건을 가져다 쓰자 웡 씨는 고개를 저으며 "어떻게 자유여행객이 캠프장에 들어와 홍콩인의 권리를 침해하도록 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홍콩인들의 불만 섞인 시선에 대해 조우타이는 오히려 우리는 뭐든지 상의해서 해결한다며 만약 줄이 처져 있으면 자리를 등록한 사람과 얘기해서 양해를 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은 겸양의 미덕을 안다. 그저 줄을 조금 옮겨달라고 얘기하면 서로 싸울 일이 없다고"고 덧붙였다.

이처럼 중국 자유여행객이 쇼핑몰에 이어 홍콩 교외 지역까지 몰려들면서 홍콩과 중국 갈등의 새로운 원인이 되고 있다.

한 홍콩 네티즌은 "푸이오 되찾기" 행동에 나서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으며 이러한 홍콩인들의 반응에 대해 우한(武漢)에서 왔다는 한 중국 관광객은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1일 푸이오 캠프장에는 52개의 지정 자리를 포함해 300개의 텐트가 설치된 상태였으며 풀밭까지 모두 들어차 빈 공간이 전혀 없을 정도였다.

람운콩(林煥光) 행정회의 소집인은 중국 자유여행객이 푸이오와 같은 홍콩 교외의 시설로 몰려드는 상황에 대해 교외 지역은 시설이 부족해 급증하는 여행객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조속히 시설을 확충해 문제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스탬포드2
홍콩 미술 여행
홍콩영화 향유기
굽네홍콩_GoobneKK
신세계
NRG_TAEKWONDO KOREA
유니월드gif
aci월드와이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