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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초등학생 읽기 능력 세계 최고…흥미·자신감은 꼴찌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2-12-20 12:48:36
  • 수정 2012-12-20 13: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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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41호, 12월20일
점수 위주 교육에 자립심도 밑바닥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Evaluation of Education Achievement. IEA)가 45개 지구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홍콩 초등학교 4학년의 읽기 능력이 세계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와 핀란드, 싱가포르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학습 성취도에서는 높은 성적을 얻었지만 읽기에 대한 홍콩 학생들의 흥미와 동기, 자신감은 꼴찌수준이었다. 점수에 치우쳐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해 억지로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IEA는 홍콩 부모의 읽기에 대한 흥미도 세계 최하위 권으로 14%의 부모만 독서를 좋아한다고 답했다고 지적했다.

홍콩 학생들의 학업 성적은 전혀 의심할 필요가 없다. 2009년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 홍콩 15세 학생의 수학과 과학 성적은 세계 65개국 중 3위, 읽기 능력은 4위를 차지했다.

IB 성적도 매우 뛰어나다. 지난해 만점자 비율은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국제 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서도 매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홍콩 학생들의 높은 학업 성취도 이면에 아동 성장의 '성적표' 중 학술적인 점수가 아닌 자립심 성적에 대해 교육 전문가들은 많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홍콩중화기독교청년회가 지난해 9~11세 아동 부모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8%는 자신의 자녀가 신발끈 매는법을 모른다고 답했고 24%는 자녀가 손톱 깎는 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홍콩 아동들은 부모의 과보호 속에 오로지 공부밖에 모르는 아이로 성장하면서 생활에 필요한 능력이 전혀 없는 아이로 자라나고 있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홍콩 부모의 84%는 자녀의 공부, 과외활동에만 관심을 쏟을 뿐 밥 짓는 법 같은 것은 가르치지 않는다. 74%는 아예 아이의 주방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성적제일주의는 중국인들 마음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는 중국과 미국 유아를 비교한 만화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의 2, 3세 어린이가 쓰레기 버리는 법을 배울 때 중국 어린이는 시를 외우고 미국의 3, 4세 어린이가 정원에 물을 주고, 개 먹이를 주는 동안 중국 어린이는 피아노와 발레를 배운다는 내용이다. 홍콩 어린이도 별반 다를 게 없다.

학습능력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성적만 쫓다보면 자녀의 자립심, 인간관계, 지식 탐구 등 다른 '학습'을 소홀히 하기 쉽고 결과적으로 온실에서 자란 '딸기족'으로 만들게 된다.

'딸기족'이란 대만에서 유래된 말로 1981년 이후 출생한 젊은이들이 비록 겉으로는 딸기처럼 신선하고 예쁘지만 힘든 것을 조금도 견디지 못하고 살짝만 건드려도 바로 물러버리고 적극성이나 자발적인 성격이 지난 세대보다 뒤떨어지는 신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할 때 과연 어떤 교육이 더 필요한지 다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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