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퇴진 요구 속 레임덕 현상

홍콩에서 새해 첫날부터 행정수반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취임한지 1년도 안된 정부가 벌써 레임덕에 빠졌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홍콩에서 황희경 특파원이 자세한 소식 전합니다.

새해 첫날 홍콩섬 중심가에서 렁춘잉 행정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만명의 시위대들은 렁춘잉 장관의 즉각 퇴진과 보통선거 실시를 요구하며 행진했습니다.

시위를 주관한 홍콩단체는 13만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하면서 중국 중앙 정부에 홍콩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것을 촉구했습니다.

"보통 선거와 민주적 발전은 단지 오늘만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를 20년 이상 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새해 첫날은 정부에 이를 다시 알리고 보통 선거를 촉구하는데 좋은 시기입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렁춘잉 장관이 이처럼 퇴진 요구를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택에 불법 구조물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충분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렁 장관은 취임 전 선거운동 과정에서 상대 후보의 집에 불법 구조물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반사 이득을 봤습니다.

그러나 행정장관에 선출된 이후 정작 자신의 집에서 불법 구조물이 확인되자 변명으로 일관해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잃기 시작했습니다.

홍콩인들은 신뢰를 잃은 정부가 계속해서 홍콩을 통치할 수는 없다면서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치 전문가들은 출범한지 1년도 되지 않은 렁춘잉 정부가 벌써 레임덕 상태에 놓여있다면서 향후 몇달이 렁 장관이 임기를 계속할 수 있을지 결정하는 데 있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홍콩 황희경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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