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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구려비 연구에 동북공정 학자 투입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3-02-01 11:39:07
  • 수정 2013-02-01 11: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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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이 비공개로 '제2 광개토대왕비'에 대한 조사·연구를 진행하는 가운데 고구려사 왜곡 논란을 빚은 동북공정(東北工程) 참여 학자들을 연구팀에 대거 투입한 것..
중국이 비공개로 '제2 광개토대왕비'에 대한 조사·연구를 진행하는 가운데 고구려사 왜곡 논란을 빚은 동북공정(東北工程) 참여 학자들을 연구팀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중국이 새 고구려비의 연구 결과를 고구려가 중국의 역사에 귀속된다는 주장을 강화하는 근거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발족시킨 연구팀은 웨이춘청(魏存成) 지린대 교수, 겅톄화(耿鐵華) 퉁화(通化)사범학원 교수, 지린성 문학·역사연구관 직원 장푸여우(張福有), 쉬젠신(徐建新) 중국사회과학원 지도교수, 쑨런제(孫仁杰) 전 지안시 박물관장, 왕즈민(王志敏) 지린성 문화재 감정위원회 위원 등 학자와 문화재 담당 관리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웨이 교수와 겅 교수다.

고구려·발해사, 위진·수당 전문가로 손꼽히는 웨이 교수는 과거 동북공정 전문가위원회에 참여한 동북공정의 핵심 인사 가운데 하나다.

고구려사 전문 학자인 겅 교수도 동북공정의 대표적 참여 학자다.

'고구려사 귀속 문제에 관한 연구' 등의 저작을 펴내기도 한 그는 중국에서 고구려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가진 학자로 평가된다.

그는 동북공정의 결과물로 2003년 '호태왕(好太王·광개토대왕)의 제사'라는 서적을 출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의 확인 결과 그는 2007년 학술지 퉁화학회보에 기고한 '고구려 문화 유산과 보호 및 계승'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도 "고구려는 동북 지방의 소수 민족 정권"이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폈다.

이 밖의 연구팀의 다수 학자도 동북공정에 직·간접적인 관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공정은동북공정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의 줄임말이다.

우리 말로는 '동북 변경 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로 번역된다.

현재 중국의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편입시키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으로, 국무원 직속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이 주도하고 동북 3성의 주요 연구기관이 참여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진행됐다.

동북공정은 고구려사를 한반도 역사에서 분리해내고 중국 역사의 일부분으로 선언함으로써 한국 학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왔고 한중 간 첨예한 역사 갈등을 촉발시켰다.

따라서 동북공정의 주요 이론가들이 연구에 참여함으로써 새 고구려비의 역사적 의의를 중국의 입맛에 맞게 해석해낼 것은 명약관화라는 우려 섞인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런 우려가 벌써 현실화됐다고 지적한다.

국가문물국이 발행하는 중국문물보는 고구려와 '중원'과의 연계성이 밝혀진 것을 이번 고구려비 발견의 중요 의의로 평가했다.

중국문물보는 "비석 형태가 동한 시대 이래로 널리 쓰인 판상형을 띄었다"며 "이는 고구려와 중원과의 문화적 연결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또한 "지안 고구려비는 예서체의 한자로 쓰여 이는 고구려가 예서체 한자를 국가 서체로 삼아 정령을 발표하거나 대외 교류의 수단으로 삼았음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연구 초기 단계에서 나온 이런 언급은 중국이 어떤 시각에서 이번 연구에 임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한 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한중 간 고구려사 귀속 문제에 대한 이견이 고구려비 발견을 계기로 다시 분출할 가능성이 한층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국 학계의 대응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동북아역사재단의 고광의 박사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새 고구려비의 모양이 판상형을 한 것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 고구려화시킨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비석의 예서체도 한(漢)대의 전형적인 예서체가 아니라 독특한 고구려 예서 형태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고대사학회는 비석 분석 회의를 준비 중이며 고구려발해학회는 다음 달 긴급 학술회의를 열 예정이다. 동북아역사재단도 중국 측에 공동 연구를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동북공정이 끝난 후에도 고구려사와 발해사를 자국 역사로 편입하는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

작년 6월에는 국가문물국이 고고학 조사를 토대로 만리장성을 서쪽으로는 신장위구르족자치구까지, 동쪽으로는 지린성, 헤이룽장성까지 연장해 발표하면서 한국 학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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