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뽀]'아시아스마트폰앱콘테스트' 한국 앱 맹위···강력한 홍콩 정부지원 경쟁 심화 예고
# 지난 7일 저녁 홍콩 사이버포트 그랜드볼룸. 아시아 각국에서 100여개의 모바일 스타트업 기업들이 초조하게 사회자의 호명을 기다렸다. 홍콩정부가 후원하며 홍콩WTIA(모바일기술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아시아 스마트폰앱 콘테스트'의 최종 시상식이 현장이다.
이날 행사는 KAIT(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를 비롯한 아시아 7개국 정보통신단체가 지역주최자로 참여했으며, 한국을 포함해 해당국의 총 200여개 후보작 중 9개의 최종 수상작을 결정했다.
이날 한국의 스타트업 아이플래테아가 출품한 '도비TV'가 광고마케팅 부문 금상을, 엔씨소프트의 '미트 더 인섹트'가 게임과 에듀테인먼트 분야 은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모바일앱들이 대거 수상했다. 또 시우인터랙티브 등 6개사는 우수상을 받았다. 시우인터렉티브는 머니투데이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대한민국모바일앱어워드' 수상기업. 아시아각국 심사위원들은 한국앱의 우수성에 대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날 사이버포트는 아시아 스타트업 창업자, 투자자들의 축제이자 네트워킹장으로 변신했다. 사이버포트는 홍콩의 실리콘밸리다. 홍콩정부가 지난 2000년부터 디지털미디어산업 중흥을 목표로 17억달러를 들어 2007년 완공했다.
MS, IBM, 시스코, 야후, HP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물론 100여곳의 스타트업기업들이 입주해있다. 사이버포트는 컨벤션센터와 호텔, 영화관, 쇼핑몰도 운영하는데 그 수익금으로 스타트업기업들을 2년간 인큐베이팅한다. 우리로 치면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코엑스를 합친 격이다. 홍콩측 수상기업중 상당수는 이곳을 거쳤다.
홍콩정부가 이곳에서 아시아권역 첫 스마트폰앱 콘테스트를 개최한 목적은 분명하다. 기존 금융과 무역외에 모바일하이테크 산업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사이버포트는 그 전진기지다.
사이버포트 허먼 램 사장은 "전세계의 자금이 홍콩으로 모이고 있다. 돈은 충분하다. 다만 단순한 머니 비즈니스를 넘어선 새로운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게 우리 관심사이고 모바일은 그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모바일 산업 영역에서 홍콩의 경쟁력을 주목해야 한다. 홍콩인들은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세계최대 중국시장의 관문이기도하다. 무엇보다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다. 전세계 금융자본이 몰린 만큼 투자자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WTIA 토 청 회장은 "홍콩은 법인을 설립하는데 2시간이면 족하고 서류처리 비용도 2900 홍콩달러(우리돈 40만원)가 들 뿐"이라며 "한국인 친구들도 이점을 가장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만난 한국기업 관계자는 "홍콩 노동법 자체가 투자자나 고용주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면서 "근로자에게는 다소 불리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전세계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몰려오고 좋은 일자리가 생기니 나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콘테스트 후보에 오른 한국의 모바일앱은 다른 7개국 후보에 비해 창의성이나 완성도가 월등히 뛰어났다는 평을 받았다.
기자는 이번 행사에서 대한민국모바일앱어워드 수상기업의 모임인 '대한민국모바일앱포럼'을 대표해 심사에 참여했는데 다른 국가의 심사위원이나 참석자 모두 한국의 앱 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국이 구글플레이의 국가별 매출과 다운로드 건수에서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다는 통계를 보여주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참석자들은 "한국이 3년 사이에 기적을 이뤄냈다"면서 삼성전자 (1,520,000원 상승7000 -0.5%)와 LG전자 (80,500원 상승500 0.6%)는 물론 카카오톡과 라인, T스토어 등 한국 모바일 산업의 성과에 주목하고 부러움을 표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 어떻게 이런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었느냐'는 메시지도 함께 담고 있다.
한국의 모바일 산업이 계속 타국으로부터 부러움을 살지는 장담할 수 없다. 모바일 산업영역에서 홍콩이 보여줄 잠재력과 현재 정부의 지원 속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는 홍콩의 상무·경제개발부 장관이 참석해 아시아 각국 스타트업들에게 홍콩 모바일생태계의 우수성과 해외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아시아 비즈니스허브이자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2배 가까이 높은 홍콩이 모바일 산업 육성에 본격시동을 걸었다.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걸고 모바일산업을 중흥키로 한 박근혜 정부에서 우리 모바일 산업이 추격받는 것 또한 시간문제일 수 있다.
머니투데이 홍콩=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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