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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번개 결혼하는 사연은?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6-02-16 11: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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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14호, 2월17일]   '아침에 돈을 치르고 저녁에 동침을 한다(上午交錢 晩上同居).' 장시(江西)성 안이(安義)현에서는 최근 결혼..
[제114호, 2월17일]

  '아침에 돈을 치르고 저녁에 동침을 한다(上午交錢 晩上同居).' 장시(江西)성 안이(安義)현에서는 최근 결혼을 앞둔 젊은 남녀들이 하루   아침에 연애·혼인계약을 체결한 뒤 정식 결혼식을 치르기도 전에 동거에 들어가는 때아닌 '번개 결혼'이 유행하고 있다. 이는 '부럽고 낭만적인' 성개방 풍조라기보다 중국사회 최하위 계층의 하나인 민궁(民工·농민공)의 고달픈 삶과 애환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현의 젊은 총각들은 대도시 외지로 나가 민궁생활을 하지만 사회적 멸시 때문에 도시 여성 중에서 배필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그들은 농번기 휴가나 춘제(春節) 때 잠시 귀향한 틈을 빌려 친지 소개로 고향 처녀와 연애·혼인계약을 하고 부부의 연을 맺는다.

  총각들은 비록 계약을 했어도 애틋한 연애기간이 없는 관계로 상대방의 마음이 변할 것을 우려해 처녀에게 계약과 동시에 함께 도시로 갈 것을 권유한다.  이때 상당수 여성은 예비신랑을 따라가는 조건으로 통상 수만위안의 혼약보증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녀가 남자 쪽을 따라 도시로 갈 것을 수락하고 남자 쪽이 혼약보증금을 지불하면 정식 혼례식을 거칠 필요도 없이 그날 저녁부터 두 사람은 반합법적인 부부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것도 어느 정도 재력이 있는 민궁에게나 해당하는 얘기다.  한 달 수입이 고작 800~1500위안 정도인 상당수 민궁으로서는 처녀들이 요구하는 수만위안의 혼약보증금을 마련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농촌 처녀들은 가난한 민궁을 가난뱅이 천덕꾸러기라며 아주 쌀쌀맞게 내친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보증금을 노려 위장 혼약을 맺고 빠지는 사기행각도 성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민궁이 도시 처녀와 결혼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렵다.  도시에서 최하위 생활을 하는 처녀조차 민궁을 시골뜨기 별종 취급하며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젊은 민궁 중에는 그래서 아예 결혼을 포기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 사회의 민궁은 그야말로 돈에 치이고 사회적 천대에 짖눌려 인간의 기본 권리인 결혼권까지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현재 도시로 나가 건설 공사판 등에서 잡일을 하거나 허드렛일에 종사하는 민궁이 전역에 걸쳐 1억명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의 한 곳인 장시성 안이 현은 총 25만명의 인구 중에서 30%에 가까운 7만명의 주민이 도시로 나가 민궁 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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