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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코치에게서 온 편지(73) - 선택하는 자의 길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6-03-02 12: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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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16호, 3월3일] 명절 '이혼러시'   설 연휴가 끝난 지난 달 31일은 이혼을 결심한 커플들이 수원 지방법원으로 밀려들어 명절..
[제116호, 3월3일]

명절 '이혼러시'
  설 연휴가 끝난 지난 달 31일은 이혼을 결심한 커플들이 수원 지방법원으로 밀려들어 명절을 앞둔 역 대합실을 방불케 했으며, 법원이 생긴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수치인 50쌍이 판사 앞에 섰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지난 추석 연휴가 끝난 다음날인 9월 20일 하루동안 한꺼번에 55쌍이 이혼하여 최고 기록을 낸데 이어 두 번째 기록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기록이란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지만, 이런 소리를 접할 때마다 주위의 무고한(?) 싱글들의 얼굴이 떠올라 라이프 코치답지 않은 한숨을 토해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요즘 제 주변엔 싱글남녀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듯한 느낌입니다.  드디어 날을 잡았노라고 자랑스러움 반 부끄러움 반으로 홍조 띤 얼굴을 해가지고 부지런히 청접장을 돌리는 한 쌍의 연인을 만나본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니 말입니다.  싱글이라고 하면 통통 튀는 이십대의 청춘들이 대부분이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독신 싱글, 미혼 싱글, 동거 싱글, 이혼 싱글은 물론 중년과 노년 싱글까지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요것조것 골고루 섞인 뷔페 메뉴마냥 다채로운 카테고리의 싱글 마켓을 겨냥한 기업들의 상품 개발 열기가 뜨겁다는 뉴스 보도가 기억이 납니다.

  평소 알고 지내는 모 여성단체의 위원장도 오십대 싱글이고, 그 단체에서 십자수와 비즈를 가르치는 C도 이혼 싱글입니다.  그녀에게 십자수와 비즈공예를 배워 가게를 낸 K도 싱글이고 그리로 십자수를 배우러 오는 성인반 수강생들도 줄줄이 사탕으로 싱글입니다.  완차이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B는 이제 비록 삼십대이나 사별 싱글이 되었고 그곳의 매니저도 싱글인데다, 그들의 유럽인 조리사의 건장한 세 아들까지 엮은 굴비마냥 이구동성 독신을 외쳐대는 싱글남들입니다.  결혼해서 안주하고 싶은 마음은 겨자씨만큼도 없느냐고 물었을 때 그들 중 하나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식당에 가서 메뉴를 보면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 고민이 되잖아요?  그 중 오로지 한 가지 음식만 골라 죽을 때까지 먹고 살라고 하면 난 금세 싫증이 나서 미쳐버리고 말거예요.  그러니 그런 자학 행위를 뭣하러 한단 말입니까?"

  주변을 둘러보면 미국은 물론 아시아 각국으로 퍼져나간다는 싱글족과 독신가구의 증가추세가 절로 실감이 납니다.  IMF의 찬바람이 아시아 전역을 강타했을 때 몇몇 연륜있는(?) 싱글녀들이 모여서 주고받던 대화의 한 토막이 떠오릅니다.  "요즘은 어떤 바가 물이 좋대니?"  "글쎄, 한참 잘 나가던 바들도 줄줄이 문을 닫는 판에 물이 좋은 데가 있을까?"  "아무리 분위기가 황홀지경인 데가 있다고 해도 겁난다 나는"  "뭐가 겁나, 이 여자야?"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짤린 남자가 어디 한둘이니?  어디가서 그런 사람 잘못 만나서 정들었다간 골치만 아프지."  "맞어 그러니까 생각나는데, 우리 사무실 여직원이 사귄지 3달 밖에 안 된 남자가 하루는 회사에서 짤리고 와서 대뜸 묻더란다 'Can I move in with you?' "어머어머 기가 막혀서, 그 나이에 무슨 하숙칠 일 있니?"


만에 하나 잘못되는 날엔
  지금은 기억에도 희미한 이 웃지 못할 얘기를 굳이 끄집어내는 것은 요즘 미혼 싱글들이 솔로를 선호하는 이유가 꼭 의도적인 선택만은 아니라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결혼 한번 잘못해서 누구처럼 이혼 딱지를 다느니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고, 결혼으로 인해 줄어든 자유와 늘어난 귀찮음 때문에 스트레스 받느니 아예 홀로 계속 서있는 게 편할 것 같고, 장래도 불확실한 사람한테 돈쓰고 시간 뺏기느니 나를 위해 팍팍 쓰면서 사는 게 홀가분할 것 같아 싱글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소위 "만에 하나 까딱 잘못될 경우"를 어떻게든 피해가려고 엄청 노력중인 솔로들이 한둘이 아님을 자주 목격하는 게 사실입니다.

  "주변에 좀 좋은 샘플(?)들이 있으면 용기를 갖고 연애라도 시도를 해보겠는데 친구들도 이혼한 경우가 많고 십 년 넘게 잘 살던 부부들까지 자식 낳고 갈라서는 걸 보면 도무지 엄두가 안나서 말이죠…"라고 말하며 고심하는 처녀가 있는가 하면, "요즘 이혼이 무슨 대수야?  흉도 아니지.  내 자식이 고생하면 나라도 나서서 이혼시키고 말거야.  한번 왔다 가는 세상 뭣하러 힘들게 살어?  속편한 게 최고지!"  침튀어가며 패기있게 외치는 누군가의 어머니도 있고, "아 네 저희는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서 그렇게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헤어질 것도 아니라서 일단 합치긴 했어요.  근데 그게 벌써 팔 년 전 일이랍니다"하고 고개를 돌리는 프로 동거 싱글도 있습니다.

   인생의 봄, 기운이 약동하는 시기, 끓는 피, 생명력, 푸르름, 떠오르는 해,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말.  청춘을 예찬하는 그런 표현들이 이젠 비현실적인 교과서 문장들로 변색해 버리고 만 걸까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홀로의 시간들. 자유를 만끽하는 동시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와 꿈에 투자하기에 더없이 좋은 황금의 나날들. 우리 주변의 싱글들이 타인에게 닥친 불운의 시나리오를 마치 자기 것인양 피해보려고 차선의 삶을 부여잡기보다, 일에서든 사랑에서든 스스로의 운명을 만들고 "선택하는 자"로서의 길을 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라이프 코치 이한미 ICC CTP (T: 2647 8703)
veronica@coaching-zone.com
www.coaching-zone.com


코리안 싱글의 실속 아지트 싱글존 첫 모임

  홍콩 주재 매력 싱글들의 만남과 코치의 주제 강연으로 꾸며질 알찬 모임에 코리안 싱글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테마 : 잘먹고 잘사는 싱글들의 10가지 비결 ? 나의 성공 싱글 지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 날짜 : 3월 15일 (수) 저녁 6시 30분
● 회원 : 180불 / 비회원: 250불 (신청마감 3월 13일)
● 선착순 무료 가입과 3월 모임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싱글존 홈페이지 참조.
    http://dreamsinglezone.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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