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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 영화 無間道처럼 살다 최후 맞아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6-03-25 13: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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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쪽 발은 경찰에 걸치고 다른 한 발은 범죄세계에 담은 영화 '무간도'(無間道) 식 삶을 걸은 한 경찰관의 죽음을 놓고 연일 홍콩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

한쪽 발은 경찰에 걸치고 다른 한 발은 범죄세계에 담은 영화 '무간도'(無間道) 식 삶을 걸은 한 경찰관의 죽음을 놓고 연일 홍콩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17일 카오룽 반도의 번화가 침사추이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은 30대 남자가 권총을 빼들어 2명의 경찰관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현장에서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경찰은 숨진 남자를 처음 범죄조직 트라이어드의 조직원으로 생각했지만 신원 조회 결과 놀랍게도 현직 경관 서보고(徐步高, 36)로 밝혀졌다.

더욱이 경찰을 당혹스럽게 한 것은 쉬가 경찰관에 발사한 총기의 원래 주인이 5년 전 근무 도중 살해된 경관이란 사실이었다. 경관 량청언(당시 24세)은 2001년 3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괴한의 습격을 받아 총알 12발이 든 자신의 권총을 탈취당한 뒤 그 총에 의해 5발이나 맞고 사망했다.

또한 이 권총은 그해 12월5일 첸완의 은행에 난입한 무장괴한이 파키스탄 출신 경비원을 향해 발사된 3발의 총탄과도 연관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때 빨간색 외투에 경찰 특수기동대(비호대)의 검은 두건을 뒤집어쓴 괴한은 은행에 들어와 경비원에 총격을 가한 후 거액을 강탈해 도주했다.

결국 그간 미제로 남아있던 이들 범행 모두 서의 소행으로 판명됐다. 실제로 사건후 서의 사물함에선 90만 홍콩달러(1억1,200만원)의 뭉칫돈과 함께 가발, 검은 두건이 발견돼 그가 이들 사건의 진범인 사실을 뒷받침했다.

게다가 여죄를 캐기 위해 경찰이 서의 집과 컴퓨터, 일기 등을 추가 수색 과정에서 그가 초대 홍콩특구 행정장관을 지낸 퉁치화(董建華 68)를 암살하려고 준비해온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23일 동방일보(東方日報)에 따르면 시민과 학생 20만명이 참여한 2004년 7월1일의 대규모 민주화 요구 시위에도 적극 가세한 경력을 가진 쉬의 컴퓨터에는 '세상을 놀라게 할 일을 하겠다'는 일기와 더불어 퉁치화에 관한 자료들이 대량으로 저장돼 있었다.

퉁치화가 매일 자택을 떠나는 시간과 주행 노선은 물론 수행 경호원과 경호차량 숫자, 자동차 번호 등이 망라돼 사실상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꿰뚫고 있을 정도의 자료였다.

경찰 경력 13년차인 쉬는 미남형의 얼굴에 특히 총기를 오른손, 왼손 가릴 것 없이 잘다뤄 '특등사수'의 칭호까지 받았고 2000년 실시된 필기시험에선 응시자 2,105명 가운데 차석을 할 정도로 성적도 뛰어났다.

하지만 본토의 복건(福建)성 출신으로 사투리가 남아있는 자신을 동료들이 무시한다고 생각해 늘 외톨이로 지냈고 우울증까지 생겨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고 약을 복용해야 했다. 그런 괴팍한 성격이 번번히 지적되면서 여러차례 승진심사에서 탈락한 것이 그를 범죄세계로 빠지게 한 원인으로 됐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분석이다.

나름대로 자부심이 강한 서는 량청언의 권총을 탈취할 무렵 경찰관으로서 장래가 막혔다고 판단, 자신의 능력을 다른 곳에서 발휘해야 겠다고 결심하면서 '낮에는 경찰 밤에는 흉악한 살인자'로 5년간이나 이중적인 삶을 살다가 끝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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