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흐르며 노후화…1998년 9월부터 13톤이상 화물트럭 운행 제한
뉴욕 하이라인 파크 목표…상권 침체 우려 지역상인 반발 등 숙제 남아

<1970년 5월 29일 진행된 서울역고가도로 준공식에 참석한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13일 0시를 기점으로 통행이 금지된 서울역 고가는 1970년대 산업 근대화의 상징물이다.

서울역 고가는 서울역을 끼고 퇴계로, 만리재로, 청파로를 직통으로 이어주는 총 길이 1150m의 고가 차도로 1969년 3월19일 착공해 1970년 8월15일 개통했다.

준공 행사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가 테이프 컷팅식에 참석할 정도로 국가적 관심이 대단했다.

서울역 고가는 1970~1980년대 남대문 시장과 청파동, 만리동의 봉제공장 상인들이 물건을 싣고 나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고가가 폐쇄되기 전까지도 하루 4만6000대의 차량이 이곳을 지나갔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서울역 고가는 노후화됐고 서울시는 1998년 9월부터 13t 이상의 화물트럭 운행을 제한했다. 2004년에는 서울역 앞 교차로로 진입하는 램프를 철거하기도 했다.

2006년과 2012년 서울역 고가는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았다. 2012년 당시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 바닥판을 검토한 결과 잔존 수명은 2~3년에 불과했다.

 
<1970년 8월 15일 근대화의 상징으로 '도로의 혁명' 이라고 불렸던 서울역 고가도로가 개통 45년 만에 폐쇄됐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 7017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역 고가차로가 텅 비어 있다. 서울시는 13일 0시부터 안전감사 재난위험등급 D등급을 받은 서울역 고가를 폐쇄하고 서울역 교차로상에 퇴계로와 통일로 사이를 연결하는 직진차로, 숙대입구 교차로 중앙녹지대를 없애고 설치한 좌회전 차로 등을 통해 차량을 우회할 수 있게 했다. 또 공덕오거리에서 서울역을 지나 회현사거리로 향하는 8.6㎞ 구간에 순환버스 8001번이 신설하고 서울역 주변을 지나는 지하철은 일주일간 하루 42회 증편된다. 자동차 전용 도로를 시민이 걷기 좋은 도시로 바꾸기 위해 고가 공원으로 변모하는 서울역 고가도로는 공원화 사업을 위해 내년 4월까지 고가 바닥판을 모두 철거한다.>

여기에 2013년 12월 감사원 감사에서도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고, 이듬해 1월에는 콘크리트 바닥판이 떨어지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서울역 고가 철거에 대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를 철거하는 대신 재생해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처럼 보행자 전용 공간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박원순 시장은 "서울역 고가는 도시 인프라 이상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갖는 산업화 시대의 유산으로 철거하기보다 원형을 보존해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시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1970년에 만들어져 2017년에 다시 태어나는 고가)'라는 이름 아래 올해 국제현상공모를 실시했고, 네덜란드 건축 전문가 비니마스(Winy Mass)의 '서울수목원'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물론 서울역 고가의 통행을 금지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교통체증과 상권침체를 우려하는 지역상인들의 반발뿐 아니라 교통대책이 미흡하다는 서울지방경찰청의 심의보류 등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차도'로서 서울역 고가는 45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지만 보행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준비는 이제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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