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호, 4월21일]



  오는 5월 1일부터 6일까지 청차우섬에서 빵 축제가 열린다.  

  센트럴에서 페리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면 만날 수 있는 평화롭고 작은 어촌인 청차우 섬의 북서쪽에는 팍타이사원(北帝康)이 있는데 청차우섬 사람들의 삶의 터전인 바다의 안녕을 위한 수호신을 모셔놓았다.  선착장을 끼고 오른쪽으로 걷다 보면 1800년대에 활약했던 장보자라는 해적이 보물을 숨겨 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청포짜이동굴도 있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이 청차우 섬에도 1년에 한 번은 수많은 외국인이 모여드는데 바로 홍콩의 가장 흥미로운 전통 축제 중 하나인 '청차우 빵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석가탄신일인 음력 4월 8일에 개최되는 이 행사는 팍타이사원을 중심으로 열리는데 올해도 변함없이 5월1일에 시작해 일주일 동안 개최될 예정이다.

  축제의 기원으로는 다음 두 가지 설이 전해진다.  한때 해적들의 소굴이었던 청차우섬에는 해적들에 의해 희생된 배고픈 영혼들이 먹을 것을 찾아 섬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그들을 달래주기 위한 원혼제 성격으로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또한 200년 전 섬에 창궐했던 역병이 팍타이사원이 세워진 다음 물러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축제가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다.  어떤 설이 진실인지는 지금도 알 길이 없지만 분명한 것은 축제가 꽤나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팍타이사원 근처에 복을 빌기 위해 바쳐진 수많은 빵으로 15ｍ 정도의 탑을 세우면 비로소 축제가 시작된다.  악귀를 물리치는 징과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아이들이 전통 의복을 입고 퍼레이드를 펼치는데 여기에 참가하는 것은 가족과 심지어 후손에 이르기까지 영광이라고 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번 레이스(Bun Race)는 5월5일에 열린다.  팍타이사원 옆에 세워진 거대한 빵 탑을 타고 올라가 빵을 거머쥐고 내려오는 경합이다.  전통적으로 남자들이 거쳐야 할 소중한 의식으로 여겨졌던 번 레이스는 78년 탑 하나가 무너지면서 많은 참가자들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해 한동안 금지됐다.  하지만 전통을 복원해야한다는 의견이 모아짐에 따라 작년에 부활했다.  한편 경건하게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시작하기 3일 전부터 섬 전체에서 육식을 금지한다.  유명 레스토랑은 물론이고 심지어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널드에서도 고기를 재료로 한 햄버거를 구경할 수 없다.

* 축제 관련 자세한 사항은 홍콩관광청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 받을 수 있다.
   (http://www.discoverhongk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