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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코치에게서 온 편지(80) - 엄마에게 배운 교훈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6-04-27 15: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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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3호, 4월28일] 헬로우 나의 꿈   내 이름은 소녀 꿈도 많고   내 이름은 소녀 말도 많지요 &nb..
[제123호, 4월28일]

헬로우 나의 꿈

  내 이름은 소녀 꿈도 많고
  내 이름은 소녀 말도 많지요
  거울 앞에 앉아서 물어 보면은
  어제보다 요만큼 예뻐졌다고
  내 이름은 소녀
  꽃송이 같이 곱게 피며는 어엄마 되겠지이~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면 책가방을 대청마루에 던져놓고 드러누워 멀리 보이는 하늘 끝자락에다 대고 노래하던 소녀가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는 자기도 모르는 얼굴이 없을 정도로 좁디좁은 마을을 벗어난 바깥세상엔 어떤 흥미진진한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 것일까, 너무 궁금한 마음에 머리가 터져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학교만 졸업하면 그 즉시 농사일을 거들라는 부모의 뜻을 따르기는 죽기보다 싫고, 그렇다고 대학진학을 우기자니 평소 학업성적이 낯뜨거워 입도 뻥긋 못할 것이 뻔했습니다.  넓은 세상에 나가 맘껏 자유를 누리고픈 꿈을 이루기 위해 탈출의 길을 모색하는 여고생의 가슴은 빠삐용의 그것마냥 의미심장하게 타올랐습니다.

  자고로 뜻이 있는 곳이라야 길이 뻥 뚫리는 법, 탈출계획을 놓고 밤잠까지 설쳐가며 고민하던 그녀의 쥐구멍에 별안간 솟아날 구멍이 생겼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던 올케가 쌍둥이를 낳은 것입니다.  그녀는 핏덩어리 조카들의 안녕과 웰빙을 위해 식모살이를 자청할 것을 선언한 다음, 그녀를 무슨 말로 어떻게 말려야 될지 궁리중인 부모에게 쪽지 한장을 달랑 써서 던져놓고는 부리나케 역으로 달려갔습니다.  서울로 가는 편도를 끊어 기차에 오른 그녀는 열린 창밖으로 고개를 비죽이 내밀고 멀어지는 고향의 모습에 작별을 고하며 나즈막히 노래를 불렀습니다.

  서울의 거리는 명랑한 거리
  명랑한 거리에는 희망이 솟네
  타이프 소리로 해가 저무는
  비일딩가에서도 웃음이 솟네
  너도나도 부르자 희망의 노래
  다 같이 부르자 서울의 노래
  SEOUL...SEOUL...
  럭키 서어우우울~~


청개구리 자녀 만들기

  G부인은 직장에서 돌아와 저녁을 먹자마자 쓰러지듯 잠에 빠진 남편의 핏기 없는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입을 하 벌리고 잠든 옆모습을 보고 있자니, 쌍둥이 조카들을 키워준답시고 객지에 올라와 외롭게 지내던 그녀가 양재학원에서 그를 만나 사귀게 된 것, 둘이 함께 양장점을 차려서 디자이너의 꿈을 꾸려가자며 다방에서 엽차 두 잔을 사이에 놓고 약속하던 과거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래도 예술가의 끓는 피를 가진 사람인데 기계처럼 저렇게 버스만 몰고 있으니 자기도 얼마나 기가 막힐까.  그렇게 애를 덜컥덜컥 가져버리는 게 아니었는데… 무슨 수를 써서든 나라도 양재학원을 마쳤어야 했어… 내일부턴 동네에 삯바느질 거리라도 없나 한번 찾아봐야겠다.' 그렇게 결심한 부인은 불현듯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후다닥 일어나 두 딸이 자고 있는 방으로 건너갔습니다.

  "엄마 왜 그래? 졸리단 말야."
  "얘들아, 지금 잠이 중요한 게 아니니까 똑바로 앉아봐, 어서! 너희들도 이제 말귀를 알아들을 나이가 됐으니까 엄마가 할 말이 있어서 그래. "
  "…"
  "너희들은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서 제일 잘나고 똑똑하고 돈 많은 사람이 돼서 무시 안당하고 살 수 있는지 아니?"
  "응.  엄마 말 잘 들으면 그렇게 된다며?"
  "어… 그 그건 엄마가 뭘 모르고 정신없이 한 소리니까 잊어버려, 알았지?  이 세상에서 잘나고 똑똑한 여자로 대우받고 살려면, 무조건 엄마랑은 정반대로 살면 되는 거야.  학생 때 엄마처럼 공부 안 하고 놀러 다니지 말고 책만 붙들고 사는 거야.  엄마는 헛 똑똑에다 남자보는 눈이 없어서 첫 남자랑 결혼해서 지지리 고생하고 살지만 네들은 이놈저놈 다 만나보는 거야!  너희들만은 연애에 박사가 되는 게 내 소원이다.  그리고… 너희들은 이 좁은 동네를 벗어나서 저 넓은 세상에 나가 새처럼 활개치고 사는 거야.  국제무대를 노리란 말이지 내 말은.  너희들이 온 세상을 다 누비고 다니는 걸 내가 꼭 보구 죽을 테니까!"
  "그러면 우린 고생 안하구 살게 되는 거야 엄마?"
  "그러엄.  그리고… 남편감도 기왕이면 아빠랑 반대인 사람이 좋아.  재주 많은 네 아빠를 봐라,  그 놈의 재능이  다 무슨 소용이냐? 돈이 있으면 재능은 얼마든지 키울 수 있는 거니까 일단은 돈 있는 남자를 만나는 게 중요하지."

  통념대로 하자면 한 가지 소원도 이루고 살기 어렵다는 세상에서, G부인은 자식에 관한 소원이라면 있는 대로 이뤄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녀의 질긴 일일세뇌방송(?)을 애청하며 자란 딸들은 엄마의 기대치를 넘다 못해 주위에서 혀를 내두를 만큼 오버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습니다.  어려서부터 엄마에 관련된 모든 것을 "인생 망치는 지름길"로 배우고 자란 딸들은 각각 국제변호사와 다국적 기업 간부의 아내가 되어 해외에서 살고 있습니다.  70을 바라보는 G부인은 강남의 60평형 아파트에서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살고 있습니다.  감기몸살을 앓았다며 수척해진 모습으로 모임에 나타난 부인에게 누군가 말했습니다.  "그렇게 잘나가는 자식들이 있는데 몸살이 무슨 대수예요?"  "뭐라구?  그럼 아예 나더러 혼자 앓다 죽더라도 헤헤거리란 얘긴가?  잘나가는 자식들?  다 필요 없어!  무식해서 돈버는 재주는 없어두 나 아플 때 물 한잔이라도 떠다주고 심부름 시켜먹을 그런 만만한 자식이면 그게 최고지!"

라이프 코치 이한미 ICC CTP (T: 2647 8703)
veronica@coaching-zone.com
www.coaching-z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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