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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코치에게서 온 편지(81) - 오월은 우리들 세상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6-05-02 13: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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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4호, 5월4일] 아빠의 마지막 약속   초등학교 5학년 희옥이는 2학년 때 전학 왔을 때부터 사귀고 싶었던 모범생 미나와 한..
[제124호, 5월4일]

아빠의 마지막 약속

  초등학교 5학년 희옥이는 2학년 때 전학 왔을 때부터 사귀고 싶었던 모범생 미나와 한 반이 돼서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희옥이 엄마가 하는 과일가게가 미나네 소유 5층 빌딩 옆으로 옮기는 바람에 매일 등하교까지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공부를 잘 하거나 반에서 임원을 맡은 것도 아니고 집안형편이 비슷한 것도 아닌데 자기를 진심으로 대해주는 미나의 행동이 희옥에겐 무척이나 어른스러워 보였습니다.

  하루는 하교 길에 미나가 희옥이에게 말했습니다.  "지금 우리 집에 가서 숙제하고 가지 않을래? 엄마가 간식으로 갈비찜 만들어 놓는다고 그랬거든."  책에서 그림으로만 본적이 있을 뿐인 "갈비찜"이란 말에 솔깃해진 희옥이는 신이 나서 미나를 따라갔습니다.

  "엄마 나 왔어!"
  "미나니?  빨리 손 씻고 와서 갈...  근데 얘는 누구냐?"
  "내 친구, 희옥이야.  엄마, 갈비찜 다 됐지?"
  "(눈을 껌벅대며) 얘가 별안간 무슨 갈비찜 타령이야? 라면이나 끓여먹자."
  "갈비찜 냄새 나는데 엄마?" 갈비찜 냄새가 어떤 것인지 알리가 없는 희옥이는 미나엄마가 끓여준 라면을 먹었습니다.

  "넌 참 낯이 익다.  이 동네 사니?"
  "아이 참, 엄마가 자주 가는 과일가게에 살잖아."
  "과일가게?  그런데 요즘 아버지는 무슨 일을 하시니?"
  "음 아빤… 저어기… 출장 가셨어요."
  "출장? 무슨 일을 하시냐니까 출장은 무슨.  그럼 회사를 다니신단 말이냐?"
  "…"
  "무슨 회사?  다니시는 회사 이름이 뭐니?"
  "이름은 저도 잘 몰라요..."
  "미나야, 너 잠깐 엄마 좀 보자."  식탁이 놓인 주방 옆 거실로부터 미나 엄마의 소곤대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미나 너, 다시 저런 애랑 어울리면 엄마한테 혼난다.  알았지?  라면에 든 야채들 골라내는 것 좀 봐라.  남의 집에 와서 예의도 없이 편식을 하다니!  그리구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구 말야 어디 감히 어른 앞에서 거짓말을 해?  지 아부지가 술버릇 때문에 직장 잃고 공사판을 전전하다 가출해서 여태 감감무소식인 걸 동네가 다 아는데 출장을 갔다고 둘러대니 말야.  기가 막혀서 원.  가정교육이 저래서 중요하다니까.  어머, 얘 어디 가니?  벌써 가려구?"
  "네.  라면 잘 먹었어요.  안녕히 계세요.  미나야 내일 학교에서 보자…"  "학교에서?  나랑 만나서 같이 가지 않구?"

  희옥이는 그렁그렁 흘러넘치는 눈물을 감추느라    친구에게 대꾸할 새도 없이 현관을 나섭니다.  엄마가 손님을 상대하느라 정신없는 틈을 타 욕실로 가서 세수하는 척 물을 틀어놓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습니다.  미나 엄마가 한 얘기를 엄마가 알게 된다면 얼마나 속상해할까 생각하니 더 슬프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동네에서 다들 처자식 버리고 가출했다고 수근거리는 아버지가 취직자리를 알아보겠다며 지방으로 떠나던 날, 희옥이를 앞에 앉혀놓고 말했습니다.

  "아빠는 엄마도 사랑하고 희옥이 너도 사랑한다.  정말로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  지금처럼 엄마한테 짐이 되느니 차라리 멀리 가서라도 돈을 벌어 올 거야.  아빤 절대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을 거다.  지금보다 더 떳떳한 가장이 되는 날, 선물 많이 사가지고 다시 집으로 올게.  알았지?"

  희옥이는 아빠의 마지막 약속을 떠올리며 결심합니다.  아빠가 돌아오는 날, 지금까지 괴로웠던 모든 일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속 시원히 털어놓으리라고.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정채봉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휴일 분위기의 첫 주만 지나면 더더욱 뜨거워질 2006년 월드컵의 열기와 그 뒤를 이을 여름휴가의 아우성 속에 잊어버리고 살기 쉬운 우리 주변의 고전하는 이웃들.  결코 해결됐다고 볼 수 없는 IMF의 여파가 남기고 간 난제들인 불황, 실직, 파산, 이혼, 가족의 해체로 인해 아직도 잠 못  이루는 어른들의 그늘에서 말없이 시름하는 수많은 아이들.  성장의 아픔을 토로하고 위로받기는커녕 오히려 부모와 주변사람들의 마음이 다칠까봐 어른보다 더 노심초사하는 여리고 작은 가슴들. 그 여린 가슴 속에 묻어둔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어버릴 수 있게 감싸주는 "어린이 날 선물"을 권해보고 싶습니다.

라이프 코치 이한미 ICC CTP (T: 2647 8703)
veronica@coaching-zone.com
www.coaching-z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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