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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쓰는 말글] 염치에 ‘불구’는 없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7-03-09 23: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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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치’와 관련해 우리가 자주 쓰는 말이 있다. 바로 ‘염치불구’다. “염치불구하고 좋게 봐달라” “염치불구하고 부탁드립니다” 등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쉽게 보고 ..
‘염치’와 관련해 우리가 자주 쓰는 말이 있다. 바로 ‘염치불구’다. “염치불구하고 좋게 봐달라” “염치불구하고 부탁드립니다” 등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쉽게 보고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염치불구하고’는 바른말이 아니다.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염치’다. 그런데 이 ‘염치’ 뒤에 흔히 쓰는 ‘불구하다’는 “(무엇에) 얽매여 거리끼지 아니하다”를 뜻하는 말이다.

‘몸살에도 불구하고’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인데도 불구하고’처럼 항상 ‘~에도’ ‘~음에도’ ‘~ㄴ데도’ 따위와 어울려 쓰인다. 따라서 ‘불구하다’ 앞에는 바로 명사가 올 수 없다.

‘염치 불구하다’의 바른 표기는 ‘염치 불고하다’이다. ‘불고하다’는 ‘~을 돌아보지 아니하다’란 뜻이다. ‘염치 불고하고’는 염치를 돌아보지 아니한다, 즉 ‘염치없지만…’이란 의미가 된다. 본래는 ‘불고(不顧)염치’ ‘불고염치하다’이다. 명사 ‘불고염치’, 동사 ‘불고염치하다’는 한 단어로 붙여 쓴다. ‘불고염치하다’의 어순을 바꾸어 쓰더라도 ‘염치(를) 불고하다’라고 쓰는 게 맞다. 우리가 흔히 쓰는 ‘체면 불구하고’도 ‘체면 불고하고’가 바른말이다.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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