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도 히로시마 명물인 츠케멘(廣島風つけ麺)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코즈웨이베이 소고백화점 뒤, 한국미용실 옆 건물에 위치한 ⌜바쿠단야 츠케멘(Bakudan-Ya Hiroshima-Men)⌟이 바로 그곳이다.

히로시마식 츠케멘은 차가운 면을 아주 매운 소스(쓰케지루)에 적셔먹는 음식으로, 그 매운 맛의 명성이 자자하다. 맵기 정도는 일본에서는 보통 1부터 30 정도라고 하는데, ⌜바쿠단야 츠케멘⌟은 2에서 200까지 지정할 수 있고 숫자가 클수록 맵다. 차슈(구운 돼지고기)와 계란반숙, 파채, 오이, 양배추 등 다양한 재료를 고명으로 얹어 먹는데 한 번 먹으면 자꾸 먹게 되는 맛이다.

츠케멘은 차가운 면을 사용하기 때문에 원래는 냉면이라 불렸단다. 면은 차가우면서도 찰지고 매끄럽다. 이 집에서는 차가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홍콩이라서 그런지 츠케면에 온면을 추가했다.

필자가 아닐 시도해 본 소스(쓰케지루) 맵기 정도는 일반 홍콩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30’임에도 불구하고 30의 맵기도 굉장해서 이마에서 땀이 줄줄 흐를 정도. 차가운 면을 은은하면서 화끈한 소스에 찍어먹다 보니 '냉정과 열정사이'를 오가는 바로 그 느낌이다. 츠케멘으로 후끈 달아오른 입은 달달한 매실주로 살살 달래주면 그만이다. 매실주나 사케 3잔을 한 세트가 HK$68이다.

차가운 츠케멘(HK$ 76)과 따뜻한 츠케멘(HK$80) 두 가지를 먹어본 결과 차가운 면이 식감이 좋고 깔끔하다.

‘바쿠단야’에서는 츠케멘 뿐만 아니라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단품 요리도 다양하다. 이 집에서 츠케멘 다음으로 유명한 것이 히로시마에서 공수해온 달달한 굴로, 하나에 HK$37이다. 부드럽고 바삭하게 튀겨낸 닭 한 조각이 HK$15이며, 히로시마 굴튀김 2개가 HK$64, 로스트 비프는 HK$75이다.

가격대도 그렇고 낱개로 주문이 가능해 다양한 안주를 즐길 수 있다 보니 이 집에는 유난히 혼자 오는 손님이 많단다. 시원한 산토리 생맥주를 즐길 수 있고, 일본 와인과 사케, 소주, 매실주, 과실주도 다양하고 저렴하다.

작고 아늑한 바쿠단야의 벽면에는 나무 조각들이 빼곡히 장식돼 있는데, 이 집을 찾은 손님들이 츠케멘을 먹고 기념으로 써놓거나 그려놓고 간 것들이라고 한다. 그 중에는 “맛있어요”라는 글씨를 예쁘게 그려놓은 나무 조각도 눈에 띄어 새삼 반가운 마음이 든다.

좀 색다르고 특별한 맛을 즐기고 싶거나, 내 입맛의 맵기 정도를 측정하고 싶을 때, 또 옆 한국미용실에서 파마하고 나니 시장기가 돌아 뭐라도 한 그릇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바쿠단야 츠케멘(Bakudan-Ya Hiroshima-Men)⌟
- 영업시간 : 오후 5:30~새벽 2:30 (예약은 받지 않는다)
- 주소 : Unit 1103, 11/F., United Success Commercial Centre, 508 Jaffe Road, Causeway Bay, H.K.
- 찾아가는 법 : 코즈웨이베이 MTR Exit C, 자페로드 Seven-11 건너편

▲ 츠케멘은 이렇게 매운 소스에 충분히 적셔먹어야 제맛이다.

 

▲ 이 집의 명물 닭튀김. (HK$16)

 

▲ 매실주나 사케 세트 (HK$68)

 

▲ 방문 흔적을 남긴 나무 조각들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 히로시마 명물 굴 (HK$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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