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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 칼럼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7-11-06 14:43:27
  • 수정 2017-11-06 1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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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옵션 A의 삶, 옵션 B의 삶
‘미래의 여성 미국 대통령 후보’로 꼽히는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최고운영책임자)가 지난해 5월 UC버클리대학교 졸업식 연단에 섰습니다.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세상 살아가면서 상실과 역경은 피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근간을 뒤흔드는 도전이야말로 당신이 진정 누구인가를 증명케 할 것입니다. 성취뿐만 아니라, 어떻게 극복했느냐가 당신을 규정할 것입니다.”

그가 버클리 졸업생들에게 이런 조언을 한 데는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미국 재계를 이끄는 비즈니스 리더로, 남편의 사랑과 지원을 아낌없이 받는 아내로 살아가던 어느 날 휴양지에서 남편이 심장부정맥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고통이 몰려왔다. 거대한 공허가 가슴과 폐에 가득 차 생각할 수도, 숨을 쉴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도 일곱 살, 열 살에 불과한 어린 아이들이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될까 봐 극도의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에게 이 고통을 극복하도록 도와 준 사람은 부부의 친구였던 애덤 그랜트 워튼스쿨 조직심리학 교수였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0월27일자 A26면 톱기사 <남편 잃은 그녀, 가장 먼저 ‘내 탓’을 멈췄다>는 그랜트 교수의 조언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슬픔의 과정은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것이지만, 공허는 개인의 신념과 행동으로 얼마든지 신속하게 극복할 수 있다. 고통을 견디는 능력,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양이 정해져 있지 않다.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근육처럼 후천적으로 노력과 연습을 통해 키울 수 있다.”

그랜트는 샌드버그에게 ‘충격으로부터의 회복’을 넘어 오히려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외상(外傷) 후 성장’ 방법을 일러줍니다. “당신이 처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려고만 하지 말고, 더 나빠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보라. 예를 들어 남편이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운전하다가 심장부정맥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 순간, 샌드버그는 “아이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에 미치도록 감사하게 됐다. 남편의 죽음 이후로 삶에 더욱 깊이 감사하게 된 것이야말로, 내가 경험한 인생 최대의 아이러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샌드버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비영리 조직인 OPTIONB.ORG를 설립했습니다. 역경에 맞서 삶의 의미를 찾고 회복탄력성을 기르려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최선의 삶인 ‘옵션 A의 삶’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만, 상실과 역경으로 인해 맞닥뜨리는 차선의 삶, 즉 ‘옵션 B의 삶’을 살아가는 법에 대해서는 좀처럼 생각하고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한다.” “슬픔을 대하는 미국인들의 문화를 바꿀 성찰”이라는 극찬을 받은 샌드버그의 ‘발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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