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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7-12-07 12:13:38
  • 수정 2017-12-21 18: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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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 향과 맛을 지닌 홍콩 – 그대를 향한 ♥사랑고백♥
홍콩에서의 삶, 10년이란 세월을 보내고 있다.

해외마케팅 업무를 했던 나는 주재원의 신분으로 다이나믹한 홍콩생활을 시작했다.

업무특성상 해외출장이 잦았던 터라, 출장으로 인한 다양한 나라들의 방문경험이 많은 편이다.
사우스아프리카 (South Africa) 즉 남아공의 케이프타운(Cape Town)으로부터 한국본사 복귀한 후, 또다시 홍콩지사 발령으로 커피맛과 같은 홍콩삶을 시작했다. 커피 맛에는 달콤한 맛, 쓴맛, 신맛, 짠맛, 알싸한 맛이 있는 것처럼 홍콩은 여러 가지의 다양한 면들이 있는 점이 커피와 너무나 비슷하다. 홍콩을 한마디로 표현하라하면.. “홍콩=커피의 맛과 향”이라고 생각한다.

홍콩 오기 전 나는 아프리카 최남단에 위치한 사우스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에서 생활하면서 ‘지상낙원이 있다면 케이프타운이었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던 곳이다.

옥색보다 더 진한 바다,~
온 세상 산소들의 집결지인 것 같은 순도 100프로의 맑은 바람냄새~
 눈이 닳는 곳에서 눈이 멈추는 데까지 뻥 뚫린 하늘에서는 파란물감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
저녁마다 변화무쌍한 빨간 저녁 노을의 신비한 향연이 날마다 펼쳐지는 곳~
 하루에도 몇 번씩 나타나 주는 아름답고 선명한 무지개~
모든 것이 여유롭고 평화로운 곳에서의 나의 삶을 극명하게 대조해주는 홍콩이다.

높은 빌딩사이에서 (악명높은(?) 몽콕에 사무실과 거주지가 있었다) 조마조마하게 간신히 보여지는~~ 틈새의 가느다란 실처럼 보여 지는 야박한 하늘~
빌딩숲에서의 하늘은 비싸기 그지 없는 귀하신 존재이다. 쉴 새 없이 부딪히며 한 발자국도 마음 놓고 내 딛을 수도 없게 짜증모드로 이끄는 복잡한 거리. 쉴 새 없이 오가는 차량과 사람들 속에서 느껴지는 지독한 8월의 더위.

홍콩은 그렇게 나에게 다가왔다.

홍콩에 처음 이사 온 후, 한국의 전기플러그 콘센트가 달라, 간단한 플러그를 사려고 약 오천원정도의 몇 푼만을 가지고 집을 나섰다. 가까이에서 구입할 수 있을 거란 짧은 생각은 긴 시간을 헤매게 했다.
전기제품 상점을 찾아 골목 몇 개를 지나는 동안, 방향감각을 잃었다. 어느 쪽이 왼 쪽인지, 오른 쪽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 되었다. 한자가 익숙하지 않은 나는 거리의 랜드마크(Land Mark)를 기억할 수 없는 무지한 상태가 되었고, 살고 있는 아파트를 찾을 수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모바일전화기를 두고 왔기에 연락할 수도 없고, 집주소도 기억이 나지 않아 정말 난감했다. 덜컥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돌고 돌아도 똑같은 거리, 돌고 돌아도 똑같은 사람들만 나타났다. 불과 몇 십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골목길에서 30분을 헤맨 것이다. 쓴맛과 신맛 같은 경험으로 홍콩생활을 시작했다.

10년의 세월을 보낸 후, 나는 지금 홍콩을 향하여 사랑고백의 글을 쓰고 있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변하게 했을까~~~~쓴맛도 달게 느껴지며, 아린 맛도 달게 느끼며, 신맛도 달게 느껴지게 만든 홍콩은, 이제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나의 달달한 ‘연인’인 것이다.

홍콩은 축복받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행복하고 풍성한 땅이다. 30분 이내에 아름다운 바다와 산을 접할 수 있고, 온 세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곳이다.
 
무거운 짐을 들고 전철을 타기 위하여 계단으로 낑낑거리고 내려 갈 때, 누군가 다가와서 도와주는 아직은 인정이 남아 있는 곳이다. 앞사람이 문을 열고 나갈 때 뒷사람이 나올 때 까지 문을 열고 기다려 주는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얼마 전에는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 평소, 뾰족한 하이힐을 즐겨 신는 나는, 전철역(MTR)을 빠져나오다가 하이힐의 뒤 굽이 배수구에 강하게 끼었다. 발을 내딛는 순간 나의 몸무게 만큼중량의 힘이 들어간 터라 쉽게 빠지지가 않았다. 너무 난감하고 부끄러운 순간에 어쩔 줄을 몰라 하고 당황해 하고 있었다.

 그때,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가와 도와주었다. 하이힐을 배수구에서 뽑아주고 내가 그 자리를 떠날 때까지 도와주는 착한 사람들이 사는 홍콩이다.

혼자였다면, 참으로 낮 뜨거운 순간이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혹은 낯선 사람과도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 아주 작은 정을 소소하게 나누며 살아가는 곳이 홍콩이다. 그러기에~~ 거창하고 대단한 경제 금융의 허브인 홍콩을 드러내지 않고도 아주 작은 감동들만으로도 홍콩은 충분히 사랑스럽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특성은, 모든 것들을 아름답게 보는 것이다. 단점도 장점으로 본다.
나는 홍콩과 사랑에 빠져 있다. 순간순간이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하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 살고 있는 나는 정말 축복받은 사람이다. 무엇보다, 이 아름다운 홍콩에 내가 사랑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나의 연인~~~ ‘홍콩’에게 내 사랑을 전한다.
 나의 사랑고백은 앞으로도 쭉 이어지리라~~

(청사완 거주 위클리홍콩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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