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를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 다녀올 수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출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입니다. 출장을 비롯한 업무 비용은 제약 없이 쓸 수 있습니다. 연말 인사고과(평가)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급여는 최고 수준으로 제공합니다.
‘소설 속의 얘기’가 아닙니다. 미국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회사인 넷플릭스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전통적인 인적자원(HR) 관리 통념을 깬 인재관리 원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말 성과평가와 근무시간, 휴가, 업무비용 처리 등과 관련한 세부 가이드라인이 없습니다. 대신 한 가지 분명한 원칙이 있습니다. ‘회사에 가장 이득이 되는 방향(Act in Netflix’s best interests)‘으로 결정하라는 것입니다. 넷플릭스의 인재경영 철학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어른답게(adult-like)’입니다.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한 만큼 ‘어른다운’ 책임을 묻습니다.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해 도태되거나 성과를 내지 못하면 회사를 떠나야 합니다. 창업 초기 멤버라거나 열심히 일해 왔다는 것은 고려사항이 아닙니다. 대신 퇴직금은 두둑이 챙겨준다는 방침을 지키고 있습니다. ‘오직 최고의 인재만 채용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경제신문이 11월27일자 A1면과 8면,10면에 걸쳐 심층 보도한 <혁신성장, 기업인이 이끈다: 케이블방송 제친 넷플릭스 “TV방송 시대 끝내겠다”>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세계 최초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는 지난 4월 가입자가 1억명을 돌파하면서 미국 전체 케이블방송 가입자(4800만명)를 두 배 이상 넘어섰습니다. 2002년 기업공개(IPO)를 한 이후 주가가 1만6000% 치솟았고, 2015년 3700명이던 직원은 1년 새 4700명으로 늘었습니다.
“우리의 최대 경쟁자는 기존 방송사가 아니라 사람들의 잠(sleep)”이라고 선언한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들에게 ‘제1원칙 사고’를 강조합니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용했던 사고방식으로, 일반 상식에 근거해 사고하는 것과 달리 문제의 근원에서부터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맹목적으로 지시를 따르거나 기존 처리 과정을 고수하기보다 ‘무엇이 최선일까’ ‘다른 방법은 없나’를 끊임없이 자문하다 보면 문제의 본질을 파헤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생각할 때 회사를 위해 최선인 것을 하라. 가이드라인 같은 것은 없다.” 헤이스팅스는 이런 기업문화와 채용 및 인재관리 원칙을 담은 문서(culture deck)를 125개 슬라이드로 제작해 2009년 온라인을 통해 외부에도 공개했습니다. 지금까지 1700만회나 조회됐다고 합니다.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라고 평가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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