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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의 미래세상 보기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7-12-21 16:29:06
  • 수정 2017-12-21 18: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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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에겐 기회이고 누구에겐 위기인 우리들의 미래세상
울더스 헉슬리가 지은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라는 책에서 과학기술의 지나친 발전과 남용으로 인간성이 파괴되는 시대를 그리고 있다. 멋진 기술로 멋지지 않은 신세계를 역설한 책이다. 엄청난 변화를 직면한 인류와 개개인에게 현명한 선택과 대응을 종용하는 책이다. 누구에게는 멋지고 누구에게는 멋지지 않은, 누구에게는 기회이고 누구에게는 위기인 우리들의 미래세상이 새로운 세계가 될 것이라고 준엄하게 경고하는 책이다.

먼저 멋진 얘기부터 해보자. 우리집 강아지에게서 드디어 문자가 왔다. "배고파요" 아침에 빈 밥그릇을 빠른 속도로 핥으니 사물인터넷이 작동한 것이다. 손에 든 스마트폰이 혈중 알코올 양을 감지해 로봇이 얼큰한 국을 조리한다. 

출근하니 인공지능 비서가 주요 뉴스와 경제동향을 브리핑한다. 오늘의 상세 일정에 덧붙여 만나는 사람들의 동정과 취향까지 빅데이터로 설명해 준다.  아, 그러고 보니 중요 서류를 깜박 집에 놓고 왔다. 그렇지만 걱정 없다. 

드론을 뛰우면 15분이면 사무실 창 앞에  도착할 테니.피곤한 퇴근 길에는 자율주행자동차에서 와인 한 잔 하면서 클라우드에서 5G로 영화 한 편을 1초 만에 내려받아 본다. 집에 돌아오니 돌아가신 부모님이 생각나 360도 홀로그램으로 만나뵙고, 가상현실 에덴의 동산을 거닐다 잠에 든다. 참으로 멋지지 아니한가. 뜬금없고 생뚱맞고 허황된 얘기라고? 아니다. 모두 지금 당장 가능한 일이다.

다음은 멋지지 않은 얘기다. 직장 상사의 간섭, 때론 가족들의 잔소리에도 지치는데 이젠 애완견, 화초, 심지어 자동차 타이어까지 매일매일 순간순간 한 마디씩 한다. 어설픈 로봇과 어쭙잖은 인공지능으로 회사일과 집안일이 꼬이지만 차가운 기계에 욕할 수도 없다. 

내가 띄운 드론은 사생활 침해로 고소당했고,내가 몰지도 않은 무인자동차의 사고는 온전히 내 책임이라 한다. 나도 모르는 나의 빅데이터가 굴러다니고 클라우드에 저장한 모든 개인정보가 해킹되었다. 골치 아파 밤이면 밤마다 가상현실에 푹 빠져 중독되어 실제 사람 만나기가 귀찮을 정도다. 어이없는 얘기라고? 아니다. 모두 얼마 안 있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작금에 전 세계를 호령하는 하나의 기업을 꼽자면 그것은 분명 구글이다. 구글은 위에 열거된 거의 모든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아니면 맘만 먹으면 그럴 수 있다. 구글은 기술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의 풍요를 성취하는 것이 존재 이유라 표방한다. 

그러면서 그들의 실천적 사훈은 'Don't be evil'. 거룩한 미션하에 갑자기 '사악해지지 말자'니, 왜 그랬을까. 분명 기술이 가져오는 신세계는 유토피아 아니면 디스토피아이고, 이들이 동전의 양면이자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구글은 무인자동차 사업을 과감히 내놓는다. 온 세상의 3D지도만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면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다고 한다. 테슬라가 맞장구를 쳤다. 애플의 스마트폰과 페이스북의 연결망과 아마존의 상품 배송 시스템까지 가세하며 가상기업으로 뭉친다. 과연 이 드림팀에 대항할 기업이 전 세계 어디에 있을까.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아니다. 아닌 것이 아닌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다. 그렇다. 신세계( New World)가 오고 있다. 아니다. 이미 와 있다.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많은 것이 실현되고 모든 것이 가능한 멋지고 멋진 신세계가 우리앞에 펼쳐져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그 멋진 신세계가 우리 모두에게 멋질 것인가. 신세계가 우리 모두에게 멋질려면 우선 기술을 알아야 한다. 단순히 차가운 기술로만 여기지 말고 이들의 인문적인 본질과 사회적인 영향에 대해 곱씹어 보아야 한다. 이 시대의 기본 교양이자 필수지식이기 때문이다. 교양 있고 용기 있는 자에게만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가 열릴 수 있다. 누구에게는 기회가 되는 용기 있는 자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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