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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즈니스 인사이트.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8-01-18 15:50:14
  • 수정 2018-01-18 15: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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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국 키워드는 ‘4차산업혁명’과 ‘일대일로’
꼭 120년 전인 1898년에 청(淸)나라는 무술정변(戊戌政變)이라는 사건이 있었다. 중국이 청일전쟁에서 패배하자 제국주의 세력은 ‘파이’를 나눠먹기에 바빴고, 황실은 혼돈의 연속이었다. 민중에서는 무능한 정부를 대신해 변법자강운동을 일으켰다.

서태후로 대표되는 보수세력과 젊은 광서제로 대표되는 혁신파는 갈등을 일으켰다. 젊은 광서제는 1898년 6월, 혁신파의 영수 캉유웨이와 량치차오 등을 등용하는 무술정변을 일으켰다. 관청을 정리하고 과거제도와 학교 제도를 개혁하는 등 입헌정치 제도 시행을 생각했다. 하지만 이 개혁은 100일 만에 끝났다. 

한반도에서는 이보다 14년 빠른 1884년에 갑신정변이 있었지만 역시 실패했다.

당시 조선이나 청나라 모두 변화의 바람 앞에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그 변화를 타지 못했다. 결국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가 됐고, 청나라는 신해혁명으로 망했다. 이후 군벌시대, 내전시대 등 오랜 혼란을 겪었다.

 
120년 전 불던 변화의 바람은 1차 산업혁명(증기기관차의 발명으로 촉발)과 2차 산업혁명(전기의 발명으로 촉발)으로 인해 생산력과 무기체계에서 혁신을 단행한 서양세력과 물리적 대결에서 이기거나 견뎌내는 내성의 문제였다. 하지만 조선이나 청나라 모두 이에 실패했고, 뼈저린 교훈을 얻어야 했다.

120년 후 새롭게 맞는 무술년에도 이런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이다. 2차 산업혁명이 증기기관이라는 1차 산업혁명을 기초로 이뤄졌듯, 4차 산업혁명은 네트워크의 혁신이라는 3차 산업혁명이 단초가 됐다. 

물론 닷컴시대로 불리는 전 시대가 모든 사람에게 주는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과 모바일 등 3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신기술은 산업의 지형을 완전히 바꾸었다. 

생산은 물론이고, 소비, 마케팅, 문화 등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토양이 됐다. 

인간의 지식이나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도 알파고나 왓슨 같은 인공지능이 대신하고, 인간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공정에는 로봇이나 3D 프린터라는 혁신적인 제조기법으로 대체가 가능해졌다.

닷컴 열풍에 거품이 많았다는 이야기가 많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닷컴 열풍은 2차 산업혁명의 중심 도구인 전기가 주는 것만큼 큰 혁명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혹자는 여자를 노동에서 해방시킨 세탁기보다 더 큰 역할을 못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우선 앞서 말했듯이 인간이 필요로 했던 대부분의 영역은 인공지능이나 로봇으로 대체가 가능할 정도가 됐다. 거기에 세상에 포진한 수많은 센서나 사물인터넷이 인간의 오감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류가 만들어낸 수많은 동서양 의학정보를 딥러닝한 왓슨이 MRI나 CT 정보를 분석해 내 놓은 자료와 오래된 의사가 내놓은 분석한 것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 바둑에서 이세돌이나 커제를 이긴 알파고가 이젠 너무 단순하다며, 인간과의 대결을 피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자는 지난해 6월 이 공간에 ‘4차 산업혁명, 중국에 앞설 수 있는가’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칼럼을 썼다. 

내용은 중국이 이미 4차 산업혁명의 모든 면에서 체계를 잘 갖추어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경직된 국가 체제인 사회주의를 채택한 중국이 이렇게 빠르게 4차 산업혁명에 적응하는 반면에 우리는 여전히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을 걱정했다.

올해는 우리의 미래를 가름할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다. 한국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여건을 잘 파악하는 것이다. 

다행히 지난해 대통령 직속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젊은 지도자가 책임자가 됐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이 부분을 이해해서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국 등 주변 국가를 보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한 단계 두 단계 나갈 때, 중국이 우리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나간다면 자유무역환경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적어지기 때문이다. 모든 면에서 경쟁하기보다는 한국에 특화된 부분을 찾고, 이 부분에서 경쟁력을 찾아가야만 미래 먹을거리를 장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을 볼 때 ‘4차 산업혁명’ 만큼 중요한 것이 ‘일대일로’(一帶一路)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전략의 중요한 키워드다. 

간단히 말하면 ‘먼저 부자가 되게 했던(先富論)’ 지역의 발전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만큼 이제는 서부 지역을 본격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한미일이 막고 있고, 이미 부를 이룬 동쪽보다는 스탄 국가들과 러시아, 유럽이 연결되는 서쪽으로 육로와 바닷길을 연결하겠다는 이 전략은 동쪽에 있는 한국에게 별반 유리할 것이 없는 전략이다. 하지만 산둥반도(山東半島) 등과 한국을 연결하는 다양한 통로가 활성화되면 한국은 일대일로에서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이 두 프로젝트는 아직 구체적인 가치들이 나오지 않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우리 언론도 이 부분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내놓기보다는 중국의 해외 고속철도 사업에 차질이 있다는 보도를 내보내면서 자위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살피면 안일한 인식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우리가 스스로 자위하는 동안에 중국은 2016년까지 세계 고속철도의 60%에 해당하는 2만2000킬로미터를 건설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해에 첫 개통하고 불과 8년 만에 이런 성적을 냈으니 무서울 정도다. 참고로 우리 KTX는 2004년 개통했다.

그런데 중국이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속도를 예측하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 같다. 

반도체를 제외한 정보통신 분야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는 국가가 됐고, 드론이나 모바일 결제 등에서는 세계적인 선도국이 됐다. 

일대일로도 북한이 가로막은 상황에서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바다는 물론이고 한국에서 서부개발의 중심지역인 쿤밍(昆明), 충칭(重慶), 청두(成都), 시안(西安), 우루무치(Urumci), 후허하오터(Hohort) 등으로 직접 갈 수 있는 항공노선만 제대로 확보되면 우리의 비즈니스에 다양한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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