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내리쬐는 어느 한적한 오후.. 홍콩에 거주한 이래 처음으로 셩완(上環.Sheug Wan) 웨스턴마켓 주변에 있는 건어물 골목을 구경해 보기로 하였다.

어느 한 나라를 여행할 때 그 나라를 알고 싶으면 시장골목에 가보라 했다. 그만큼 직접 현지인들의 삶의 모습을 생생히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MTR 셩완역 A2 출구 주변이다. 화창한 날씨를 만끽하며 구경을 할 수 있었던 날이었다.왼쪽 방향으로 웨스턴 마켓. 쭉 직진하면 셩완 페리 터미널 방향이다.)

MTR 셩완역에서 A2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웨스턴 마켓 근처 윙록 스트리스 (永樂街,Wing Lok Street)에는 건어물 상점들이 쭉 펼쳐져 있다.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건어물 특유의 냄새가 내 코를 찌르기 시작했다.

한약재, 인삼 가게들이 쫙 보이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의 서울의 큰 약재시장인 ‘경동시장’이 떠올랐다. 경동시장보다는 확연히 작은 규모이지만 도소매로 약재와 건어물들을 거래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관광을 하는 젊은 사람들도 간간히 보이긴 했지만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 판매하는 사람들 대부분 어르신들이 많이 보였다.

 
▲ 전형적인 홍콩 건어물 가게의 모습. 하나하나 깔끔하게 진공포장이 잘되어 있다.

일본산 건빙어(公鱼),뱅어포도 많이 보였고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땅콩, 호두, 말린대추 등 을 쉽게 볼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호두의 가격은 0.5~06 kg (한봉지) 에 50HKD 우리나라 돈으로 약 7000원이었다. 대부분의 건어물 가격들은 가게들마다 비슷비슷하다. 건새우도 500g(每斤) 에 250~270 HDK (한화 3만원) 이다.

 
▲ 건어물 골목 답게 역시나 건어물의 대표인 오징어를 뺴놓을 수가 없다. 맨 오른쪽에 있는게 바로 일본산 빙어

이 건어물 골목은 윙록스트리트에서 쭉 이어져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아이클럽 (I Club)호텔이 있는 본햄스트랜드(文咸街,Bonham Strand)로도 이어져있다.

본햄 스트랜드에는 건어물들을 박스채로 여기저기 운반하는 가게 직원들의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게 형태들은 하나같이 비슷비슷했고 주로 도소매 거래 가게들이 쭉 이어져 윙록스트리트와는 살짝 다른 느낌이다


 
▲ 소금에 절여 말린 돼지고기인 중국의 대표 훈제 음식 라로우 (腊肉))

라로우는 돼지고기를 말려서 자연적으로 바람으로 말리우고 집안에 넣고 장작의 연기에 놓는다는 뜻이다.

보통 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발효음식하면 김치, 된장, 청국장 등이 떠오르듯이 중국에서 대표할만한 발효음식을 뽑자면 이 라로우이다.

이 라로우를 썰어서 그냥 먹기도 하지만 볶음밥에 넣어서 먹어도 짭잘함이 느껴져 간을 굳이 안해도 될만큼 볶음밥의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기에 충분하다. 아니면 보통 죽순, 시금치 같은 나물종류와 함께 볶아 먹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중국인들의 보양음식으로 먹는다는 제비집 또한 볼 수 있었는데 어느 가게를 지나든 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샥스핀이다.

사실 중국어로 상인이 계속 위두(鱼肚) 라고 해서 뭔가 했더니 그게 바로 샥스핀 이었던 것이다. 최고급 식재료인 샥스핀을 1.1kg (1斤 600克) (8조각)에 2880HKD. 우리나라 돈으로 약 40만원 정도 이다.

이렇게 다양한 건해산물, 식재료들을 구경하고 나니 나름 공부도 되고 홍콩 현지인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다.

MTR 셩완역 A2출구에서 도보 2~3분거리

(취재: 위클리홍콩 김은영 기자 weeklyh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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