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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의 뉴스레터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8-03-20 10:34:38
  • 수정 2018-03-20 10: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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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조직의 영혼은 무엇인가”
세계 최고 IT기업으로 군림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2010년대 들어 심각한 암흑기를 맞았습니다.
‘필살기’였던 컴퓨터 운영체제(OS)에 발목을 잡힌 탓이었습니다. 모바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PC 시장이 급속하게 추락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석권했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주도권을 내줬습니다.

창업자 빌 게이츠에 이어 CEO(최고경영자)를 맡았던 스티브 발머가 이런 상황에 책임을 지고 2014년 초 퇴임했습니다. 누가 후임을 맡을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포드자동차를 기사회생시킨 앨런 멀럴리 같은 외부 인사가 구원투수로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뜻밖의 인물이 나타났습니다. 22년 전 이 회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인도 이민자 출신 엔지니어, 사티아 나델라였습니다.

나델라는 취임하자마자 마이크로소프트를 모바일 클라우드 기업으로 과감하게 변모시켰습니다. 플랫폼 비공개주의 등 폐쇄적이었던 기업문화를 ‘개방’과 ‘연결’로 뜯어고쳤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나델라가 CEO로 취임한 2014년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60% 이상 상승했습니다. 이 회사는 인프라,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합 집계한 부문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섰습니다.

한국경제신문 3월16일자 A26면 <힘 잃던 IT공룡 다시 일으킨 힘은 열정 ‘새로고침’>은 나델라 CEO가 마이크로소프트를 바꿔나간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나델라는 변화와 혁신의 은유적 표현으로 새로고침이란 말을 자주 쓴다. 웹브라우저에서 새로고침(F5)을 누르면 업데이트된 페이지가 열린다. 본질이라는 토대 위에 변화와 혁신을 새롭게 덧입힌다는 의미다.”

나델라는 ‘질문과 경청’을 통해 회사를 고쳐나갔습니다. CEO에 취임한 뒤 임직원들에게 첫 번째로 한 질문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존재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였습니다. 기업의 구성원은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이 사회에서 기업은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가 등의 질문을 이어나갔습니다. 직위와 소속을 가리지 않고 만난 수백 명의 임직원들로부터 그가 들은 말은 “우리들은 경쟁자를 좇는 대신 다시 한 번 선두에 서고 싶다. 명확하고 구체적이며 고무적인 비전을 갖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델라는 이 과정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독보적인 인공지능 기술 같은, 언론이 극찬하는 실리콘밸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회사를 환골탈태시킨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라는 새로운 비전은 그렇게 해서 탄생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영혼의 재발견’. 나델라가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직원들에게 열정과 사명감을 불어넣고, 관성에 빠진 조직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던진 화두(話頭)였습니다. 회사와 임직원 각자의 사명(mission)을 새롭게 정의하는 작업도 벌였습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도 던져볼 만한 화두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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