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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의 미래세상 엿보기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8-03-20 10: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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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마 왐스리 GSK 여성 CEO 회장이 던지는 교훈
글로벌 대형 제약사 역사상 첫 여성 CEO 자리에 오른 에마 왐슬리, 영국 최대 제약회사로 시가총액만 약 145조 원에 달하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2016년부터 이 회사를 이끄는 에마 왐슬리 CEO는 옥스퍼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지만 전공은 제약이 아닌 언어학이었다. 다국적 제약회사 최고경영자로 어울리지 않았다.

이런 이력 탓에 업계에서는 그녀에 대해 '아웃사이더' 또는 '제약의 비전문가 문외한'이라며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GSK로 회사를 옮기기 전 17년간 근무했던 로레알에서도 제약·백신이 아닌 컨슈머헬스케어 분야를 맡았던 그녀였다. 왐슬리 회장은 GSK CEO로 취임한 후 어느 한 인터뷰에서 회사 체질을 바꾸려면 사람들이 말하는 자신의 약점이 오히려 '참신한 눈'으로 보는 장점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설파했다.

왐슬리 회장은 자기의 논리를 행동으로 보였다. 그동안 관행으로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재평가하며 버릴 건 버리고 유망한 사업엔 더 많은 재원과 인력을 투입키로 했다. 왐슬리 CEO는 스스로 아웃사이더임을 부정하지 않았다. 대신 아웃사이더라는 점에서 장점을 찿아내려 노력했다. 그가 스스로 찿아 낸 아웃사이더의 장점은 '참신한 눈'이다. 주류가 아닌 비주류가 가질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이 바로 참신한 눈이다. 왐슬리 CEO는 아웃사이더의 참신한 눈이야 말로 회사 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즉 제3자의 입장에서 조직에 필요한 전략, 인재 등을 살피고 용기 있게 조언하는 게 아웃사이더의 역할이라는 뜻이다.

대기업 관행에 매여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던 회사, 그녀는 2010년 GSK에 합류한 이후 가장 먼저 조직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GSK는 대형 제약사라는 타이틀로 그런대로 성과를 내고 있었지만 내부에서 '큰 회사'라는 울타리에 갇혀 있었다. "큰 돈을 투자했는데 손해가 나면 어쩌냐", "법을 어기면 어쩌나"와 같은 사소한 고민들이 새로운 도전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그녀는 조직을 대대적으로 손보기 시작했다. 첫번째로 불필요한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중단시켰다. 기술이전, 매각 등으로 불필요한 R&D를 정리하고 핵심 R&D에 R&D 예산의 80%를 집중시킨 것이다. 다음으로 그녀는 효율성이 낮은 공장들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왐슬리 CEO는 말했다. "나같은 아웃사이더 리더의 역할은 거리낌없이 조직을 개선하고, 조직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왐슬리 회장의 이런 자신감은 24년간 영업 현장을 발로 뛴 경험에서 나왔다. 로레알에서 근무할 때는 파리와 뉴욕, 상하이 등 여러 지역에서 마켓팅을 총괄하며 산전수전을 겪었다.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관행과 경험에 안주하여 거대 조직이 관료주의에 물드는 성향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찿아 볼 수 있다.이에 비춰봤을 때 비(非) 전공자, 비(非) 남성을 최고 수장 자리에 앉히고, 그가 비(非) 관행 혁신을 이어가도록 독려하는 GSK의 사례는 눈여겨 볼 만하다. 특히 여성 임원 볼모지인 국내 제약사들이 에마 왐슬리 CEO의 성공 스토리를 눈여겨 봐야 한다. 회사가 크든 작든, 회사가 잘 굴러 갈 때나 잘 안 굴러 갈 때나, 에마 왐슬리가 던지는 교훈 '참신한 눈'을 갖고 실천해 가는 것이 준비를 갖추고 대비책을 세워나가는 유비무환(有备无患)의 정신이고 경영의 금과옥조(金科玉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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