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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알고 관리하자 - 검버섯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8-05-09 12:01:14
  • 수정 2018-05-09 12: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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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1335~1408)의 어진(왕의 초상화)입니다. 태조의 어진은 전국의 여러 사당에 있었으나 전쟁으로 소실돼 현재 전라북도 전주의 ..
 
위 사진은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1335~1408)의 어진(왕의 초상화)입니다. 태조의 어진은 전국의 여러 사당에 있었으나 전쟁으로 소실돼 현재 전라북도 전주의 경기전에만 남아있습니다. 이 곳 안내판에는 '태조 어진'(국보 제317호)에 관한 설명이 아래와 같이 적혀있습니다. “태조는 기록에 의하면 키가 크고 몸이 곧바르며, 큰 귀가 아주 특이하다고 하였다. 태조 어진을 보면 넓은 광대뼈에 눈과 입이 작으며 양쪽 귀가 큰 모습이다. 오른쪽 눈썹 위에는 사마귀가 그려져 있어 사실적 묘사에 치중했음을 알 수 있다."

직업이 피부과의사인 저에게 '오른쪽 눈썹 위 사마귀'라는 글귀는 매우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언뜻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한 나라를 세운 왕의 초상화는 완벽해야 한다는 편견이 제 머릿속에 있어서인지 최근 취업준비생이 증명사진을 찍은 후 포토샵으로 외모의 부족한 부분을 보정하는 요즘과 많이 상반된 모습입니다.

‘일호불사편시별인’(一毫不似便是別人).

‘터럭 하나라도 똑같지 아니하면 다른 사람’이라는 뜻으로, 숙종 14년 3월 7일자 승정원 일기에 나오는 이 말은 우리나라 전통 초상화에 적용돼온 오랜 철칙입니다. 이같은 원칙에 따라 우리나라의 전통 초상화는 대상을 미화하는 서양 인물화와는 달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정직하고 가감 없이 그려냈습니다. '초상화, 그려진 선비정신'(저자 이성낙)이라는 책을 보면 피부과 전문의들과 함께 우리나라 초상화 519점을 대상으로 조선시대 성인얼굴의 피부병변을 연구한 내용이 나옵니다. 20종에 달하는 다양한 피부병변을 발견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중 가장 많이 발견된 피부병변은 검버섯(122점)입니다.

 
그림2) 검버섯이 그려진 초상화
출처: 책 ‘초상화, 그려진 선비정신'(저자 이성낙)

검버섯은 현재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고 피부과 진료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피부병변입니다. ‘얼굴에 핀 저승꽃’이라는 말이 있듯이 일반인부터 왕년의 미남미녀스타까지 어느날부터인가 본인의 얼굴이나 팔에 생기기 시작한 갈색 반점이 보이면 거스를 수 없는 세월의 무게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검버섯을 저승꽃이라고 칭했던 이유는 주로 중년기 이후에 발생하고, 검버섯과 같은 소견을 보이는 피부암일 경우 치명적인 증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입니다. 하지만 사실 검버섯은 자외선을 많이 쬘 경우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고, 환경적 유전적 영향도 많이 받으므로 ‘검버섯 =노년시기’로 단정짓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번시간에는 진료하면서 받은 검버섯 관련질문들을 모아 답변을 드리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림3) 얼굴에 발생한 검버섯

Q) 검버섯이란 무엇인가요?

검버섯은 자외선과 노화로 피부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다른이름은 지루각화증 (seborrheic keratosis)입니다. 노화에 따른 피부반점(aging spot)의 일종이지만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Q) 검버섯은 피부암이 될 수 있나요?

검버섯이 악성종양으로 변하는 일은 극히 드뭅니다. 하지만 피부암 중에는 검버섯과 모양이 비슷하여 오인돼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부과 의사면 육안진찰과 피부확대경 검사만으로도 일차적인 진단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점이나 검버섯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통증이나 출혈을 동반하는 경우는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확인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 얼굴과 몸에 작은 검버섯들이 갑자기 많이 발생하는 경우 위암 등 내부 장기의 암과 관련된 피부증상인 경우도 있습니다.

Q) 검버섯의 치료는 레이저가 최선인가요?

검버섯은 피부양성종양이므로 원칙적으로는 수술적인 제거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미용적인 목적으로 제거하길 원하고. 대개 표피에 국한되어 발생하므로, 간단히 박피성 레이저 시술을 통해 제거합니다. 과거 레이저가 발전하지 않았을 때에는 냉동치료나 전기소작술, 화학박피 등으로도 치료 했지만 레이저 장비의 기술적 발전 덕분에 현재는 레이저 시술이 검버섯 치료의 표준입니다.

Q) 검버섯은 레이저로 없애도 다시 생기나요?

검버섯은 표피에만 증식하는 질환이므로 대부분 레이저로 충분히 제거가 가능하지만 레이저를 이용해 ‘뿌리까지 완전히’ 검버섯을 제거하면 상처가 낫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 기간 동안 일상생활이 불편해, 2,3회로 나눠 치료를 받는다면 시술의 깊이를 다소 얕게 시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치료 뒤 남아 있는 검버섯 조직들이 다시 자라면 검버섯의 재발로 보이게 됩니다.

Q) 큰 검버섯을 레이저로 무리하게 1번에 제거시 어떤 불편한 점이 있나요?

크고 깊은 검버섯을 한번의 시술로 다 없애면 치료 뒤 붉음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염증 후 색소침착’이라는 현상으로, 레이저 시술로 인해 발생한 상처가 낫는 과정에서 치료 부위에 가벼운 염증반응이 생기는데, 그 결과로 발생하는 일시적인 색소증가 현상입니다. 레이저 치료 후 발생한 색소침착은 치료 부위의 붉은 기운이 사라지고 난 후 발생하며, 6개월 이상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Q) 검버섯을 레이저 치료 후 통풍이 잘 되게 해야 잘 낫나요?

비단 검버섯치료 뿐만 아니라 점제거 등의 레이저치료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치료 후의 딱지나 상처가 낫는 데 공기가 통해야 빨리 회복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딱지가 안 생기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레이저 치료 부위가 공기에 노출되어 건조한 상태가 되면 딱지가 잘 생기는데 이것은 오히려 새로운 피부 재생을 방해해 상처 치유가 지연됩니다. 피부과에서는 검버섯의 레이저 치료 부위에 습윤환경을 조성하여 딱지 없이 상처가 재생되게 하는 드레싱 제품을 부착해 줍니다. 이러한 습윤 드레싱 제제는 레이저 시술 후 최소 1주일, 길게는 2주일까지 부착합니다. 부착된 밴드 내에는 진물이 고이는데, 이것은 상처 치유 과정에서 분비되는 체액이므로 걱정하지 말고 그대로 두면 됩니다.

Q) 여름철에는 레이저 검버섯 제거술을 받으면 안되나요?

여름철에도 레이저 시술이 가능합니다. 레이저 치료 후 붉음증과 색소침착을 결정하는 주된 요소는 레이저 치료의 강도와 깊이, 그리고 레이저 후의 처치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봄·여름의 강한 자외선이 레이저 치료 부위를 자극하기 쉽기 때문에 급한경우가 아니라면 가을·겨울에 검버섯 치료를 주로 받으며, 시술 뒤 일상생활에 지장이 어느 정도 생기기 때문에 연휴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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