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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Talk Talk – 나를 위한 ’행복제조기‘ 찾기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8-05-16 11:51:38
  • 수정 2018-05-16 11: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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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상을 만드신 창조주는 참으로 공평하게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 몇 해 전인가....어느 드라마에서 죽지 않고 영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정상적인 삶을 살고 죽는 ..
이 세상을 만드신 창조주는 참으로 공평하게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 몇 해 전인가....어느 드라마에서 죽지 않고 영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정상적인 삶을 살고 죽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영원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많지만....이 지구상에서 물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들 중에 영원한 것은 없는 것 같다.

나무도 수명이 있고, 아름다운 꽃도 때가 되면 시든다. 사무실 옥상에는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한적한 길가나 들판에서나 볼 수 있는 들풀과 들꽃들이 제멋대로 자라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 좋아.. 하루에도 몇 번씩 그 곳에서 차를 마시곤 한다. 손을 한껏 뻗으면 잡힐 것 같이 가까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흥겹다. 그래서 그럴까~~ 사람의 손길이 닳지 않은 것처럼 제멋대로 자란 풀들이 빽빽하게 풍성을 이루고 있다. 저마다의 같은 종(種)끼리 나름대로의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도 신기하다.

사실, 홍콩건물,,, 옥상출입은 엄격하다. 이유는 안전사고 때문이다.
이 옥상에는 청소하는 분들의 쉼터이자,, 청소도구들이 구석에 보관되어 있다.
내가 처음에 옥상에 올라갔을 때는... “이곳은 출입금지구역이다. 빨리 내려가라”는 야박한(?) 강한 제지를 당했다. 그러나, 이내 그들은 나의 진심을 알았던지(들풀을 사랑하는 마음, 옥상에서 생을 마감하려는 뜻이 안보였겠지..) 청소하는 아주머니의 굳은 손들과 굽은 어깨를 바라볼 때는 찡한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 다 낡아 구멍이 숭숭난 플라스틱 의자, 바깥에서 많은 날의 비를 맞아 애초에 어떤 색깔이었는지도 구분이 안되는 소박한 둥근 의자를 내준다. 낡은 의자이지만 그들이 따스한 마음은 홍콩의 따스한 5월의 오후를 더욱 더 빛나게 해준다. 행복한 마음은 보너스다.

그러던 중, 며칠 전에는,,, 깜짝 놀랐다.. 풍성한 풀들이 모두 다 잘려 나가고 아주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까까머리 남자 중학생 머리처럼 민둥이 되어 있었다.. ’아~~~~~ 이럴 수가.... 너무 아깝다..... 왜 잘라버렸지..... 자르기전에 나에게 알려주었으면 좋았을 걸‘ (물론, 빌딩관리 사무실에서 나에게 알려줄 이유는 1도 없다)그렇게 아쉬운 마음으로 며칠을 보내고~
 
 
 
이렇듯 풍성했던 모습이 민둥이 된 후, 3일 만에 올라간 옥상에서는 새로운 생명들이 움트고 있었다.
 
듬성듬성.. 새 순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 게 아닌가!!!
‘살아있었구나 ~~~살아 있었던 거였어. 더 높이 더 크게 자라라고 잘라 주었나보다~
너무나 반가웠다. 베르사이유의 궁전에 있었더라면 무참히 뽑혀 나갈 들풀이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나무들과 귀하신 꽃들에게 해를 끼치는 귀찮은 존재 취급을 받을 들풀이다. 이곳 홍콩의 회색 옥상에서 잘 자라, 푸르름과 향긋한 풀냄새를 선사해주고 있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진다. 행복을 생산하여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행복 제조기‘의 일부이다.

잘려 나간 작은 풀도 다시 스스로 새순을 내고 새 삶을 시작한다. 힘든 시간을 견디면 더 좋은 건강한 새순을 얻고 더 크게 풍성한 들풀이 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움추려야만 힘껏 뛸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고난과 힘듦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너무 힘들어 비명조차 지를 수 없는 상황이 미래의 행복을 위한 시작점인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모두 다 행복한 5월이길 바라면서~~~~
(위클리홍콩 독자(완차이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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