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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의 뉴스레터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8-05-29 10: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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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력은 나눠야 커진다”
“당신과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지난 20일 별세한 구본무 LG 회장의 따뜻했던 생전 일화가 쏟아져 나오면서 우리 사회를 훈훈하게 했습니다. ‘따뜻한 옆집 할아버지 같았던 대기업 회장’ ‘선행을 베푸는 소탈한 회장님’ ‘작은 약속도 소중히 여기는 경영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애도하는 기업인이 또 있을까”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있다니 자랑스럽다”는 2차 반응도 줄을 이었습니다. LG 사옥 표지석 앞에 국화꽃과 함께 놓인 한 직원의 추모편지는 잔잔한 감동을 줬습니다. “회장님이 강조하신 인간 존중 경영이 저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한국경제신문 5월25일자 A27면 톱기사 <나누면 더 커진다, 권력의 역설>은 구 회장이 실천했던 ‘인간 존중 경영’의 뜻을 더욱 새기게 해줍니다. “권력이란 지배와 복종의 관계를 결정하는 힘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영향력이다. 개인의 이기심을 위해 권력을 오·남용하면 권력자의 평판이 나빠져 결국 권력을 잃고 마는 역설적 상황에 처하게 된다.”

대커 켈트너 미국 UC버클리 심리학 교수에 따르면 “침팬지 무리에서 우두머리가 되는 것은 단지 힘이 세서가 아니라, 서로의 털을 고르고 이를 잡는 그루밍을 잘해주고 잘 어울린 결과”라는 것입니다. “공동체는 최대의 선을 증진시키는 사람에게 영향력을 좌우할 평판을 조성하며, 최대 선을 증진시키는 사람을 위상과 명예로 보상한다. 최대 선을 좌우하는 다섯 가지 요인은 열정, 너그러움, 집중력, 평정심, 열린 마음이다.”

권력을 잡은 사람은 대부분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권력의 맛을 보고 나면 달라지기 십상입니다. “권력은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 유지된다. 공감과 나눔, 고마움의 표현, 모두를 하나로 묶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읽고 헤아리는 공감능력을 키워야 한다.”

켈트너 교수는 “권력과 특권을 인식한다는 것은 뇌가 외상을 입는 것과 같다”며 경계할 것을 당부합니다. 뇌가 ‘외상’을 입으면 제 잇속만 차리는 충동적 행위로 이어지게 됩니다. “권력을 가졌다는 느낌은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벅찬 감정을 갖게 해준다. 그 느낌을 잘 살펴서 권력을 쓰되 겸손한 사람이 더 오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려면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나누며, 존경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한경 5월25일자 B3면 <“창업보다 어려운 일은 교만하지 않는 것”…천년의 울림>은 일본 작가 다구치 요시후미가 쓴 《정관정요 강의》를 소개했습니다. 당 태종 이세민의 신하 위징은 군주가 지녀야 할 본연의 자세를 ‘십사구덕’으로 불리는 훈계로 정리해서 제시했습니다. “인간은 탐욕스러운 존재다. 때로 ‘이것을 가지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사로잡힌다면 ‘지금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라며 탐욕스러운 자신을 경계하라.”

권력을 잡고 성공을 거둔 뒤에도 교만하지 않고 절제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배우지 않으면 담장 앞에 서 있는 것과 같다. 담장 안의 정원이 보이지 않으니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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