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재테크 귀재 세이노의 진짜 '부자 아빠' 되기 -2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6-07-06 12:01:02
  • 수정 2009-06-18 14:55:22
기사수정
  • [제132호, 7월7일] 부자더러 돈을 파묻으라고?   참부자들까지 다 도둑으로 생각한다면 사람들은 왜 부자가 되려 하는 것일까. 머릿..
[제132호, 7월7일]

부자더러 돈을 파묻으라고?
  참부자들까지 다 도둑으로 생각한다면 사람들은 왜 부자가 되려 하는 것일까. 머릿속에 '부자=도둑놈'이라는 공식이 박혀 있다면 부자가 되는 것은 도둑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사원이 과장의 생각을 알면 과장이 될 자질이 있는 것이고, 사장의 생각을 알면 사장이 될 자격을 갖고 있는 것이다. 진정 부자가 되고 싶다면 참부자들의 생각을 배워야 한다.

  얼마 전에 100만 원짜리 도시락이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은제 케이스와 은수저에 10만 원짜리 전복죽, 캐비어 등으로 만들어진 도시락이었다. 뉴스에 나온 시민들의 반응은 대개 "지금 밥을 굶는 사람도 많은데, IMF를 벌써 잊었단 말이냐"는 것이었다. 기자들도 그런 반응을 거들었다.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워지면 언제나 호화사치품에 대한 질타가 빠지지 않는다.  그 내용은 몇 천만 원짜리 모피코트와 핸드백, 골프채가 없어서 못 판다는 식의 천편일률적인 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부유층이 정신을 못 차렸다" "졸부들의 사치와 소비로 서민들의 꿈이 짓밟힌다.  "그런 것 사는 사람들이 세금은 제대로 냈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식의 결론을 내린다.

  나는 해외로 출장 갈 때 1등석을 타는데, 사람들은 그런 내게 종종 "세계 최고의 부자라는 빌 게이츠도 이코노미 클래스를 탄다"고 한마디씩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답한다. "빌 게이츠는 자가용 제트 비행기가 있지만 저는 없습니다."

  잘 알려진 동화 한 토막.  어느 부자가 나무 밑에 금을 숨겨 놓고는 밤마다 찾아가 금을 보고 기뻐했는데, 어느 날 금을 도둑맞았다.  사연을 들은 누군가가 슬피 우는 부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쓰지 않고 보기만 할 거라면 금이면 어떻고 돌이면 어떤가.  돌을 파묻어 놓고 그것을 금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아닌가."

  우리 사회는 부자들이 그렇게 돈을 파묻어 두기를 바라는 것 같다.  또한 부자의 돈은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자금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애국적인 의견도 있을 것이고, 이 사회에서 벌어들인 돈이므로 사회로 되돌려줘야 한다고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생산과 고용의 창출은 그것이 자선사업이 아닌 이상 이득의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  그런데 건전한 생산과 고용을 창출하라는 것은 결국 제조업을 하라는 의미인데,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노동생산성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매우 낮다는 것은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생산성은 낮은데도 인건비는 터무니없이 비싸고, 노조는 생존권과 기득권에 목을 매단다.  나는 "우리가 생산성을 몇% 올렸으니 임금도 그만큼 올려달라"며 파업하는 노조를 본 적이 없다.  이런 상황에 누가 섣불리 제조업에 자본을 투자하겠는가.  나도 20년 넘게 사업을 해봤지만 그런 사정을 알기에 한국에서 제조업을 할 생각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부자들이여 소비하라!
  부자들의 재산이 사회로 환원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죽고 나서 공동묘지에서 부자 유령으로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내 딴에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도 지키려 한다.  그렇다고 공익법인이나 장학재단을 만들어 겉만 그럴 듯하게 해놓고 실제로는 상속수단으로 사용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사회 환원이든 그것은 부자의 자유의사에 따라야 하는 것이지, 그 누구도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  흔히 미국의 부자들은 기부를 많이 하는데 한국의 부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비난한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내 돈을 30원만 내면 세금에서 70원을 돌려받아 100원을 기부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박봉의 선생님들이 가난한 제자들을 돕기 위해 월급 몇푼씩을 갹출해 기금을 만들어도 그 기금은 세액 공제를 못 받는다.  한국에서는 국가에서 진두지휘하는 것 외에는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다.

  나는 부자들이 사회 환원을 하든 뭘 하든 돈을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쓰지 않을 돈을 모으는 사람은 돈의 노예다.  돈은 써야 한다.  한 달에 1000만 원의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에게 그 10분의 1의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과 똑같이 소비하며 살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요구가 아니다.  우리나라 은행의 개인 예금액 중 3분의 1은 전체 예금자의 0.3%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부자들이 철저하게 근검절약하면 어떻게 될까.  그들이 가진 돈 대부분은 결국 2세에게 전달될 뿐 사회로는 흘러나오지 않게 된다.

  부자의 돈이 사회로 환원되게 하려면 자선을 하라고만 할 게 아니라 허세성 소비라 할지라도 돈을 쓰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 돈이 돈다. 돈이 돌아야 고용이 창출되고 투자도 이뤄진다.  졸부들의 소비행태 때문에 사치풍조가 만연하다는 반론이 있다.  그러나 세계의 명품들을 보라. 벤츠 구치 샤넬 롤렉스 몽블랑 던힐 카르티에... 이런 명품들이 사실은 다 사치품 아닌가.  어떤 나라에선 그런 물건의 생산을 장려하는데, 그런 물건을 사치품이라고 몰아세우는 나라에서 어떻게 세계적인 명품이 나올 수 있겠는가.
0
스탬포드2
홍콩 미술 여행
홍콩영화 향유기
굽네홍콩_GoobneKK
신세계
NRG_TAEKWONDO KOREA
유니월드gif
aci월드와이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