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호, 8월4일]



  여름을 맞아 위클리홍콩이 사이쿵 해산물 특집을 마련해 마음이 맞는 몇 가족과 함께 사이쿵을 방문했다.  싱싱한 해산물을 가장 싸고 맛있게 즐기는 법을 소개하니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을 맞아 가까운 이웃이나 한국에서 온 손님들에게 좀더 특별한 경험을 갖게 해주고 싶은 경우 꼭 시도해 보기 바란다.

  부둣가에 정박해 있는 배 위에서 갓 잡아온 해산물을 직접 골라 식당으로 가져간 다음, 자신이 원하는 요리방법으로 주문해 먹는 그 맛은, 홍콩의 시내 해산물 식당 어항 안에서 항생제를 먹고 간신히 버티고 있는 그놈들과는 차원이 분명히 다름을 여실히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사이쿵으로 가기



  1. MTR 보라색 라인 항하우(坑口 Hang Hau)역 하차 - A1 출구-101번 미니버스-종점 하차(20분 소요)
2. MTR 초록색 라인 초이흥(彩虹 Choi Hung)역 하차 - C2 출구-92번이나 1A 미니버스-종점 하차(30분소요)
3. 사틴(New Town Plaza Terminus)에서 299번(30 소요)
4. 구룡 카울룬베이 Telford Gardens(德福花園) - 미니버스 No.1-종점하차(30분 소요)
5. 쩡관오(將軍澳) 포람(寶林) Public Transport Interchange(Metro City Phrase 2)-12번 미니버스-종점하차

  사이쿵에서의 해산물은 뭐니 뭐니 해도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먹는 게 제격이다.  우리 일행은 사이쿵으로 가기위해 1번 노선을 이용하기로 하고, 저녁 6시에 항하우역 A출구 앞에서 만났다.  101번 미니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A1출구로 나간 후 바로 오른쪽에 있는 유리문을 통과하면 된다.  에스컬레이터를 타지말고 오른쪽을 보면 어두침침한 버스정류장이 보이는데 101번 미니버스 정류장은 중간쯤에 위치해 있다. 요금은 HK$7.


부두에서 갓 잡아온 해산물을 산다
  미니버스에서 하차하면 바로 사이쿵 공원이 나온다.  바닷가 쪽으로 걸어 나가면 흰 배들과 파도에 흔들리는 삼판선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바로 사이쿵 부두.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부두 가까이에 배를 대 놓고 갓 잡아온 생선들은 파는 어부들이 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배 너댓척이 보이면 이중 가장 많은 물량을 가지고 있는 배로 접근한다.  생선 이름을 몰라도 문제없다.  손가락으로 이거저거 가리키기만 하면 되고, 어부 또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해산물을 알기 때문에 이것저것 집어들고 이거 어때, 저거 어때? 하며 물어온다.  이때 좋으면 '호우' 싫으면 '음호우'로 답하면 된다.

  가격은 "게이또 친아?"로 묻는데 대략 100불내외다.  흥정에서는 부르는 값에서 10-15불정도 깎아내릴 수 있다. 값을 깎을 때는 "팽-디라~ 음꺼이".



  우리 일행은 어른 5, 어린이 3명 총 8명이었으며, 배 위에서 산 해산물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게(중) 4마리          : HK$140
    - 전복 12개              : HK$100
    - 새우(대) 1근          : HK$70
    - 오줌새우(대) 1근    : HK$80
    - 가루파(중)            : HK$130
    * 조개 2근               : HK$50
    * 대합 7개               : HK$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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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 HK$670

* 표는 배 위에 없어 해산물 식당의 어항에서 산 것. 배 위 보다   약 15% 정도 비싸다.

맛있는 식당 고르기
  부두에서 산 해산물을 들고 식당가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아줌마들이 몰려와 "우리집으로 가자"며 호객행위를 한다.  사이쿵에서 가장 화려하고 큰 식당은 입구 첫 머리에 있는 홍기(洪記海鮮) 레스토랑이지만 음식 맛은 영 아니다.  이 집은 특히 외국인들이 많은데 현지식당에 외국인이 많은 곳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상책.  집요하게 따라붙는 아줌마를 뿌리치고 50미터쯤 걷다보면 해선가(海鮮街)라고 쓴 커다른 입구가 보인다.  여기서 오른쪽 집은 금기(金記)이고 이 집 바로 옆집인 전기해선(全記海鮮, 전화 : 2792-9294) 레스토랑이 이번에 위클리홍콩 일행이 방문한 곳이다.

  이 전기해선 레스토랑의 양념맛은 이름과 화려하기로 유명한 홍기해선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입에 착착 붙는다.









요리방식 주문하기
  종업원의 안내에 따라 일단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면 잠시 후 직원들이 와서 무엇을 마실 것인지 묻는다.  우리가 사이쿵을 방문한 이 날은 여름비가 부슬부슬 내려 노을은 볼 수 없었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는 날이었다.  맥주 Blue Girl이 프로모션을 하고있었는지 노란 유니폼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언니들이 와서 유혹을 했지만 미안하다며 칭따오를 3병 주문했다.  물과 얼음을 가득 채운 플라스틱 양동이에 칭따오 맥주 커다란게 3병 담겨 나왔다.  여기까지 진행이 되면 우선 가지고 온 해산물을 직원에게 보이며 요리 방식을 주문해야 한다.  한국인들이나 외국인들이 가면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들이 오니 그리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1. 새우(하, 蝦) : 빡쳑(白灼) - 새우를 간단하고 산뜻하게 찌는 걸 의미한다.  다른 요리들은 대부분 볶는거니 새우만큼은 살짝 쪄 먹는 게 좋다.
2. 오줌새우(라우료하, 瀨尿蝦) : 찌우임 (椒鹽) - 후추와 소금 고추 등을 넣고 짧짜름하고 매콤하게 튀긴다.
3. 게(하이,蟹) : 쒼용껑차우(蒜蓉薑炒) - 마늘과 생강을 넣고 볶는다.
4. 전복(빠오위,鮑魚 ): 씬용쩽(蒜蓉蒸) - 마늘을 넣고 찐다.
5. 가루파(섹반, 石班) : 쳉쩽(淸蒸) - 깨끗하게 찐다
6. 조개(히인,蜆) : 씨찌우차(豉椒炒) - 두 반장과 고추 등을 넣고 맵게 볶는다.  
7. 큰조개(꽈이fei퍼엉,貴妃蚌) : 쒼씨쩽(蒜絲蒸) - 마늘과 당면을 넣고 찐다.

* 일반적으로 작은 조개는 매콤하게 볶는 것(椒炒)이 좋고, 대합이나 가리비 같이 큰 조개는 당면과 마늘을 넣고 찌는 게 가장 좋다.  또 고동(화러어, 花螺)의 경우는 짬뽕처럼 얼큰한 국물에 삶는 랏자우쥐이(辣酒煮)도 괜찮다.  

* 어린이들이 함께 동행 했을 때는 어린이용 음식 한 두 접시를 시키는 게 좋다.  이날 우리는 한국의 탕수육과 비슷한 꾸로욕(糖醋肉)을 주문해 주니 아이들이 아주 좋아했다.

* 야채는 그날그날 준비된 신선한 걸 주문하는데 홍콩말로는 "야우초이"라고 한다.
- 초이삼(쳉쩽초이삼-깔끔하게 볶는 초이삼, 굴소스와 곁들여 먹으면 좋다. 굴소스느 "호야우")
- 통초이(푸위(생선소스) 혹은 XO쩡(매운소스)을 넣고 볶는 모닝글로리)
- 작은 빡초이(쒼용빡초이짜이 - 마늘을 넣고 볶은 작은 빡초이)

* 요리는 양념값과 요리사 수고비로 1접시 당 약 HK$60 받는다.
* 위 메뉴 외에 꾸로욕과 칭따오 맥주(대) 3병, 백반 3개와 양념값 및 cooking charge로 총 HK$700을 지불했다.  배 위에서 산 해산물 값 HK$670을 더하면 총 HK$1,370이다.

  어른 5명에 어린이 3명 등 8명이서 싱싱하고 푸짐한 해산물로 정겨운 이웃들과 함께 운치 있는 저녁식사를 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 해산물 식당으로 이름난 레이유문은 한 요리당 cooking charge를 받지 않고 인원수로 받는 곳이 있다.  간혹 아이들을 대동해 많은 인원이 방문하고 적은 수의 음식을 시켰는데도 터무니 없이 많은 금액이 나왔다면 분명 cooking charge가 사람 수 대로 붙은 것이다.  사이쿵은 레이유문에 비해 20-30% 정도 싸게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글 : 로사>


우리들이 먹은 해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