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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LOVE & BABY 스토리 (3) - 내가 홍콩을 사랑하는 이유 ? 그 하나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6-08-17 13: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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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38호, 8월18일] 이런 점은 정말 아닌데   홍콩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사실 관광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즉 뉴스나 영화 등..
[제138호, 8월18일]

이런 점은 정말 아닌데

  홍콩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사실 관광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즉 뉴스나 영화 등으로 이미 학습된 것들이다.  관광객들이 홍콩을 방문할 때 막연하게 갖는 이미지들, 화려하고 떠들썩한 그런 것들.  물론 이런 이미지들 역시 홍콩의 한 부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실제 홍콩에서 생활을 하며 직장을 다니고, 학교를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다른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오르게 된다.

  홍콩에 살면서 가끔 홍콩이 꽤나 싫을 때가 있다.  대략 다음 세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정말 심심찮게 보게 되는 바퀴벌레들! 홍콩의 바퀴 벌레는 징그러운정도가 좀 남다르지 않은가.   매미만한 크기에 날쌘 날개까지 있어서 이러 저리 날아다닌다.  두 번째는 지독히 높은 인구밀도가 그렇다.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홍콩의 최고 번화가인 코스웨이베이에 가게 되면 나는 소고 백화점 앞의 구물구물 거리는 엄청난 수의 사람들로인해 머리가 띵 하고 속이 울렁거리기 까지 하다.  물론 홍콩은 어딜 가나 사람이 많고 비좁기는 하지만 소고 백화점 앞은 늘 인산인해 그 자체다.  소고 앞에 있으면 왠지 시커먼 개미 떼의 한 일원이 된 것 같은 기분에 빨리 벗어나고 싶어진다.  세 번째는 홍콩의 날씨다.  홍콩의 습한 날씨는 사람을 지치게 만들고 온갖 병을 유발 시킨다.  여름은 여름대로 습하고 또 겨울에는 얼마나 춥고 습한지라 진저리가 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이렇게 싫은 점을 주저리 늘어놓아도 나는 역시 홍콩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어렸을 때 홍콩에 산 경험이 있어서 일수도 있지만 나는 홍콩의 부정적인 면조차 그저 홍콩의 한 단면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부정적인 면조차 홍콩의 매력이라고 말하면 너무 지나치다고 할 수 있겠지만 홍콩은 또 홍콩만의 아름다운 장점들이 단점 못지않게 많다.  그래서 내가 홍콩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가보다.

  어느 토요일, 한 학기가 마무리되고 여름이 한참인 시점이었다.  딸아이 선이는 학기말 우등상을 받기위해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교복 입고 유치원에 가야했다.  리허설을 해야 한다나.  즉 상을 받는 연습이 필요하단다.

  유치원 가기위해 길을 나섰다.  오래 걷지 않아 우리는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세 명의 젊은이들을 보게 되었다.  남자 두 명에 여자 한명이었는데 두 남자는 홍콩사람 같지 않게 키도 훤칠하고 얼굴 또한 핸섬했다.  반면 젊은 여자는 무슨 장애가 있는지 자라다 만 어린아이 키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상당히 대조적이게 보였다.

  홍콩에서 이런 장애우를 보는 것은 아주 흔하다.  휠체어를 탄 사람, 다운 증후군...  한국에서는 이런 장애우 들을 거리에서나 혹은 동네에서 보는 일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시각 장애자들은 주로 시내의 지하철 역 등에서 악기를 연주하면서 오가는 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 한두푼 푼돈을 모으고 있을 뿐이다.  

  반면 홍콩의 길가나 쇼핑몰, 식당 공공장소에서 장애인들을 만나는 일은 아주 흔하다.  이는 공공시설 등에 장애우를 위한 시설이 한국에 비해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버스나 지하철에도 장애인 전용의 자리가 항상 마련되어 있고, 버스도 휠체어가 쉽게 올라갈 수 있도록 버스 문에 편편한 판이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거의 모든 건물에는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있고, 계단 옆에는 비스듬한 경사로가 따로 나 있는 곳도 많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선이와 함께 걸어가고 있었는데 우리 앞에 걸어가고 있는 세 사람의 대화 주제는 '패션'이었다.  그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그녀의 반바지가 긴 칠부 바지가 되었다며 서로 조크를 주고받고 있었다.  이런 대화로 인해 그 누구도 상처를 우려하지 않을 만큼 서로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들의 격의 없는 대화를 들으며 감탄을 하고 있는 내가 사실은 이상한 사람일 수도 있다.  키가 큰 사람이 있으면 작은 사람도 있고, 정상인이 있으면 비정상적인 사람도 있듯, 보여 지는 그대로 극히 자연스러운 일인데 아직도 나는 한국에서의 잣대를 들이대며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의 이론 두 가지

  선진국이자 국제도시인 홍콩에서 사는 사람들은 피부색이나 인종, 신체부자유, 빈부의 격차 등을 넘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산다.

  또 홍콩 사람들은 시니컬 즉, 냉소적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네가 누구건 장애인이건 아니건 그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즉 "I do not care."주의라고나 할까.

그러나 서로에 대해 너무 많은 관심으로 개인의 사생활까지 침해하는 우리와는 달리, 상대에 대해 시니컬한 그들이기 때문에 아이러니 하게도 서로에게 너무도 자연스러운 건 아닐까?


<계속... / 글 : 박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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