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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와 함께 떠나는 남도 기행(마지막회) - 그리운 붕어빵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6-08-17 13: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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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38호, 8월18일] 그리운 붕어빵   4박5일간의 남도기행문이 어쩌다 이렇게 길어졌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짧은 기간 동안 다닌..
[제138호, 8월18일]

그리운 붕어빵
  4박5일간의 남도기행문이 어쩌다 이렇게 길어졌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짧은 기간 동안 다닌 곳이 어디 한 두 군덴가.  바삐 다녔던 일정이었지만 남도의 소박하고 투박한 질그릇 같은 아름다움에 젖어 고국산천을 마음껏 돌아다니다 보니 객지생활 접고 한국으로 확 들어와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든다.  

  부산으로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우동을 한 그릇씩 사 먹은 뒤 붕어빵과 호두과자를 디저트로 먹기 시작했다.  해외서 살다보니 한국 길거리에서 주전부리로 사먹던 것들이 얼마나 그리운지.  요즘의 붕어빵은 10여년 전, 그 것과는 달리 비늘도 예쁘게 하나하나 새겨져 있고, 지느러미도 제 모습을 다 갖춘 정말 붕어다운 붕어빵이었다.  붕어빵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세상과 함께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강원도 숲속의 요정



  서울에 도착해 10여년 전 모 항공사 홍콩지점에서 근무를 하고 들어간 강차장님네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고 다음 날 아침 후배들과 만나기로 한 강원도로 향했다.  오늘 내가 가야할 곳은 '숲속의 요정'이라는 유럽형 고급 펜션으로 김영진 내집마련 정보사가 투자해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강원도 평창에 있는 이 펜션은 서울에서 두어 시간이면 닿는데, 봉평면 백운계곡, 생체리듬에 가장 적합하다는 해발 700m에 위치해 있다.  펜션은 자연산으로 건조된 캐나다산 원목을 사용하여 시공된 목조건물인데 객실마다 바비큐 시설과 주방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아무런 준비 없이 들러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숲속의 요정' 홈페이지에서만 보던 그림 같은 목조건물들이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내 앞에 나타났을 때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착각에 빠졌다.  어쩜 저렇게 예쁜 집들이 그림같이 세워져 있을까.  전화로 예약했던 펜션으로 안내되면서 나는 다시 깜짝 놀랐다. 내가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고급스럽게 인테리어 된 그 펜션의 이름은 다름 아닌 내 이름 'Rose'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  

  짙푸른 녹음에 둘러싸인 강원도 산골은 아카시아 향기로 가득 차 있었다.  간간이 뿌리는 소나기를 피해 예쁘게 단장된 산속 카페에 들어가 '블루마운틴'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동안 강원도에는 어둠이 짙은 안개와 함께 어슴푸레 내리기 시작했다.

  밤이 늦어서야 후배들 세 명이 도착했다.  우리들은 밀리고 밀렸던 수다들을 푸짐하게 차려진 바비큐세트의 고기와 함께 시빨간 장작불 위에 올려놓고 새벽이 올 때까지 굽고 있었다.  아침이 되자 다른 후배 하나가 미역국을 한 솥단지 끓여서 우리 앞에 대령해 우리를 또다시 감동케 했다.



*  한국에 가서 하루 이틀쯤 도심을 벗어나 쉬고 싶을 때 '숲속의 요정(전화 : 033-336-2225~6)을 꼭 한 번 찾아가 보라고 권한다.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곳이며, 서비스 또한 훌륭하다.  자세한 안내는 홈페이지를 통해 받을 수 있다.
- 숲속의 요정 홈페이지 : http://www.elfpension.com


허생원 탄식 들리는 듯한 메밀밭 4만여 평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저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가산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글귀다.  '숲속의 요정'에서 나와 우리는 이효석의 생가가 있다는 그곳과 메밀밭을 찾아 나섰다.



  10여분을 차로 달려 넓은 들판에 덩그라니 서 있는 이효석 생가에 도착했다. 강원도 산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집이다.  생가 그 자체는 크게 볼 것은 없지만 이효석 선생님의 생가라
는 사실만으로 하나의 작품인 듯 느껴진다.

  생가 옆에는 '메밀꽃 필무렵'이라는 아담한 식당이 하나 있는데 유명세 때문인지 인산인해를 이뤄 우리는 인근에 있는 다른 집을 찾아가 그 유명한 '봉평묵사발'과 '메밀막국수' '메밀냉면'등으로 산뜻한 점심과 함께 전통주 한 잔을 얻어 마시고 인천으로 향했다.


서울에서 홍콩으로 '아시나아 1등석'
  홍콩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기 위해 '아시아나 항공'카운터로 갔다.  예쁜 언니가 무엇 때문인지 나를 1등석으로 업그레이드시켜 준단다.  히야, 오래살고 볼 일이다.  행운과는 그다지 거리가 없는 내게도 이런 행운이 올 때가 다 있구나.  그런데 왜 나를 1등석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것일까?  티셔츠에 청바지를 아무렇게나 차려입은 나의 행색을 보고서 그런 '은혜'를 베푼 건 설마 아닐테고...  아마도 홍콩의 아시아나항공 이준한 지점장님의 특별 배려가 있었나 보다.

  생선 처음 타보는 '1등석'은 그야말로 넓고 쾌적한데다 최고의 서비스가 쉴 새 없이 제공되고 있어 감동 그 자체였다.  180도 넘어가는 넓은 의자에 벌러덩 누우니 더 이상 부러울 게 없다.  기내식으로 시킨 스테이크는 고급레스토랑에서 먹던 최고급 스테이크에 버금갈 정도로 훌륭했고 와인 잔의 와인이 줄어들기가 무섭게 고급 와인이 잔에 채워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 서비스가 몇 년 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머큐리상(Mercury Award) 시상식에서 금상을 수상했다고 하더니 바로 이런 감동적인 서비스가 있었기 때문인가 보다.  

  아시아나 항공 1등석에서 도끼자루 썩는 줄도 모르고 앉아있다 보니 어느덧 비행기는 홍콩 공항에 다다랐다.  내일부터 다시 전쟁이 돌입이다.

* '로사와 함께 떠나는 남도기행'을 특별 후원해 주신 '아시아나 항공'의 이준한 지점장님과 서울에 있는 'US여행사'의 황두연 사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남도 기행문을 끝까지 읽어주신 위클리홍콩 독자여러분들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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