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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LOVE & BABY 스토리 (4) - 낸시 랭(Nancy Lang)에 대한 사견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6-08-31 12: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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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40호, 9월1일]   한국에서는 지금 낸시 랭(Nancy Lang)이라는 소위 아티스트 때문에 말 그대로 난리다. &nbs..
[제140호, 9월1일]

  한국에서는 지금 낸시 랭(Nancy Lang)이라는 소위 아티스트 때문에 말 그대로 난리다.  도대체 그녀는 누구인가?

  행복하게도 혹은 불행(?)하게도 낸시 랭이라는 이름을 아직 들어 본적이 없는 분들을 위해 아주 간단한 약력을 소개한다.

이름 : 낸시 랭(Nancy Lang, 본명 : 박혜령)
출생 : 1979년
출생지 : 미국
학력 : 홍익대학교대학원  
경력 : 2004년 서울파인아트페스티벌(SPAF)오프닝 퍼포먼스, 2005년 갤러리 드맹 '터부요기니 시리즈(Taboo Yogini Series)', 2005년 11월 쌈지 아트디텍터
작품 : 방송 '온스타일 싱글즈 인 서울 3'

  위의 약력 중 나이는 아직까지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1976년생 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낸시 랭은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속옷만 입고 거리에서 전위적인 행위 예술을 벌여 유명해졌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역사가 깊고 현대 미술의 방향과 흐름의 척도가 되는 아주 중요한 예술 축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젊은 작가들에게 베니스 비엔날레의 초대는 매우 기념비적인 것이며, 자신의 커리어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미술계에서 중요한 비엔날레에 초대도 되지 않은 한국의 젊은 예술가가 빨간 란제리만 입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퍼포먼스를 베니스 한 복판에서 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센세이셔널 일인가? 그녀의 예술 수준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그러한 행위예술을 베니스에서 했고 또 그곳 예술계에서 어떤 반응을 받아 냈다면 보통일은 아닌 것이다.

  위에 언급한 모든 것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2003년 베니스에 비엔날레를 참관하고 온 많은 한국 사람들은 그녀의 퍼포먼스가 당시 언론이나 예술계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는 증언하고 있다.  이점에 대해서도 인테넷에서는 공방이 치열하다.  포스트를 올리는 사람들, 댓글을 다는 사람들... 저마다 아우성이다.  그녀의 모든 것이 마치 한편의 잘 짜여진 퍼포먼스 같기도 하고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할지 모를 정도로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그만큼 그녀의 언론 플레이도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내가 낸시 랭에 대해 두루 알아보고 있을 즈음 한국의 친정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놀랍게도 친정어머니는 낸시 랭에 대해 할 말씀이 많으셨다.  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에 주인공으로 나오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널리 알려진 것이다.  물론 어머니의 반응은 모두 꽤나 부정적인 것들 뿐이었지만.

  그러나 중요한 것은 60줄에 접어들 친정어머니마저도 그녀의 '아트'를 논하고 있다면 낸시 랭의 존재가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기라성 같은 화가나 조각가들도 일반 대중들로 하여금 예술에 대해 논할 할 수 있게 하기는 힘든 일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검증되지 않은 젊은 행위예술가가 우리나라 예술 담론의 거대한 장을 만든 것이 아닌가?

  매스 미디어가 한 몫을 했건, 그녀의 예술적 소양이 심오하건 내각 직접 보지 못했으니 쉽게 말 할 수 없을 것 같아 인터넷을 뒤져 그녀의 '퍼포먼스'의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모 패션업계가 주최하고 모 주류회사가 후원한 아주 거창한 이름의 패션 퍼포먼스란다.  나는 정말이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녀의 이전 작품이나 작업이 어떠한지는 내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그 때 본 동영상을 통해 본 그녀의 퍼포먼스의 질이란 고등학생 학예회 수준보다도 못할 정도로 형편없는 것이었다.  상상력의 결여와 치졸한 서양 문물 따라 하기 거기다 모 패션브랜드의 옷이라는 것이 정말 너무 심각하게도 수준 미달이어서 '도대체 저 여자가 무얼 말하려는 거야' 싶어 한심한 생각이 들뿐이었다.

  하재봉님의 개인 블로그에 그의 감상 후기가 간단하게 있었다.  그 중에 한마디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그것을 지켜보는 나 스스로가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게 부끄러울 정도였으니까."

  정말 이해가 된다.  인테넷으로 보고 있는 나도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의 한심한 수준이었다.  그녀가 스스로 자신을 아티스트라고 칭해도 좋다.  하지만 가짜나 사기꾼은 안 된다.  젊고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우리 한국에 얼마나 많은데, 도대체 이런 말도 안 되는 가짜가 아티스트라고 설치며, 이에 동조하는 매스미디어나 대중들은 또 무엇인가.

  그녀가 남겼다는 어록을 잠시 들여다보자.

  "미술계 자체가 시니컬하고 지적이며 잘난 척 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다.  스스로 고급 미술이라 칭하고 그에 반하는 것들은 인정해 주지 않는다."

  "엘리트 좋아요 사회에서 가장 인정받는 거잖아요.  명품도 그래서 좋아요"

  뭐라고???  퍼포먼스를 한답시고 예술가 집단이나 조롱하고 풍자하면서 엘리트가 좋다고? 그녀는 감히 "예술가들도 연예인처럼 스타가 되고 싶은데 그것을 고상하게 숨기는 것"이라며 스스로 '사인회'를 여는 퍼포먼스까지 했다.

  이미 예술계를 엘리트 집단으로 귀정했으니까 그런 퍼포먼스가 성립되는 것인데, 그녀의 말은 너무 앞뒤가 안 맞지 않은가? 누가 뭐라고 하건 예술가는 진실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녀가 무얼 하건 좋다.  하지만 진정 '아트'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그녀가 예술이라는 이름을 더럽히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국의 많은 젊은 예술가들은 지금도 예술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과 고민한다.  우리나라의 젊은 예술가들이 예술을 하는데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그들 대부분은 어두운 현실에 직면하고 포기한다.  언론이 그녀에게 주는 조명을 조금이라도 거두어 진정한 젊은 예술가들에게 비춰주면 안될까?

  다음 회에는 홍콩의 스타 아티스트에 대해서도 조명해 보고자 한다.  낸시 랭과 같이 부정적인 반응과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아티스트가 홍콩에도 있을까?

-알림-
  낸시 랭에 대한 생각은 개개인 마다 찬성과 반대가 극과 극을 달리면서 온오프 라인에서 대립되고 있습니다.  위의 글을 읽고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과감하게 저의 개인 블로그에 오셔서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어떤 의견이라도 함께 토론하고 싶습니다.
http://blog.naver.com/veritarabbit

<계속.. / 글 : 박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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