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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우리말 사냥] 우리 삶에 잠입해 있는 일본어 다루기 (3)
  • 위클리홍콩
  • 등록 2021-03-09 15: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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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우리말 사냥]을 연재하는 동안 일본어 바루기를 2회에 걸쳐 조사했는데, 하는 동안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우리 말 속에 일본어 잔재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요즘 아내가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어서 일본어 사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피치 못할 경우의 외래어 용례를 제외하고 외국어로써 일본어를 사용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것 같다. 그러한 의미로 오늘도 일본어 바루기 세 번째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다.

 

1. 유도리/유두리 [일본어, 유토리(ゆとり)에서 옴]

우리가 흔히 “너는 왜 사람이 유도리가 없냐?” 혹은 “사람이 사회생활을 잘 하려면 유두리가 있어야지.” 등의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데, 사실 이는 일본어 잔재 표현으로 사용을 지양해야 하는 표현이다. 우리는 보통 이 표현을 융통성에 대응하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정확한 일본어 발음으로는 유토리(ゆとり)라고 하며 일본어 의미는 ‘여유’의 뜻을 가지고 있다.

 

2. 무대뽀

우리가 보통 막무가내인 사람을 두고 “저 사람 진짜 무대뽀네.”라고 말하는데, 이 ‘무대뽀’도 일본어 표현이다. 정확한 일본어 발음은 ‘무텟뽀’이며, 여기에서 ‘텟뽀’는 철포를 나타낸다. 즉, ‘무텟뽀’는 ‘철포 없이’라는 뜻이 되며, 전쟁에서 철포 없이 무모하게 덤비는 사람을 뜻하는 것이다.

 

3. 후앙

“환기 시키게 후앙 좀 틀어라.”라는 표현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텐데, 여기에 나오는 ‘후앙’도 일본어 표현이다. 사실 이 표현은 지방 사람들이 주로 사용해서 필자는 처음에 이 표현이 사투리 표현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표현은 영어인 ‘Fan’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단어이다.

 

4. 시마이

가끔 나이 드신 분들이 하는 말 중에 “어서 이 일을 시마이 해라.”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끝, 끝내다’의 뜻을 가진 일본어이다. 사실 들었을 때, 일본어라는 느낌이 굉장히 강하지만, 의미 전달의 이유인지, 버릇인지 이 표현을 사용하는 어른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5. 삼마이

역시 주로 지방 사람들이 ‘싸구려’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삼마이’ 역시 일본어이다. 이 단어는 일본어로 ‘세 번째 장’ 그리고 거기에서 파생된 단어인 ‘조연 배우’를 뜻하는데,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싸구려’의 의미로 변형되어 사용되게 되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일본어 표현이기도 하며, 일본어 뜻하고도 맞지 않으니, 이 표현 사용은 삼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어 잔재 표현들을 확인해 보았는데, 모르고 사용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일본어임을 알고도 사용하는 행위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에 살면 지속적으로 미디어에서 우리말 관련 교양 프로그램들을 접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사실 우리말과 관련한 내용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하고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이니만큼,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일본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만도 않다. 우리말을 더욱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말을 더욱 발전시키고 가꾸는 노력을 기울이면 좋을 것 같다는 필자의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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