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 고위 간부가 중국 디지털 위안화를 시험하고 선전과 홍콩 간 자본 계좌 전환성을 확대하기 위해 일명 ‘규제 샌드박스’로 불리는 통제된 환경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중국 정부가 디지털 통화 전자 결제(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 DECP)의 홍보를 가속화하고 국내외 자본 유출입을 보다 더 자유롭도록 하겠다는 횡보에 따라 싱 유징(Xing Yujing) 중국 인민은행 선전 지점장이 제안했다. 그는 관영 매체 신화통신의 아웃룩 위클리(Outlook Weekly)와의 인터뷰에서 “국경 간 금융 수요와 리스크 통제 능력이 강한 시장 주체가 디지털 위안화 전환을 시범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 당국은 자본 흐름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중국 본토인만이 연결 프로그램(Connect Program)을 통해 홍콩 주식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싱 지점장은 “금융 기관과 핀테크 기업이 관리 감독 환경에서 혁신 제품을 실험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가 구축된다면 선전과 홍콩 간의 국경 간 금융 혁신이 가능한 ‘고속도로(expressway)’가 조성될 수 있다”며 “디지털 화폐의 편리성은 위안화의 전환성과 국제적 사용을 촉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디지털 장부에 기록되는 ‘스마트 계약’과 실시간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기능도 사전에 위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선전은 홍콩과 국경선을 접하는 IT 허브 도시로, 오래전부터 국경 간 자본 흐름을 시험하는 유력한 후보 도시로 여겨져 왔다. 선전에는 텐센트, 화웨이 등 IT 공룡기업들이 몰려있으며, 선전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지역을 포함해 총 11개의 디지털 화폐 시범지역 중 하나로, 디지털 위안화의 선두주자다.

선전 지방 정부는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 지급되는 ‘홍바오’을 통해 주민 75만 명에게 총 6천만 위안(940만 달러)를 배포한 바 있다.

한편 홍콩은 주요 역외 위안화 거래 센터이자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금융 허브다. 특히 선전이 웨강아오 대만구 계획에서 핀테크 센터로 지정돼 홍콩은 그와 함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4월, 중국 중앙은행은 홍콩 통화국과 함께 국경 간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하기 위한 기술적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여건이 성숙해지고 시장 수요가 높아지면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주민들은 자신의 전화번호나 ID카드 신분증을 사용해 중국 본토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개설할 수 있다.

저우 샤오촨(Zhou Xiaochuan) 전 PBOC 총재는 위안화의 국제적 사용 증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DCEP는 국제 결제 수단에서 미국 달러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내 지불 시스템을 현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경 간 위안화 통화 사용 증가에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지만, 두드러지진 않을 것이다. 위안화의 국제화는 기술적 요인뿐 아니라 정책 선택과 중국의 개혁 및 개방의 진전에 달렸다”고 말했다.

허 핑(He Ping) 칭화대학교 회계학과 학장은 디지털 위안화를 무턱대고 밀어붙일 수 없다며 정부 당국이 국제 결제를 포함해 디지털 위안화 적용을 위한 명확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결제 수단 측면에서 위안화는 다른 주요 국제 통화들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은행 간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쉬프트(SWIFT)에 따르면, 지난 4월 전 세계 결제 거래에서 미국 달러가 39.77%를 차지했으며 일본 엔화가 3.45%를 차지했다. 반면 위안화는 1.95%로 전 세계에서 6번째로 가장 많이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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