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본토와 대만 소재 대학교에 지원한 홍콩 학생들이 크게 늘었다. 홍콩 내 정치적 변화, 해외 유학에 대한 낙관적 전망 등 복합적 요인에 따라 현지 대학보다 해외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본토 대학 유학을 담당하는 중국교육유학교류(홍콩)센터(China Education Exchange (Hong Kong) Centre)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중국 내 대학교에 지원한 홍콩 고등학생 졸업생이 4,783명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지난해 3,993명보다 19.7% 증가했다. 홍콩 현행 입시 제도인 DSE가 도입된 이래 가장 많았다. 

한편 타이페이경제문화대표처(Taipei Economic and Cultural Office)가 발표한 최신 통계 보고서에서는 홍콩인 학생 총 4,696명이 대만 소재 대학교에 입학 지원서를 제출했으며 지난해 3,606명보다 30.3% 급증했다. 2015년 6,016명 이래 가장 많았다.

반면 홍콩 현지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DSE를 응시한 학생 수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으며 올해 약 52,000명이 응시했다. 이는 응시자가 가장 많았던 2013년 83,000명에서 약 37% 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홍콩 공립 대학교 정원수는 매년 약 15,000명으로 수년째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입학 경쟁률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입시 컨설팅 회사 혹 야우 클럽(Hok Yau Club)의 응 포싱(Ng Po-shing) 컨설턴트는 코비드19 펜데믹으로 인한 여행 제한 속에서도 중국 본토 및 대만 대학교 지원자가 급증해 영국, 호주 소재 대학교 지원자 수와 맞먹는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 및 대만 대학교에 지원하는 학생이 늘어난 배경에 대하여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존재한다. 일부 학생들은 최근 홍콩의 학문적 자유 변화를 우려해 이 같은 결정을 했을 수 있으며, 다른 일각에서는 중국을 포함해 해외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미래 전망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응 포싱 컨설턴트는 “중국 정부가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도입한 것이 일부 학생들이 홍콩을 떠나기로 결심하는데 결정적인 작용이 됐으며, 이들 중 장기적으로 해외로 이주하려는 학생들도 있다”고 말하며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친정부든 반정부든 상관없이 많은 학생들이 홍콩이 아닌 다른 해외 지역에서 공부하는 것이 미래 전망에 더 유망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홍콩 대학교들의 입학 경쟁률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대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는 현재 홍콩의 학문적 환경이 더 이상 현지 학생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교육유학교류(홍콩)센터는 중국 본토 대학교들의 교육 수준 향상과 국가 성장에 대한 신뢰가 상승하면서 중국 대학교에 지원하는 홍콩 학생들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타이페이경제문화대표처 대변인은 양질의 교육 시스템과 다양한 전공과목 때문에 학생들이 대만 대학교들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다만 홍콩 내 정치적 변화와의 관련 여부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한 해 동안 홍콩 교육 업계는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가 안보 교육, 중국 역사 교육 등 교육 지침들이 일선 학교에 하달됐다. 더 나아가 이달 초 중국 교육부 장관이 홍콩에게 만다린과 중국 간체자의 법적 지위를 보장할 것을 촉구하며 학생 평가 항목에 만다린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하여 케빈 영(Kevin Yeung) 홍콩 교육국 장관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장기적 교육 정책이라며 홍콩의 학생들은 이미 만다린과 간체자를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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