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에 대한 운항 금지하면서 홍콩 내 외국인 가사도우미 공급 부족 문제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코비드19 상황이 악화하자 홍콩 정부는 인도네시아를 초고위험 국가(extremely high risk)로 분류해 지난 25일(금)부터 모든 인도네시아발 항공편의 입국을 금지했다. 필리핀은 지난 4월 20일부터 항공편의 운항이 금지됐다. 

해외고용에이전시센터(Overseas Employment Centre)의 마이크 청(Mike Cheung) 대표는 현재 회사와 계약이 체결된 약 300명의 가사도우미들의 입국 시기가 지연되었다고 밝혔다.

토마스 챈(Thomas Chan) 홍콩고용에이전시연합(Hong Kong Union of Employment Agencies) 회장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서 올 가사도우미 약 1천 명 이상의 입국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 중 최대 300명은 계약 파기 위기에 놓여있다”며 “지난 4월 필리핀발 항공편 금지 이후 이번 인도네시아발 항공편 입국 금지 조치까지 가사도우미 에이전트 산업에 정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말했다. 

언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발 항공편 규제가 완화될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일부 고용주들은 현지인 출신 가사도우미 고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지인 가사도우미 서비스 고용에이전트에 따르면, 관련 문의가 20%나 늘었다. 파트타임 청소 서비스 업체 스마트홈(Smart Home)은 “일부 고용주들이 위생 또는 안전 상의 이유로 현지인 가사도우미 고용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노인을 간병할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을 찾던 고용주들도 입국 금지 조치에 결국 비용이 더 비싼 요양원이나 현지인 간병인 고용 등 다른 선택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홍콩에 오려던 많은 가사도우미들도 발이 묶인 채 재정적 타격을 받고 있다. 아시아 이주민 연맹(Asian Migrants’ Coordinating Body)의 에만 빌라누에바(Eman Villanueva) 대변인은 “시골 출신의 일부 필리핀 가사도우미들이 비행기를 타기 위해 마닐라에 도착한 후 발이 묶여있다. 항공편이 다시 재개되기를 기다리면서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고 계속 추가적인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인도네시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렇듯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발 항공편 금지로 많은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의 입국이 어려워지자 홍콩 내 가사도우미 부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홍콩에 남아있는 가사도우미들을 채용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많은 고용주들이 웃돈을 얹어 고용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최저시급은 월 4,630 홍콩달러이지만 공급 부족으로 월급이 5,500~6,000 홍콩달러까지 올랐으며, 토마스 챈 회장은 인도네시아발 항공편 금지 조치까지 더해져 여기서 500 홍콩달러 이상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연합들은 정부에게 이미 계약이 체결되었고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가사도우미들을 위한 홍콩행 항공편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토마스 챈 회장은 “백신을 모두 접종한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람들은 입국을 해도 지역사회에 안전하다. 정부가 우리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연구해 홍콩 내 가사도우미 공급 문제를 개선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동국은 SCMP의 문의에 “현재 필리핀 총영사관 및 인도네시아 총영사관과 긴밀히 협력 중이며 고용주와 가사도우미에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신 전염병 방지 및 촉진 조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코비드19 팬데믹으로 영향받은 고용주들은 기존 가사도우미와의 계약 기간을 최대 3개월가지 연장하는 등 기존 조치들을 적극 활용해 항공편 금지 상황을 대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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