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중국과의 국경 재개 기대감에 부동산 시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예기치 못한 오미크론 확산세에 오히려 주택 임대료가 수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드랜드 리얼티(Midland Realty)가 홍콩 전역 138개 주택 단지의 임대료를 추적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 평균 임대료가 sqft당 34.74 홍콩달러로, 전월 대비 0.7% 하락했다. 임대료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지난 4개월간의 총 2.3% 하락했다.

새미 포(Sammy Po) 미드랜드 리얼티 홍콩·마카오 주택시장 책임자는 ”임대 시장에 나온 매물은 오히려 늘어나면서 2~3월 기간 임대료가 계속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버글 라우(Buggle Lau) 미드랜드 리얼티 수석 애널리스트는 “5차 확산세 외에도 시장에 대량의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세입자에게 유리한 시장으로 전환됐다. 지난 4분기에 시장에 공급된 신축 아파트가 3,200채였으며, 전분기 대비 46%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센타라인 프로퍼티(Centaline Property Agency)의 임대료 추적 데이터에서도 임대료 하락세를 볼 수 있었다. 홍콩 전역 133개의 주거단지 임대 거래를 추적하는 센타-시티 임대 지수(Centa-City Rental Index)에 따르면, 1월 평균 임대료가 전월 대비 1.4% 하락했으며 이는 7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지난 3개월 간 총 2.4% 하락했다.

센타라인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기준 사우스 호라이즌 지역의 521sqft 아파트가 임대 시장에 월 14,200 홍콩달러(sqft당 27.30 홍콩달러)에 나와, 2년 만에 가장 낮은 임대료를 기록했다. 케네디타운의 Smithfield Terrace 임대료가 1월에만 15% 하락해 sqft당 44.87 홍콩달러에 거래됐으며, Shatin Center는 sqft당 40.47 홍콩달러에 거래돼, 1월에만 10.2% 하락했다. 

웡 렁싱(Wong Leung-sing) 센타라인 리서치 부책임자는 “5차 확산세로 인하여 많은 본토 유학생과 외국인 주재원들이 홍콩을 떠난 반면 해외에서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하며 “최근 일부 지역의 임대료가 눈에 띄게 하락했다.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평균 1%와 1.7%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올해 홍콩 부동산 시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홍콩과 중국 간 국경 재개 가능성에 홍콩 부동산 회복세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9년 홍콩 시위와 2020년 코비드19로 인한 임대료 손실을 올해 모두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오미크론 확산세에 확진자가 매일 수천 명을 기록하고 봉쇄설까지 끊임없이 거론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했고 임대료뿐만 아니라 주택 가격도 수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루이스 챈(Louis Chan) 센타라인 아태평양 지역 부사장은 “2차 중고시장의 경우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이 3~5%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마음이 조급한 일부 부동산 소유주는 10% 이상까지도 가격을 협상할 여지가 있다”며 2월 중고시장 거래량이 400여 건으로 2020년 2월 350건을 기록한 이후 2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최장 2분기까지는 오미크론 확산세로 인하여 시장이 침체될 수 있지만 팬데믹이 통제되고 올해 연간 주택 가격이 3~1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대료도 상반기에 소폭 하락한 이후 여름에 다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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