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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상 첫 긴급 경보 알림, 적절했나 남용이었나?
  • 위클리홍콩
  • 등록 2022-03-15 12: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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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시급성과 필요성에 정당한 조치’
  • 일각 ‘불필요한 조치, 잦은 알림은 효력 상실·피로감 증가’


지난 9일(수) 6시경, 홍콩 정부가 도시 전역으로 사상 처음 긴급 경보 알림을 발송하면서 모든 휴대 기기가 일제히 진동하고 경보음이 울렸다. 처음 수신한 긴급 경보 알림에 많은 시민들의 놀랐고, 일부 네티즌과 일부 전문가들은 긴급 경보 알림 시스템의 오남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긴급 경보 알림은 퀸 엘리자베스 병원(Queen Elizabeth Hospital)이 코비드19 지정 병원으로 전환됐으며 오직 코비드19 환자와 위독환자만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코비드19 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들은 내원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영문과 중문으로 발송됐다. 

 

네티즌들은 ‘핵폭탄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운석이 지구에 떨어지는 줄 알았다’, ‘휴대폰이 차례로 모두 해킹당하는 줄 알았다’, ‘버스 승객들의 휴대폰이 동시에 울려서 공습이 있는 줄 알았다’ 등 다양한 반응들이 나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다른 나라에서도 즉각적인 대피나 대비가 필요한 비상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된다며, 일본의 지진이나 미국의 총격 사건이 발생했을 때 수신한 적이 있다는 네티즌도 있었다.

 

홍콩의 긴급 경보 알림 시스템은 1억5천만 홍콩달러를 투자해 지난 2020년에 도입됐지만 실제로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통신국에 따르면, 긴급 경보 알림 시스템은 극단적 기상 현상, 심각한 공공 안전 및 보건 사고 등 긴급 상황에서 대중들이 비상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도입됐다. 

 

홍콩 정보기술연맹의 프란시스 펑(Francis Fong) 명예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긴급 경보 알림은 지진, 화산 폭발, 쓰나미, 토네이도와 같은 자연재해나 전쟁에 관한 공공 경보 알림 시스템으로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홍콩의 경우, 아마도 이번 경우보다는 오히려 전 시민을 대상으로 코비드19 의무 검사를 시행할 때 이 같은 긴급 경보 알림을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한 상황이었을 것이다”며 이번 긴급 경보 알림이 적절했던 것인지는 대중들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긴급 경보 알림이 발송된 다음 날 10일(목), 캐리 람 행정장관은 “물론 어떠한 마음의 준비도 없이 10초간 갑자기 동시에 알림이 울리고 진동한다면 일부 시민들이 불안해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 공공 보건 비상사태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긴급 문자 알림 발송한 것은 매우 적절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모든 시민들이 정부 기자회견 방송을 시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긴급 경보 알림을 정당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정부는 긴급 경보 알림을 발송하기 앞서 같은 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에서 캐리 람 행정장관은 퀸 엘리자베스 병원이 코비드19 전용 병원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후 같은 날 오후 4시 30분 일일 코비드19 브리핑에서도 또 한차례 언급했다. 

 

소피아 챈 식품보건국 장관 또한 같은 날 “이는 공공 보건과 관련된 만큼 코비드19 환자가 아닌 비응급 환자의 입원 중단을 시민들에게 시급하게 알려야 했다. 만약 사람들이 계속 병원을 찾는다면 3~4일 안에 코비드19 환자를 모두 퀸즈 엘리자베스 병원으로 이송하려는 계획을 달성할 수 없게 될 것이다”며 긴급 경고 알림의 시급성으로 정당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계속해서 긴급 경보 알림을 발송할 예정이니 기능을 끄지 말 것을 촉구했다. 

 

긴급 경보 알림 시스템은 다중 방송 방식으로 경보 알림과 함께 대량의 휴대 기기가 즉각적으로 동시에 수신할 수 있다. 라디오 방송 전보 방식과 유사하며, 유심칩이 없더라도 휴대폰, 태플릿PC 등 도심 내 모든 휴대 기기가 수신할 수 있다. 다만 셀 브로드캐스트(cell broadcast) 기술이 탑재되지 않은 구형 휴대 기기나 최신 소프트웨어 버전으로 업데이트되지 휴대폰은 수신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가 발송했던 SMS 긴급 문자의 경우, 특정 알림음이 울리지 않지만, 일대일 발송 방식이기 때문에 1초 당 6개의 휴대 기기가 SMS를 수신할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시민들이 문자를 수신하는 데까지 4시간 이상 소요된다. 또한 홍콩 유심카드를 가지고 있는 해외 체류자 또한 SMS 문자를 수신할 수 있고, 선불 유심칩을 사용하거나 휴대 기기가 없는 홍콩 체류자가 SMS 수신을 못할 수 있다. SMS 긴급 문자는 지난 2019년 반정부 시위 사태 당시, 경찰 당국이 통신사에 요청해 위험 장소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발송한 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시스템 오남용 또는 불필요한 조치였다는 주장도 있다. 프란시스 리(Francis Lee) 중문대학교 저널리즘 및 커뮤니테이션과 학장은 “경보 시스템을 너무 자주 또는 부적절한 상황에 사용되면 그 효력을 잃을 수 있다. 굳이 긴급 경보 알림이 아니더라도 다른 대중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이용해 대중들에게 정보를 안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던켄 치우(Duncan Chiu) 기술 부문 의원은 긴급 경보 알림이 불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팬데믹으로 피로감이 쌓여있으며 빈번한 경보 알림은 사람들로 하여금 질리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중들에게 공황과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정부는 긴급 경보 알림 발송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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