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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제로 코로나’ 고수, 지역사회에 정신적 피로감 가중
  • 위클리홍콩
  • 등록 2022-03-15 12: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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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 상담 문의 증가


코비드19 5차 확산세로 많은 홍콩 주민들이 정신적 피로감, 공황, 불안, 스트레스 증가를 호소했다. 

 

90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휴교로 집 안에만 머물고 있으며 놀이터를 비롯한 대부분 장소가 폐쇄됐다. 일부 부모들은 재택근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교사들 또한 장기적으로 대면 수업이 중단될 경우 아이들에게 미칠 악영향을 경고했다. 지난 2월부터는 국경 간 트럭운전자 확진으로 식재료 공급이 제한되었고 봉쇄 가능성에 사재기까지 더해져 슈퍼 곳곳이 동이 났고 식자재 가격이 치솟았다. 일부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코비드19에 확진된 후 고용주의 집에서 쫒겨나 지역사회에 논란이 됐으며, 일부 저소득층 주민들은 다른 가족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기 위해 옥상이나 계단에서 잠을 청한다. 

 

저소득층 지원단체 SoCO는 “팬데믹이 2년 동안 지속됐고 정부로부터 부족한 공급과 지원이 시민 모두를 공황에 빠지게 했다.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무력감이 더 큰 불안과 공황 심리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최근 5차 확산세로 많은 사람이 코비드19로 인하여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재정적 어려움에도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SoCO의 따르면, 코비드19 확진자 폭증하면서 지난 2주 동안 적십자로 온 핫라인 전화가 크게 증가했다. 대부분은 저소득층 고령 가구 등 취약계층이었으며, 당장에 필요한 식량과 생필품 부족에 대한 걱정과 무력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SoCO는 “이들은 적십자로 전화하기 전 지원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우리에게 연락했을 때는 이미 상당히 절망감이 큰 상태다”고 말했다.

 

SoCO뿐 아니라 많은 정신건강 상담 센터들이 최근 도움을 요청하는 문의 전화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브리스 카운슬링(Breathe Counselling)은 80% 이상이 5차 확산 시작 이후 불안을 호소하는 전화가 늘었다고 말했으며, 온라인 정신 건강 플랫폼 소울굿(Soulgood)은 5차 확산 이후 문의 고객이 50~60% 증가했으며 이들 중 불안, 고립감, 우울감이 높다고 말했다. 홍콩 정신건강협회(Mental Health Association of Hong Kong) 또한 문의 전화 중 약 70%가 팬데믹과 관련된 전화였다고 밝히며,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사회활동이 부족해진 중고등학생, 아이를 돌보는 주부, 직장인 등 다양했다. 협회는 최근 정신 건강 상담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로, 3월~5월 기간 코비드19 관련 심리 상담에 대한 무료 핫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가사도우미, 이주노동자, 저소득층 등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들의 부담이 더 가중됐다. 피플 서비스 센터(People Service Centre)가 발표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저소득층 부모 5명 중 4명이 지난 한 달 동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자녀 학업 방해 등 코비드19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월 가구 소득이 15,000 홍콩달러 미만이었으며 90% 이상이 공공 임대 주택 또는 분할 아파트와 같은 거주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살고 있다. 응답자들은 코비드19 감염으로 가족들을 돌보지 못하고 더 나아가 자녀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것을 걱정했으며, 휴교로 인한 자녀의 학업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단체는 코비드19 5차 확산세가 저소득층들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켰다며 저소득층 아이들과 부모들에 대한 지원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 

 

뿐만 아니라 충동 자살도 늘었다. 이달 초 페니즈 베이에서 27시간 동안 총 4건의 자살 시도 사건이 발생했다. 3월 2일에는 코비드19 확진 이후 자택 격리를 하던 한 공무원이 몽콕 아파트 자택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오디세이(Odyssey) 심리 컨설팅 업체는 코비드19 감염보다는 당국의 정책과 불분명한 메시지가 시민들로 하여금 정신적 피로감, 공황, 불안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불확실한 전수 검사 시행 일정, 확진 어린이의 격리 가능성 등이 많은 시민들의 공황을 유발하고 있다. 오디세이는 “시민들은 물리적 안전성 보호를 대가로 인간의 기본 권리와 인간성을 잃어버린 것 같다. 정부의 방역 조치가 근본적 두려움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대학교의 톰 베리(Tom Barry)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주는 정부의 공공 보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악화시킨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우리가 향하는 방향에 대한 명확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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