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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홍콩 기부 문화, 플래그데이(Flag Day)
  • 위클리홍콩
  • 등록 2023-04-28 10:17:42
  • 수정 2023-05-05 23: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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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에서 실천하는 작은 나눔의 행복


요즘은 디지털 결제가 보편화 되어 있어, 현금을 쓸 일이 많지는 않지만, 외출할 때는 꼭 동전을 챙기는 편이다. 주머니가 무겁게 동전을 굳이 챙기려는 이유는 혹여나 길에서 모금 주머니를 들고 다니는 자원봉사자를 만났을 때 기부하기 위해서다. 


지하철역 입구, 아파트 단지, 시내 중심가 등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곳에 모금 주머니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지나가는 생면부지의 행인에게 다가가 모금 주머니를 내미는데, 대부분 귀찮은 내색 없이 지갑을 연다. 자원봉사자들은 금액의 액수와 상관없이 모든 기부자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윗옷에 스티커를 붙여준다. 이 스티커는 이미 기부했다는 표시로 어딜 다니든 더 이상 기부하라고 다가오는 사람이 없다. 옷에 붙인 이 작은 스티커 한 장은 마치 학교에서 ‘참 잘했어요’ 스티커를 받은 것 같아 하루 종일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홍콩에서는 원칙적으로 길거리에서 모금 활동을 할 수 없지만, 정부가 지정한 플래그데이(Flag Day), 광둥어로 마이케이얏(賣旗日)에는 자선단체들이 합법적으로 모금을 할 수 있다. 플래그데이는 보통 토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로, 여름방학 기간인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는 수요일 오전에도 허용된다. 


광둥어 뜻을 살펴보면 ‘깃발을 판매하는 날’로 영어의 플래그데이에 ‘판다’는 단어가 추가된다. 도대체 길거리 모금 활동이 깃발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궁금해진다.


1930년대 말, 일본의 중국 침략으로 수많은 피난민이 홍콩으로 유입되었다. 이 피난민들을 수용하기 위해 포렁궉(保良局)이라는 자선단체가 종이꽃을 판매하여 거리 모금활동을 시작한 것이 그 시초다. 이후 종이꽃 제작 단가가 높아지면서 1950년대에 종이 깃발로 대체되었다. 당시 자원봉사자들이 철제 현금함을 몸에 매고 기부자에게 작은 붉은 깃발을 나눠준 것에서 오늘날 깃발을 뜻하는 마이케이얏(플래그데이)라는 이름이 유래됐다. 이후 경제성과 편리성에 따라 붉은 깃발은 붉은 닭 깃털이 달린 옷핀으로 바뀌어 기부자의 옷에 걸어줬고, 이것이 지금의 자선단체 로고가 그려진 스티커로 바뀌었다. 무거운 철제 현금함도 지금의 모금주머니 형태로 가볍고 보관이 용이한 형태로 바뀌었다.

  

종이꽃을 만드는 사람들(출처: 保良局) 

1960,70년대 철제 현금함을 들고 모금활동을 하는 학생들(출처: 保良局)

간혹 길을 걷다 보면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모금 활동을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홍콩에서는 대학 진학 시 플래그데이 활동이 내신에 가산점이 되기 때문에 학생들도 많이 참여한다. 


그뿐만 아니라 어린아이가 부모와 함께 모금 활동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는데, 13세 이하 어린이는 부모와 동행하여 모금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많은 홍콩의 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이유로 자녀들과 함께 플래그데이에 참여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기부라는 남을 돕는 즐거움과 미덕을 배우고, 낯선 행인에게 다가가 기부의 취지를 설명하고 기부 동참 요청을 하는 자신감을 높이는 훈련도 할 수 있다. 혹시 거절당하더라도 이에 상처받지 않거나 위축되지 않는 자존감 발달 훈련도 가능하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부모와 함께 모금 활동을 하는 어린이들을 보면 가능한 한 기부에 동참하려고 노력한다. 


개인적으로 혹은 자녀와 함께 플래그데이 활동에 참여해보고 싶다면, 구글에 ‘Flag day’ 키워드를 검색만 해도 예정된 활동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는 GovHK 홈페이지나 사회복지국(SWD) 홈페이지에서도 검색할 수 있다. 적십자회, WWF, SPCA, YMCA 등 크고 작은 자선 단체 또는 NGO 단체에서 자원봉사 신청을 받고 있으며, 각 활동의 취지,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여 지원할 수 있다. 자선단체는 활동 후 자원봉사 참가자에게 자원봉사 증명서나 굿즈를 선물로 주기도 한다. 자선단체는 모금된 기부금이 어떻게, 언제, 어떤 곳에 사용됐는지 투명하게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이런 소액 기부는 세금 공제가 되지 않지만, 많은 시민이 플래그데이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10명 중 7명(69.7%)이 지난 12개월 이내 최소 1번 이상 플래그데이 기부했으며, 매년 평균 2.3회 이상 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HKU 2016-17 Giving Hong Kong Report’ 발췌.) 기부는 꼭 큰 금액으로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금액이 크던 적던, 좋은 일에 쓰이길 바라는 마음은 똑같다. 우리는 외국인이지만 홍콩에 거주하면서 작은 사회적 책임을 생각할 때가 있다. 플래그데이 또한 우리의 자녀와 홍콩을 경험하고 실천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간혹 길을 걷다 보면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모금 활동을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홍콩에서는 대학 진학 시 플래그데이 활동이 내신에 가산점이 되기 때문에 학생들도 많이 참여한다. 


그뿐만 아니라 어린아이가 부모와 함께 모금 활동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는데, 13세 이하 어린이는 부모와 동행하여 모금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많은 홍콩의 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이유로 자녀들과 함께 플래그데이에 참여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기부라는 남을 돕는 즐거움과 미덕을 배우고, 낯선 행인에게 다가가 기부의 취지를 설명하고 기부 동참 요청을 하는 자신감을 높이는 훈련도 할 수 있다. 혹시 거절당하더라도 이에 상처받지 않거나 위축되지 않는 자존감 발달 훈련도 가능하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부모와 함께 모금 활동을 하는 어린이들을 보면 가능한 한 기부에 동참하려고 노력한다. 


개인적으로 혹은 자녀와 함께 플래그데이 활동에 참여해보고 싶다면, 구글에 ‘Flag day’ 키워드를 검색만 해도 예정된 활동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는 GovHK 홈페이지나 사회복지국(SWD) 홈페이지에서도 검색할 수 있다. 적십자회, WWF, SPCA, YMCA 등 크고 작은 자선 단체 또는 NGO 단체에서 자원봉사 신청을 받고 있으며, 각 활동의 취지,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여 지원할 수 있다. 자선단체는 활동 후 자원봉사 참가자에게 자원봉사 증명서나 굿즈를 선물로 주기도 한다. 자선단체는 모금된 기부금이 어떻게, 언제, 어떤 곳에 사용됐는지 투명하게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이런 소액 기부는 세금 공제가 되지 않지만, 많은 시민이 플래그데이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10명 중 7명(69.7%)이 지난 12개월 이내 최소 1번 이상 플래그데이 기부했으며, 매년 평균 2.3회 이상 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HKU 2016-17 Giving Hong Kong Report’ 발췌.) 기부는 꼭 큰 금액으로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금액이 크던 적던, 좋은 일에 쓰이길 바라는 마음은 똑같다. 우리는 외국인이지만 홍콩에 거주하면서 작은 사회적 책임을 생각할 때가 있다. 플래그데이 또한 우리의 자녀와 홍콩을 경험하고 실천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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