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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 나는 지금 터키로 간다 6 - 온천장 터키 테르말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6-11-16 13: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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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50호, 11월17일] 케르반사라이 테르말   이슬람교도인 터키 사람들에게 있어서 하맘은 사회적 모임이었고 종교적인 의식이었으며 피..
[제150호, 11월17일]

케르반사라이 테르말
  이슬람교도인 터키 사람들에게 있어서 하맘은 사회적 모임이었고 종교적인 의식이었으며 피로를 푸는 장소였다.  그래서 전통적인 이슬람 도시에는 수크(시장), 칸(여관)에 하맘이 반드시 갖추어져 있다.

  하맘은 대리석 벽돌로 웅장하게 지어졌고 내부에는 탈의실과 넓은 휴게실까지 갖추고 있다.  목욕탕은 엄격하게 남녀를 분리하고, 분리되지 않은 곳은 시간대를 달리해 남녀혼욕이 되는 경우를 막고 있다.  들어갈 때에도 타월로 가려 중요 부위가 보이지 않도록 한다.

  일반적인 대중탕인 하맘엔 탕이 없다.  탕이 갖춰져 있는 것은 온천장(테르말)이 대부분이다.  파묵깔레도 온천지역의 하나이며 터키 전역에 걸쳐 가장 유명한 지역은 부르사(Bursa)로 알려져 있다.

  내가 부르사를 찾은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터키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온천(테르말)을 찾아 여행에서 쌓인 피로를 말끔히 날려버리고자 먼먼 길을 달려 부르사까지 온 것이다.

  케르반사라이 테르말 호텔(Kervansaray Termal Hotel)은 부르사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도 한참을 들어가 숲 속 깊이에 넉넉하고 고풍스런 모습으로 들어앉아 있었다.

  발코니가 딸린 방은 황홀하도록 아름다웠다.  특급호텔인 이 호텔은 혼자 자기에 버거울 만큼 싱글룸도 널찍하고, 또 호텔답지 않게 고급스러운 가구까지 갖춰져 있으니 이 방에 한 번 들어와 보면 모든 일정을 다 접고 한 사나흘 푹 쉬었다 갔음 하는 생각이 든다.  

  짐을 푸는 둥 마는 둥 내려놓고 저녁을 먹으러 내려갔다.  터키의 모든 음식을 총 망라한 뷔페음식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차려져 있었다.  안내받은 내 테이블 건너편에는 연인으로 보이는 남자 둘이 다정히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듯 보였다.

  온천(테르말)은 호텔 2층 끝에 위치해 있었다.  페이셜하는 곳도 마사지 하는 곳도 있지만 그 가격들이 홍콩과 비슷해 일찌감치 포기하고 말았다.  이 호텔은 남성 테르말을 거쳐 여성 테르말로 가는데 윗통을 벗은 남성들이 둘러앉아 담배를 피우고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온 몸에 시커먼 털이 숭숭 난 아저씨들이 빙 둘러 앉아있기도 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으니 그 앞을 지나는 게 고역 중의 고역이다.  

  여성 테르말 입구에는 옷을 벗어 수영복이나 그곳에서 주는 옷을 갈아입는 곳이 있고, 휴게실이 있다. 이렇게 철저하게 남녀를 구분하고, 여성들끼리도 수영복을 입고 온천장을 즐기는 이런 곳을 두고 왜 '터키탕'이라는 말이 나왔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이곳이 바로 터키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테르말이구나.  온천물이 초당 5리터 정도가 쏟아져 나오고, 온천수에 칼슘, 마그네슘 등 광물질이 풍부하게 녹아있으며, 또 류마티즘과 간장 질환 그리고 담낭 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온천이...

더구나 이 테르말은 신진대사 조절과 부인과 질병 그리고 수술 후의 후유증 등에도 효험이 있다고 하여 세계에서 특히 돈 많은 유럽인들이 사시사철 찾는 곳이란다.

  탕에 들어가 몸을 담그니 정말이지 그렇게 그동안 쌓인 피로감에 눈이 스르르 감겼다.  2시간 가까이 테르말에 머물며 피로를 달랬다.  터키 제일의 온천과 산해진미의 식사, 그리고 호화로운 호텔방에 하루를 그렇게 보내고 부르사를 떠나오며 오늘은 왠지 혼자라는 생각에 더럭 외로움이 몰려든다.  아마도 난 이곳을 다시 찾아와야 갈 것 같다.  그때는 혼자가 아닌 가족과 꼭 함께하리라.

* 테르말의 사진을 못 올려 죄송.  이곳을 철저히 카메라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배에서 만난 터키 아가씨
  오늘은 이집트에서 성지순례를 마치고 터키로 입국하는 성당의 성지순례팀을 만나는 날이다.  부르사를 떠나 이스탄불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택시를 타고 시내로 나가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고속버스 터미널로 가고자 택시를 잡아탔으나 아저씨는 그 멀리 달려 바로 고속버스터미널로 나를 데려다 놨다.  택시요금에 다시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 아저씨도 어김없이 나한테 바가지를 씌운 것이다.  '할증'요금이다.  짜증이 확 몰려왔지만, 케르반사라이 테르말에서 안고 온 행복감이 사라질까 싶어 기꺼운 마음으로 달라는 대로 다 주니 마음이 후련하다.  내가 더 드리는 만큼 아저씨, 잘 드시고 꼭 잘 사셔야 합니다. 네!!

   이스탄불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내 아들 나이쯤 되어 보이는 꼬마 남자아이가 하도 귀여워 옆에 앉은 터키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누구 하나 영어를 할 줄 모르나 그 아이에게 보내는 웃음 하나로 마음이 오갔다.  이 아이에게도 대한항공 땅콩 한 봉지로 인심을 쓰니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이 버스도 해협을 건너기 위해 배로 통째로 옮겨 졌다. 그곳에서 그녀를 만났다.  버스 이동경로가 어찌되는지 알 수가 없어 멀쩡하게 잘생긴 젊은 저 남자라면 영어를 할 수 있겠거니 하여 말을 걸어보았지만 허탕이다.  예쁜 핑크 빛 스웨터를 입은, 웃는 모습이 달콤한 참으로 귀여운 아가씨가 있어 다가가 영어를 할 수 있는지 물었다.  조금 할 수 있단다.  이것저것 묻는 동안 이 친구는 담박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내 마음 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갓 입학한 풋내기 씨만(Cemine)은 이스탄불 대학에서 영재교육을 전공할거란다.  

   이 친구는 이스탄불에 도착해 곧바로 자기 집으로 가잔다.  자기 집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여행하면 여행경비도 절감될게 아니냐고.  물론 그렇긴 하지만, 난 오늘 우리 일행들을 만나야 한다고 얘길 해도 정말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다.  하는 수 없이 일정이 끝나는 마지막 날 밤에 너희 집을 방문하겠다고 약속을 한 뒤에야 그녀의 얼굴에서 예쁜 웃음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이제 열여덟 살인 그녀는 낼 모레가 40인 나와 친구를 하잖다.  내 정신연령으로 비추어 안될 것도 없지만, 날 몇 살로 보기에 이런 소릴 하나 싶어 물어봤다.  스물다섯 살 이란다.  크아.  내 생애 가장 완벽한 아부가 아닐 수 없다.  아이가 둘이라고 해도 믿질 않아 사진까지 보여주니 그제야 믿는데, 터키인들은 정말이지 동양인들의 나이 어림을 지나칠 정도로 못한다.  씨만과 나는 이스탄불 오토갈에 도착해, 사진 한 장을 찍은 후 나의 여행 마지막 날 ‘아크사라이’ 전철역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아쉬운 작별인사를 했다.

  그녀로 인해 남아있는 나의 터키 여행이 더욱 풍요로워 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일행을 맞으러
  나는 지금 오후 3시50분에 도착하기로 한 우리 일행을 만나러 간다.  가이드와 공항 스타벅스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이 대단한 스타벅스는 맥도널드 이후로 세계에 없는 곳이 없다.  터키를 여행하는 내내, TV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절묘하게 치솟다 꺾어지고, 끊어질 듯 끌어당기다 허허롭게 놓아버리는 중동지방 특유의 민속음악에 지칠 대로 지쳐 있던 내 귀가 스타벅스에서 들려오는 팝 음악을 듣자 마치 고향에라도 온 듯 안정을 되찾는다.  

  그곳에 우리의 가이드 아저씨 '김방수'씨가 앉아있었다.  가냘갸냘한 몸집에 눈이 선한, 생각 없이 던진 나의 한 마디에 얼굴이 발개지는 이 풋풋한 청년이 드센 아줌마군단 20여명을 이끌고 어찌 일주일간을 버틸까, 심히 염려가 된다.  가이드 없이 혼자 이스탄불과 차낙칼레, 트로이, 브루사를 돌아다녔다는 내 말에, 그리고 현지 통신업체에 들어가 심카드 하나 사서 전화를 개통시키고 마음껏 전화를 쓰고 있는 나를 보며 혀를 내두른다.  김방수씨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이집트 카이로에서 날아온 비행기가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다는 전광판 메시지가 눈에 들어온다.  자 일행을 맞으러  가자.


<글 : 로사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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