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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의 역사가 일궈낸 아름다운 황혼의 메달리스트 "홍콩한인탁구회 정선남”
  • 위클리홍콩
  • 등록 2023-10-21 22:46:10
  • 수정 2023-10-22 1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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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리스트 정선남 선수(왼쪽에서 첫번째) 재홍콩대한체육회(회장 신용훈) 홍콩대표선수단은 지난 104회 전국체전에, 참가 이래 최다종목(10개) 최고인원(107명)으로 재외동포 중 네 번째로 많은 선수가 참가했다. 탁구 여자 단식에서 은메달 1개, 검도단체전에서 동메달 1개, 태권도 부문에서 동메달 3개를 획득하는 경사가 있었다. 


정선수의 결승전을 응원하는 재홍콩대한체육회 신용훈회장(오른쪽에서 세번째), 박민제 단장(오른쪽에서 두번째)와 홍콩한인탁구회 회원들그 중에서도 한인탁구회(회장 조휘봉)소속 69세 최 연장 정선남 여자탁구 개인전의 은메달은 홍콩대표단이 체전에 탁구로 참가 후 처음 있는 순위라, 체전참가 재외동포 모두가 내 일처럼 축하했고 이 소식을 접한 홍콩 교민이라면 누구라도 박수를 보내며 축하를 전하고 있다. 


남녀 혼합 복식을 펼치고 있는 조휘봉 선수와 정선남 선수

 정선남 선수는 1954년 11월 29일 전라남도 광주 학동에서 1남 7녀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부모님이 아들을 낳기 위해 정선수 이름을 일부러 鄭瑄男으로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정선수 동생 일곱째는 남동생이다.


결승전에서 일본 선수와 경기중인 정선남 선수(왼쪽)

 그녀의 탁구는 열 네 살 광주여중 2학년 재학중에 일본 출장을 다녀온 아버지가 와사카 라켓을 사주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계기로 광주여중에 탁구부가 탄생하게 되고 정선수는 광주여중 첫 출전에서 이에리사 선수에게 패하면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첫 출전에 획득한 메달이라 지금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 오른다고 한다. 1975년 고등학교 졸업 후 (故)윤현채 전무이사의 권유로 전문대 대학부에서 2년 동안 탁구 종목으로 출전했다. 광주은행 실업팀으로 입사하여 광주은행 대표선수로 출전하게 된다. 


홍콩한인탁구회 회원들

 1991년 친구의 소개로 조금은 늦은 나이에 부군 김영주씨에게 시집오면서 홍콩생활을 시작하였고 슬하에 아들 홍근, 딸 아란을 두었다. 남편 사업을 돕느라, 아이들을 키우느라 탁구채를 잡지 못하다가 2008년 순복음교회가 완차이에 있던 시절 주위 지인들의 권유로 체전에 처음 참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0년에 탁사모(탁구를 사랑하는 모임)이 탄생했다.


정선남 선수의 은메달 수상 후 축하를 해주는 정연승 감독, 조휘봉 회장, 김아란 회원, 장효석 부회장)

 2010년, 2017년 체전 개인단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하였고 2017년과 2019년 혼합복식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체전을 그녀의 고향 전남에서 치른 부분도 정선수에게는 감회가 남달랐고 거기다 은메달까지 목에 걸고 보니 중학교 때 첫 출전에서 땄던 동메달과 마지막 선수로 출전한 고향의 경기에서 목에 건 은메달은 그녀의 인생에 크고 아름다운 알파와 오메가가 되었다.


정선남 선수의 아버지 (故)정국훈 승마교관

 정선수에게 탁구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었다.

 

“지푸라기를 모아 공을 만들어 차셨던 그 시절 아버지의 영향으로 형제들이 모두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어요. 큰언니가 농구, 둘째 배구, 셋째 요가, 넷째 테니스, 다섯째 발레, 일곱째 승마, 여덟째는 국립발레단 발레리나였어요. 아버지가 일본 출장길에 저를 위해 사 오신 탁구채를 잊을 수가 없어요. 제가 탁구를 하면 잘할 거라고 하셨어요. 탁구채와 공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칠 수 있잖아요!”


호주선수와 여자 단식 경기를 펼치고 있는 정선남 선수

 평상시 그녀의 눈은 자상한 한국어머니의 눈빛이지만 탁구를 칠 때의 그녀의 눈은 작은 탁구공을 노려보는 그야말로 매서운 매의 눈이다. 그녀의 손때 묻는 탁구채가 눈에 들어온다.


현정화 감독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홍콩한인탁구회 회원들 왜 운동을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까지 하느냐고 물었다. 

 

“운동을 하면 그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돼요. 공통 대화가 생기고요. 나이가 들면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고집도 생기고 짜증도 나요. 그리고 몸에서 노인 냄새도 나지요.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나면 이 모든 안 좋은 것들이 다 사라져요! 그리고 무엇보다 운동을 계속하면 내가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제가 체전에 빠지지 않고 나가는 이유도 그거예요!” 

 

어릴 적 친구를 우연히 만난 정선남 선수(오른쪽)

그렇다! 이번에도 정선수는 경기에 입장하다 어릴 적 친구와 해후했다. 그리고 그녀가 고향 체전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릴 적 친구들이 응원을 와  일흔이 다 되는 나이까지 선전하는 옛 친구를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정선남 선수의 최고의 응원자  딸 김아란 (왼쪽)

그녀의 체전 행에 빠질 수 없는 또 한 부분이 딸 ‘아란’이다. 열심히 엄마를 코치하다가 막상 시합 때는 딴청을 피운다. 도저히 가슴이 떨려 엄마를 지켜볼 수 없는 애틋한 딸의 심정이다. 은메달을 딴 그날 오후 딸 ‘아란’은 숙소에서 잠에 빠져 저녁도 먹지 않았다. 극도의 긴장이 풀린 탓이리라. 엄마는 은메달이고 딸은 금메달이라며 정연승 감독과 장효석 부회장이 입이 마르게 칭찬했다.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정선남 선수

정선수의 이번 은메달의 쾌거는 비단 그녀가 이번 체전에 그냥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굴하지 않고 심지가 굳은 그녀의 성격은 목장을 운영하면서 승마교관이었던 아버지 정국훈, 거슬러 올라가 독립운동가인 조부 정효룡씨의 그 성격을 닮음이며 정선수가 흥이 많음은 천재 혁명 음악가로 알려진 작은 할아버지 정율성의 피를 이어받은 것이다. 그녀의 선대들이 이 시대에 접어들어 그 업적이 알려지는 것처럼 정선수의 포기하지 않는 노력의 결실이 오늘의 영광과 함께 한 것이다.

 

은메달 획득으로 자랑스럽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정선남 선수

정선남 선수는 홍콩 현직에서 아직도 일을 하고 있다. 그녀가 내뿜는 에너지의 원천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다름 아닌 ‘탁구’이며 운동이다. 혹시 길을 걷다가 정선수를 알아본다면 그녀는 당신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100세 시대예요 ~ 같이 운동하세요! ~”


홍콩한인탁구회 회원들과 필자

정선수의 참가소식을 듣고 달려온 중학교 1학년 시절 같이 탁구를 했던 친구들(뒷줄 오른쪽 첫번째, 두번째)

8강여자단식에서 정선수와 겨룬 호주 여자 선수(오른쪽 첫번째, 김택수 감독의 딸)

은메달 획득을 축하해주러 모인 어릴 적 고향친구들과 함께

남녀 복식 경기를 겨룬 스페인 선수들과 함께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경기를 치른 일본대표 선수(빨강상의)화 함께

남녀 혼합복식을 치루는 조휘봉 선수(홍콩한인 탁구회 회장)와 정선남 선수

오늘의 정선남 선수를 있게 한 역사를 보고 싶다면,

https://naver.me/FOMh0Azd

https://www.gjdream.com/news/articleView.html?idxno=611828

http://www.hsmaeil.co.kr/449134

 

정선남 선수와 같이 탁구를 하고 싶다면,

 

* 회장 : 조휘봉(93830153) 

* 부회장 : 장효석(60519421)

* 총무 : 황제무(65931230) 로 연락하면 된다.

 

<글.사진 위클리홍콩 Haidy K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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