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국가보안법 시행 후 이민 붐이 인 가운데 현지 100여개 학교가 교실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중국 본토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교육 박람회를 처음으로 개최한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의 주요 4개 학교 단체는 다음 달 15∼17일 홍콩 현지에서 교육 박람회를 개최한다. 해당 4개 학교 단체는 홍콩의 정부 보조금 지급 학교와 준사립 학교 거의 모두를 아우르는 조직이다. 이들이 학교별 다양한 교육과정을 소개하는 교육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은 처음이며, 해당 박람회는 주로 중국 본토 학생을 겨냥한 것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100개 이상의 초중고교가 박람회 참가를 확정했고 주최 측이 계속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통적으로 홍콩 학교들은 현지 학교와 국제학교를 불문하고 모두 입학 경쟁이 치열했다. 인접한 중국 선전에서 홍콩으로 통학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국제금융허브답게 외국인 학생들이 많아 특히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입학 경쟁률이 매우 높았다. 많은 학생이 원하는 학교에 가기 위해 오랫동안 대기하거나 결국 입학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나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따른 사회적 혼란과 2020년부터 3년간 이어진 국경 봉쇄 등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내·외국인을 막론한 '엑소더스'가 벌어지면서 각급 학교의 학생 수가 급감했다.
2021~2022학년도에만 3만명 이상의 학생이 홍콩을 떠났고, 부촌 지역 학교일수록 학생 수 감소가 심했다. 이에 들어가기 어려운 것으로 유명했던 홍콩 국제학교 중 일부는 외국인 학생 정원 미달 사태를 빚기도 했고, 현지 학교들도 학생 수 감소로 폐교하거나 다른 학교와 통합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교육 박람회를 주최한 4개 단체 중 '홍콩 직접 보조금 계획 학교 위원회'의 디온 천 회장은 SCMP에 "국경이 다시 열리고 정부가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을 실시하면서 많은 학생이 홍콩 학교에 지원하기 위해 오고 있다"며 "주로 웨강아오 대만구를 중심으로 중국 본토에서 오는 학생들이다"라고 말했다.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은 홍콩 정부가 지난해 10월 "2년간 노동인구 14만명이 줄었다"고 밝힌 후 12월 28일 개시한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이다. 세계 100대 대학 졸업자로 3년간 직장 경험이 있는 사람, 지난 1년간 연봉이 250만홍콩달러(약 4억2천만원) 이상인 사람에게 2년짜리 취업 비자를 내주는 내용이다.
에릭 찬 홍콩 정무부총리는 지난달 28일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에 지금까지 약 16만명이 지원했고 그중 약 10만명에 대한 비자 승인이 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정부가 세운 인재 유치 목표를 초과한 것으로 홍콩이 전문직들에 매력적인 곳임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또 "신청자의 약 3분의 2가 중국 본토인이고 나머지는 외국 출신"이라며 "우리는 이 상황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SCMP는 "홍콩 학교들은 학생 수 감소와 출산율 감소 속에서 중국 본토에서 이주하는 학생들을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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