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AI가 다 해주는 시대, 우리아이 '생각하는 힘' 은 어떻게 키워주고 계신가요?
요즘 아이들, 검색 한 번이면 정답이 바로 나오고, 챗GPT에게 부탁하면 숙제도 순식간에 끝나는 세상이 되었죠.그러다 보니 '이게 왜 정답이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탐구하는 경험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걱정이 듭니다.모든 정보와 답이 손쉽게 주어질 때, 정말 중요한 것은 '질문하는 힘' 과 '깊게 생각하는 ...

지난 28일, KIS 학생 기자단은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주홍콩한국문화원을 방문했다. 한국 문화가 홍콩 시민들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그리고 국제 도시 홍콩에서 공부하는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인지 원장님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 K-팝을 넘어선 새로운 가능성의 발굴
Q. 문화원이 단순히 전시만 하는 곳은 아닐 텐데,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에 주력하시나요?
“문화원은 한글, 한식, 전시, 도서, 한복 체험, 공연 등 한국 문화의 모든 영역을 홍콩 시민들과 공유하는 교류의 장입니다. 단순히 한국을 알리는 것을 넘어, 양국 시민들이 정서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핵심 역할입니다.”
Q. 프로그램을 기획하실 때 특별히 고려하시는 선정 기준이 있을까요?
“이미 세계적으로 성공한 K-팝 같은 분야는 저희가 돕지 않아도 잘 운영됩니다. 그래서 문화원은 그 이면의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데 집중합니다. 예를 들어 K-팝 댄스를 사랑하는 홍콩 친구들이 단순히 영상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무대 위 주인공이 되어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방식입니다. 시민들이 관객을 넘어 주인공이 될 때 문화의 힘은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 홍콩만의 특별함: ‘한국 광장’과 ‘창작 뮤지컬’
Q. 전 세계에 많은 문화원이 있는데, 홍콩문화원만이 가진 강점은 무엇인가요?
“홍콩 시민들은 문화적 수준과 수용도가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매년 4~5회씩 한국 창작 뮤지컬을 초청해 공연합니다. 작년 ‘Let me fly’는 전석 매진을 기록할 만큼 뜨거웠죠. 또한 ‘한국 광장’이라는 대규모 행사가 대표적입니다. 한국의 전통 놀이와 기업들을 한자리에 소개하는 이 축제에는 이틀 동안 무려 9천 명이 방문했습니다. 이는 다른 나라 문화원에서는 보기 힘든 홍콩만의 독보적인 프로그램입니다.”
Q. 원장님께서 개인적으로 홍콩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한국의 맛이 있다면요?
“제가 처음 홍콩에 왔을 때만 해도 한식당이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감자탕, 칼국수, 횟집 등 전문적인 메뉴가 늘어났고 어디든 줄을 서야 할 정도죠. 저는 그중에서도 ‘국밥’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뜨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방식과 깍두기나 김치를 곁들여 먹는 한국만의 식사 문화가 홍콩 사람들에게는 신선하고 따뜻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 미래를 꿈꾸는 KIS 학생들에게: "문화적 겸손함과 상상력"
Q. 원장님의 학생 시절, 지금의 길에 밑거름이 된 경험이 있으신가요?
“사실 학생 때부터 문화원장을 꿈꿨던 건 아닙니다. 하지만 당시 즐겼던 음악, 영화, 드라마 같은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이 저의 시야를 넓혀주었습니다. 그때 스며든 감각들이 결국 평생의 자산이 되어 지금의 일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죠. 여러분, 공부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무엇이든 흡수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며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시길 바랍니다.”
Q. 외교관이나 문화 기획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우리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상호 이해의 마인드입니다. ‘우리 것이 최고다’라는 태도보다는 ‘우리 문화에는 이런 매력이 있는데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묻는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물론 이를 뒷받침할 소통 능력도 필수적이고요.”
Q. 저희가 한국 문화를 더 깊게 이해하려면 어떤 활동이 도움이 될까요?
“KIS 학생들은 이미 한국 문화에 익숙하겠지만, 저는 특히 한국 문학 작품을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영상과 달리 글은 읽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거든요. 그 상상력이 곧 창의력의 원천이 됩니다. 지금처럼 친구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한국의 정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세요.”
■ 마무리하며: "특별한 곳에서의 특별한 경험"
Q. 마지막으로 홍콩에서 성장 중인 KIS 학생들에게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 과정을 운영하는 국제학교는 전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아주 특별한 곳에서 남다른 경험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타지 생활이 쉽지 않겠지만, 홍콩은 세계의 문화가 교차하는 곳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이 도시의 에너지를 배우고, 여러분이 사랑하는 한국 문화를 주변 친구들에게 전하는 ‘문화 대사’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문화원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자주 방문해 주세요!”
[취재 후기]
이번 인터뷰는 단순히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자리를 넘어, 학생으로서 우리가 어떤 자세로 세계와 소통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게 해준 시간이었다. 국밥이라는 소박한 음식부터 화려한 창작 뮤지컬과 대규모 행사까지, 한국 문화가 홍콩이라는 도시에서 활발히 꽃피우고 있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취재를 통해 우리는 한국과 홍콩을 잇는 '문화의 다리' 위에서 학생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앞으로 더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문화를 배우고 나누며, 세계를 무대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사진/글 KIS학생기자단(박주얼, 최민서, 김주하, 이라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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