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54호, 12월15일]
홍콩에는 커피가 두 종류가 있다고 봐야한다. 그 하나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보통 커피라..
[제154호, 12월15일]
홍콩에는 커피가 두 종류가 있다고 봐야한다. 그 하나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보통 커피라면 또 하나는 도저히 커피라고 말할 수 없는 홍콩 커피다.
이 두 가지는 각자 같은 세계에 살면서 서로 만날 일이 없는 듯하다. 먼저 홍콩에서 압도적인 다수파의 커피는 광동어로 "까페(fai)"로 불리는 것으로 결코 영어로 불릴 일이 없다.
이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은 차찬텡이 대표적이다. 즉 서민들의 일상생활에서 부담 없이 즐기는 이 커피는 절대 예쁜 커피 잔에 담겨지는 일이 없이 반드시 두껍고 살짝 깨진 하얗고 투박한 잔에 담겨져 나온다.
커피의 색은 밝은 베이지로 처음부터 부어진 많은 양의 밀크 때문이다. 그 증거로 맨 위에는 얇은 막이 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생우유가 아닌 농축우유를 사용한다는 말도 있다. 그리고 커피에게는 죄가 없지만 주문한 커피가 테이블에 도착해 있을 때쯤엔 잔 밑받침엔 커피가 흥건히 흘려져 있다. 설탕은 테이블에 놓여진 스테인리스 용기에서 커다란 스푼으로 넣으면 된다. 맛은 한국에서 불리는 커피와는 꽤 다르지만 나름대로 먹을 만하다.
또 하나의 커피는 영어로 불리는 경우가 많고 예전에는 호텔에만 마실 수 있었다. 이 커피의 색은 검고 밀크는 마시는 사람의 입맛에 따라 넣으면 된다. 한국이나 유럽, 미국 등지에서 온 사람들에게 있어서 커피로써 위화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이 커피이다. 홍콩에서는 소수파였지만 최근에는 스타벅스나, 퍼시픽 커피 등이 속속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이 두 가지의 커피를 볼 수 있는 장소와 마시는 사람들의 사는 곳이 서서히 애매해져 가는 것은 홍콩 경제가 발전해서 홍콩인의 생활이 표준화 되어 나타난 현상이라고 해야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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